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nie Tempah | Disc-Overy | Parlophone, 2010

 

베스트 셀러와 베스트 워크

UK 개러지(UK Garage) 혹은 투스텝 개러지(2-Step Garage)는 2000년대 초, 더 스트리츠(The Streets), 디지 래스컬(Dizzee Rascal), 와일리(Wiley)와 같은 뮤지션들에 의해 중흥기를 맞이한다. 이후 이러한 스타일은 그라임(Grime)으로 발전되고 명명된다. 어둡고 음침하며 차가운 느낌의 비트는 공격적인 가사와 함께 이 장르의 특징이 된다. 전성기였던 2000년대 중반을 지나 그 영향력이 주춤했던 그라임은, 2000년대 후반과 2010년 현재 엔-덥스(N-Dubz)와 칩멍크(Chipmunk), 틴치 스트라이더(Tinchy Stryder)등의 신진 그라임 뮤지션과 디지 래스컬의 [Tongue n’ Cheek](2009) 앨범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초기의 성격과는 다른 방식으로 그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그라임의 현재를 그대로 이어받고 있는, 씬의 주목받는 신인이 바로 타이니 템파(Tinie Tempah)이다. 데뷔 앨범 [Disc-Overy](2010)가 올해 10월 발매와 동시에 UK차트 1위에 랭크되었고 첫 주에 85,000장의 판매고를 올렸다는 점을 볼 때, 그 인기만큼은 확실해 보인다.

앨범은 전체적으로 댄스 음악에 기반을 둔 일렉트로-합(electro-hop)의 외형을 가지고 있다. 첫 번째 싱글인 “Pass Out”은 잘게 쪼개진 비트에서 구현되는 몽환적인 느낌의 곡으로, 그의 전형적인 스타일을 보여준다. “Frisky”는 그라임 비트 위에서 랩을 하는 드레이크(Drake)처럼 들리고, “Written in the Stars”에서는 랩록을 시도하고 있다. 스웨덴의 DJ 그룹인 스웨디쉬 하우스 마피아(Swedish House Mafia)와의 합작인 “Miami 2 Ibiza”는 그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완전한 클럽 튠이다. 이 밖에도 데스티니스 차일드(Destiny’s Child)의 켈리 로울랜드(Kelly Rowland), 칩멍크와 와일리 등 다른 그라임 뮤지션의 히트곡에 피처링으로 참여했던 에밀리 산데(Emeli Sandé), 싱어송라이터 엘리 고울딩(Ellie Goulding)과 같은 유명 뮤지션들의 참여에서 이 앨범의 대중지향적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Disc-Overy]는 검증된 음악적 인기 요소와 형식 들을 버무리고 잘 배합해 놓은 것일 뿐, 여기에선 그 어떤 종류의 음악적 모험도 보이지 않는다. 인기를 얻었던 몇 개의 싱글을 낸 뮤지션이 밟는 ‘싱글 몇 개 모였으니 이제는 앨범으로 내야지’ 같은, 그저 틀에 박힌 수순으로서의 앨범의 인상이 강하다. 그렇기에 한 작품으로서의 뚜렷하고 완성된 합치점들을 찾기 힘든, 산만한 구성의 앨범이 되었다. 안타깝게도 이 앨범은 베스트 셀러가 곧 베스트 워크는 아니라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 글 이재훈 [email protected]

ratings: 2/5

수록곡
1. Intro
2. Simply Unstoppable
3. Pass Out
4. Illusion
5. Just a Little (Feat. Range)
6. Snap
7. Written in the Stars (Feat. Eric Turner)
8. Frisky (Feat. Labrinth)
9. Miami 2 Ibiza (Swedish House Mafia vs. Tinie Tempah)
10. Obsession
11. Invincible (Feat. Kelly Rowland)
12. Wonderman (Feat. Ellie Goulding)
13. Let Go (Feat. Emeli Sandé)

관련 영상
“Pass Out”


관련사이트
타이니 템파(Tinie Tempah)의 홈페이지
http://tinietempah.com

팔로폰(Parlophone) 레코드 홈페이지
http://www.parlophone.co.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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