20030405013123-050750cent50 Cent – Get Rich Or Die Tryin’ – Shady/Aftermath, 2003

 

 

Ladies & Gentlemen, Welcome To The 50 Cent Show

미국 힙합 씬에서 유명해진 뮤지션들을 보면 찾을 수 있는 공통된 특징은, 당연히 전제된 그들의 실력 외에도 하나같이 자신에게 찾아온 성공에의 기회를 잘 잡았다는 점이다. 뉴욕 퀸즈 출신의 래퍼 피프티 센트(50 Cent)에게 이 기회는 바로 에미넴(Eminem)이었다. 에미넴이 피프티 센트에게 백만 불을 주면서 자신의 섀디 레코드(Shady Records)와 계약시킨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일 것이다. 피프티 센트는 사연이 많다. 화제의 싱글 “How To Rob”을 내놓고 이에 언급된 뮤지션들로부터 집단 따돌림을 받으면서도 꿋꿋이 데뷔 앨범을 발매하려는 찰라, 총 맞고 칼 찔리고 하는 통에 애써 준비했던 [Power Of A Dollar]는 조용히 접혀버렸다. 병원과 감옥을 전전하던 피프티 센트는 작년 컴백을 알리는 인디 앨범 [Guess Who’s Back]을 내놓았는데, 이것이 에미넴의 눈에 띈 것이다. 현재 그의 정식 데뷔 앨범 [Get Rich Or Die Tryin’]은 대중들에게 가장 논의가 되고 있는 앨범이고 피프티 센트는 인기 정상을 달리는 중이다.

피프티 센트의 폭발적인 인기와 기록적인 앨범 판매량은 위에 밝힌 대로 에미넴과의 계약과 닥터 드레(Dr. Dre)의 프로듀싱이라는 “기회”의 요소가 많이 작용하였음은 사실이나, 여기에 피프피 센트 성공의 이유를 한정한다면 이는 그에게 매우 불공평한 일이다. 왜냐하면 피프티 센트는 자신의 실력만으로도 이미 대중들에게 인기 있는 래퍼가 갖추어야할 요건을 충분히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How To Rob”에서부터 볼 수 있는 재치 있는 작사 능력, 뛰어난 기교는 아니지만 귀에 착 달라붙는 라임, 쉽게 기억되는 노래형식의 코러스, 메이즈(Mase)와 제이 지(Jay-Z)를 합쳐놓은 듯한 독특하고 매력 있는 질질 끄는 발음과 목소리, 그리고 자주 변화를 주어 듣는 이를 심심하지 않게 하는 플로우가 피프티 센트의 인기 요인으로 작용하는 특징들이다. 여기에 닥터 드레의 프로듀싱이 더해졌으니 금상첨화 격이고, 피프티 센트의 거침없는 태도(과거에 칼에 찔리면서도 자 룰(Ja Rule)에 대한 디쓰(diss)를 계속한 것이나, 그의 험난한 경험들)는 거리의 인정(street credibility)을 얻는데도 부족함이 없다. 그의 크루 지 유닛(G-Unit)과 함께 직접 발매하여 팔기 시작했던 그의 믹스 테잎 시리즈(직접 만들어 거리에서 팔았다는 이유로 “official bootleg mix”라고 불리기도 했다)는 귀에 솔깃한 “G-G-G-G-G-Unit” 같은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다량발매 전략으로 시장을 피프티 센트와 지 유닛 음악으로 포화시켜 네임 밸류를 상승시키는 역할도 하였으니, 이런 모든 요소가 합쳐져 지금의 피프티 센트 신화를 낳은 것이다.

앨범을 들어보면 이런 인기가 거품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8 Mile] 사운드트랙에 실렸던 “Wanksta”는 피프티 센트의 스타일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싱글인데, 프로듀싱 면에서 비트는 좀 약했지만 거침없는 피프티 센트의 모습과 그의 익살스런 가사랄 잘 보여준다. 두 번째 버스(verse)를 시작하는 “Damn, homie, in highschool you was the man, homie” 같은 (별 내용 아닌) 가사는 티셔츠로도 제작될 만큼 인기를 끌었는데, 이와 같은 변화 있는 플로우가 다른 곡에서도 볼 수 있듯이 듣는 이를 심심하지 않게 하는 피프티 센트의 실력인 것이다. 또한 그의 “This rap shit is so easy. I’m getting what you get for a brick to talk greasy(랩은 너무 쉬워, 네가 마약을 팔아야 얻는 (돈을) 나는 그저 느끼하게 말하는 것으로 벌지)”같은 가사는 건방지게 보일 정도로 자신 있는 피프티 센트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런 자신감은 에미넴이 프로듀스한 “High All The Time”에서도 나타나는데, “If David could go against Goliath with a stone, I can go at Nas and Jigga, both for the throne(만약 데이빗이 돌맹이 하나로 골리앗을 상대할 수 있다면 나도 나스(nas)와 지가(Jigga)의 왕관을 빼앗기 위해 상대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어 재밌다. (또 다른 곡에서는 최고의 리리시스트(lyricist)로 자기 자신과 나스, 제이 지 세 명을 뽑고 있어 피프티 센트가 이들에 대한 존경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기도 한다.) 역시 에미넴이 프로듀스한 “Patiently Waiting”은 웅장한 비트와 함께 앨범에서 가장 듣기 좋은 곡 중 하나로서, 피프티 센트가 자신의 험난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배신한 자들에 대한 일침((“If I get shot today my phone will stop ringing again, these industry niggas ain’t friends, they know how to pretend: 만약 내가 오늘 총을 맞는다면 그들은 또 나에게 전화하지 않을 테지, 업계 사람들은 친구가 아니야, 그들은 시늉말 할 줄 알지”)을 날릴 뿐 아니라 에미넴이 참여한 부분에서는 왜 에미넴이 인기가 있는지 그 이유가 되는 래핑실력과 작사능력을 여실히 보여준다.

