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1007124449-queensofthestoneage_weivQueens Of The Stone Age – Songs For The Deaf – Interscope, 2002

 

 

하드보일드/하이브리드 원더랜드

딱 1분이다. CD를 틀고 1분만 기다려라. 올해의 가장 화끈한 오프닝을 들을 수 있다. 퀸스 오브 더 스톤 에이지(Queens Of The Stone Age)의 세 번째 음반 [Songs For The Deaf]는 이 밴드가 확실히 물이 올랐다는 것을 만천하에 증명해낸다. “You Think I Ain’t Worth a Dollar, But I Feel Like a Millionaire”가 갖고 있는 광적인 에너지와 매끄러운 훅이 “난 물건이야!”라고 소리치며 귓구멍을 후벼놓는데 거부할 이유가 없다. 목뼈를 조심하시라.

외지에서 이들을 일컬을 때 사용하는 말은 ‘스토너 록(Stoner Rock)’이다. 음악 평론 관련 종사자들의 애증의 대상인 AMG에 따르자면 이것은 블랙 사바스(Black Sabbath) 풍의 리프를 그런지 록의 퍼즈 톤으로 뽑아내며, 사이키델릭과 프로그레시브, 하드 록의 자양분을 흡수했음에도 ‘약먹은’ 듯한 무드는 제거한 스타일을 가리킨다. 그래서 말 그대로 ‘스토너’, 하드보일드한 록이다. 때로 미친 듯 내달리는 곡들의 스피드는 헤비 메틀의 스포츠카 같은 질주감이라기보다는 하드코어 펑크의 난폭운전에 가까운, 겁에 질린 쾌락을 선사한다. 조쉬 홈(Josh Homme)의 기타는 전형적인 하드 록 리프를 착실히 따라 밟으면서도 그것을 이리 쪼개고 저리 튕김으로써 발군의 그루브를 주조해내며(“No One Knows”, “Song For The Dead”), 그러다가 앨리스 인 체인스(Alice In Chains)를 연상시키는 사이킥한 효과음을 쥐어 짜내 허공으로 날린다(이걸 “잃어버린 영혼들의 방(the chamber of lost souls)” 효과라고 부른다던가). 다만 사이키델릭이나 프로그레시브가 그 형태뿐만 아니라 ‘무드’ 또한 적지 않은 중요성을 차지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그것을 거세한 이 음반의 ‘대곡’들(“The Sky Is Falling”, “Song for the Deaf”)은 다소 지루하다. 3∼5분내의 평균적인 길이를 가진 곡들에서 이들의 방법론은 빛을 발한다.

데이브 그롤(Dave Grohl)과 마크 레너건(Mark Lanegan, 스크리밍 트리스(Screaming Trees)의 보컬)을 정식 멤버로 영입한 것에서 이들이 그런지에 대해 갖고 있는 애정을 짐작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데이브 그롤의 퍼석거리면서도 터질듯한 막강 드럼은 커트 코베인(Kurt Cobain) 이후 처음으로 임자를 만난 것 같다. “God Is on the Radio”같은 곳에서 나타나는 일렉트로니카적인 접근 방식은 양념 이상의 것이 아니지만 ‘시대의 조류’에 발맞췄다는 식으로 보아 넘기면 거슬릴 이유가 없다. 그래서? 하드 록/헤비 메틀의 최종진화 형태로도, 그런지의 21세기형 생존방식으로도, 하드코어 펑크의 살벌한 유령으로도 보인다는 것이 나름의 판단이다. 어느 쪽에 젊음의 영혼을 빼앗겼던 적이 있느냐에 달린 문제일 것이다.

사실 이 모든 것은 전작인 [Rated R](2000)을 통해 충분히 선보였던 것들이다. 다만 그것이 좀더 헤비하게 업그레이드된 형태로 나타났을 뿐이다. 고전(혹은 한물 간 유행)의 영역에서 음악적 아이디어를 주워오는 일은 오늘날의 밴드들에게는 선택이라기보다는 기본 사양에 가까우며, 그것을 제대로 조합해내는 것조차도 종종 잘해야 본전인 장사가 되곤 한다. 그래서 하이브리드니 장르 교배니 어쩌구 하며 길게 늘어놓는 것은, 실은 분량을 메꾸기 위한 방편이다. 정작 놀라운 것은 음반의 압도적인 에너지이다. 이런 음반 때문에 ‘록이 시시해졌다’고 생각하다가도 다시 기대를 갖게 되는 것인지 모른다. 그것이 얼마 지나지 않아 환멸로 바뀔 것임은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지금의 경이롭고 멋진 순간을 마다할 이유는 없다. 언제는 안 그랬던가. 20020927 | 최민우 [email protected]

8/10

수록곡(Limited Edition)
1. You Think I Ain’t Worth a Dollar, But I Feel Like a Millionaire
2. No One Knows
3. First It Giveth
4. Song for the Dead
5. The Sky Is Falling
6. Six Shooter
7. Hanging Tree
8. Go With the Flow
9. Gonna Leave You
10. Do It Again
11. God Is on the Radio
12. Another Love Song
13. Song for the Deaf
14. Mosquito Song

관련 사이트
Queens Of The Stone Age 공식 사이트
http://www.qots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