앨범의 최고 트랙은 닥터 드레가 프로듀스하고 첫 싱글 컷 되기도 한 “In Da Club”이다. 닥터 드레의 통통 뒤는 ‘시그네쳐(signature)’ 사운드가 긴장감 있으면서도 제목답게 신나는 느낌이고, 이에 피프티 센트의 익살스럽고 재치 있는 가사와 플로우는 빛을 발한다. 이 곡은 듣는 순간 빠져버릴 정도로 매력과 중독성이 있는 트랙이고, 제목에서 알 수 있든 클럽 분위기에서 큰 인기를 누릴 곡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역시 멋진 트랙은 닥터 드레가 프로듀스한 “Back Down”이다. 피프티 센트의 거침없는 태도를 보여주고 자 룰에 대한 디쓰를 담은 곡으로, 마치 군대의 행지곡 같이 비장한 분위기에(마지막 부분에 드럼 롤링(rolling)이 나오는 부분에서는 특히 감동!) 그의 적이 되어버린 자 룰에 대한 노골적인 디쓰가 곡 전체에 계속된다(“Jay put you on, X made you hot, now you run around like you some big shot: 제이 지가 너를 띄워줬고 DMX가 너를 인기있게 만들었는데, 이제 네가 마치 큰 인물인 것처럼 돌아다니네”). 믹스테잎 등에 실여있는 다른 곡에서는 자 룰과 머더 인코퍼레이티드(Murder Inc.)에 대한 이보다 훨씬 노골적인 디쓰가 담겨있기도 하다. 조금은 분위기가 다른 곡으로 “P.I.M.P.”와 “21 Questions”가 있는데, 전자는 귀에 쏙 들어오는 후렴구가 인상적이고 후자는 네이트 독(Nate Dogg)의 참여가 아주 어울리는 ‘썩 러브(thug love)’ 스타일의 트랙으로, 지금 자신이 인기가 있을 때에는 사랑하기 쉽겠지만 “내가 만약 랩을 안하고 버거킹에서 햄버거나 굽고 있다면 친구들에게 나와 사귄다고 말하기 창피하겠어?” 같은 질문들로 여자친구의 사랑을 확인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있다. 비트의 하이햇(high-hat) 소리를 총 장전하는 소리와 총 쏘는 소리로 대신한 “Heat”도 기발한 닥터 드레의 프로듀싱 아이디어이며 곡의 내용과도 일맥상통한다.

피프티 센트의 음반은 첫 느낌도 그랬고 반복하여 들어도 근래 보기 힘들게 왼성도가 높은 앨범이란 느낌을 준다. 특별히 실망스러운 점을 찾기 힘들 정도로 탄탄한 작품이라는 인상이다. 굳이 지적하자면, 정규 앨범의 발매 전 쏟아놓은 믹스 시디들에 이미 발표되었던 트랙들이 많아서 [Get Rich Or Die Tryin’]의 절반 정도의 트랙은 이미 새로운 맛이 없었다는 점. 또 “21 Questions” 정도를 제외하고는 가사의 전부가 하나같이 자신을 강한 갱스터로 부각시키면서, 돈과 폭력, 여자에 대한 찬양의 내용에 한정되어 있어 혹자는 피프티 센트의 앨범이 현재 힙합 씬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되고 새로울 것도 전혀 없다고 비판한다(사실 “What’s Up Gangsta”의 후렴구는 좀 그랬다). 그러나 모든 이가 ‘컨셔스(conscious) 래퍼’가 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피프티 센트를 비슷한 류의 다른 래퍼들과 비교해 보아도 별단 다를 것 없는 내용이라지만, 가사, 라임과 플로우에서 일단 듣기 좋은 월등한 실력을 보여주니 그에게서 탈리브 퀠리(Talib Kweli)를 기대하지 않는 한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앨범이다. 더구나 실제 그의 행보를 지켜보면 그가 가사에서 하는 말들이 허풍이라고 할 수도 없을 테고 말이다. 피프티 센트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그의 믹스 시디 시리즈를 내놓을 것이라고 하니, 그 왕성한 활동이 기대된다. 그는 “Patiently Waiting”이란 의미심장한 제목의 트랙에서 “I been patiently waiting for a track to explode on(난 참을성 있게 성공할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다)” 라고 말한다. 물론, 위에서 밝혔듯이 피프티 센트의 인기를 에미넴의 후광 때문만 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에미넴과 닥터 드레의 든든한 후원이 있어 그가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지 않았나 싶기는 하다. 20030316 | 김다슬 [email protected]

8/10

* 이 글은 필자의 동의 아래 ycc.co.kr에 실린 글을 약간 수정한 것입니다.

수록곡
1. Intro
2. What’s Up Gangsta
3. Patiently Waiting (feat. Eminem)
4. Many Men (Wish Death)
5. In Da Club
6. High All The Time
7. Heat
8. If I Can’t
9. Blood Hound (feat. Young Buck)
10. Back Down
11. P.I.M.P.
12. Like My Style (feat. Tony Yayo)
13. Poor Lil Rich
14. 21 Questions (feat. Nate Dogg)
15. Don’t Push Me (feat. Lloyd Banks & Eminem)
16. Gotta Make It To Heaven
17. Wanksta
18. U Not Like Me
19. Life’s On The 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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