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월드컵 우승을 빙자한 브라질 음악 스페셜(3): 보싸 노바와 MPB의 후예들 그러나 1세들과는 다르게

‘대가의 2세’들의 시대?

20020913065538-0418patofu일본계 브라질인 모던 록 밴드 빠또 푸
삼바, 보싸 노바에 MPB(Musica Popular Brasileira)까지 언급했으면 브라질 음악은 ‘쫑’을 치는 게 보통입니다. 하지만 전번까지 소개한 음악들은 브라질 대중음악의 ‘고전물’이지 ‘현대물’은 아닙니다. ‘고전물’이 ‘올디스’나 ‘퇴물’은 아니라곤 해도 ‘요즘 브라질의 젊은이들이 좋아하는…’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만한 음악들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브라질의 음악적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디지털 시대’에 걸맞는 음반들 몇 개를 소개해 볼까 합니다. 우연인지 아닌지 주목되는 음반의 주인공들 가운데는 ‘2세’들이 많습니다. 모레누 벨로주(Moreno Veloso)는 까에따누 벨로주(Caetano Veloso)의 아들이고, 보싸꾸까노바(Bossacucanova)의 주인공인 마르씨우 메네스깔(Marcio Menescal)은 호베르뚜 메네스깔(Roberto Menescal)의 아들입니다. 고(故) 수바(Suba)라는 이름이 낯설다면 주앙 질베르뚜(Joao Gilberto)의 딸 베벨 질베르뚜(Bebel Gilberto)의 음반을 프로듀싱한 인물이라는 정보를 전해 드려야겠습니다. 어쨌든 저는 지금 이 음반도 ‘2세’라는 점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중입니다. 아깝게 이번에 빵꾸를 냈지만 이반 린스(Ivan Lins)의 아들 끌라우지우 린스(Cluadio Lins)도 활발하게 활동 중입니다.

이들은 ‘2세라는 프리미엄을 단지 출세를 위한 티켓으로 사용했다’는 혹평과는 거리가 있는 성과물을 남겼습니다. 이들을 엮는 느슨한 공통점이 있다면 대체로 브라질 음악의 풍성한 ‘전통’을 디지털 시대라는 21세기에 적절한 접근법으로 잘 가공해 내었다는 점일 것입니다. 이들을 통해 원시와 현대가, 전통과 첨단이 공존한다는 브라질 음악에 대한 우리의 통념을 ‘업데이트’해 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그리고 또…

물론 최근 나오는 괜찮은 음악들의 주인공 모두가 ‘대가의 2세’인 것은 아니겠죠. 예를 들어 빠또 푸(Pato Fu)의 경우는 일본계 브라질인이 주축이 된 밴드이고, 그러다 보니 이들의 음악은 ‘브라질의 빛나는 음악적 전통’과는 큰 관계가 없고 국제적 모던 록에 가깝습니다. 뭐랄까 피치카토 파이브가 사웅 빠울루에 한 5년 거주하면 이런 음악이 나올까요? 아무튼 브라질 음악에 대한 통념을 다시 한번 깨어 주면서 그와 동시에 브라질의 문화가 ‘멀티’하다는 것의 또하나의 사례가 될 만한 작품입니다. 이런 음악은 정말 피치카토 파이브를 ‘표절’했다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을 음악입니다. 일단 제목부터가…

Pato Fu – Made in Japan

그러고 보니 브라질의 현대적 대중음악에 대해서는 이미 부분적으로 다룬 적이 있습니다. [weiv]의 오랜 독자라면 ‘포르투갈어로 노래부르는 디바들’이라는 제목의 연재물을 기억하실 겁니다. 그때 마리자 몽찌(Marisa Monte), 베벨 질베르뚜(Bebel Gilberto), 다니엘라 메르꾸리(Daniela Mercury), 비르지니아 로드리게스(Virginia Rodrigues) 같은 여성 아티스트들을 소개한 일이 있습니다. 차제에 이들의 음악도 다시 한번 들어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불행히도 다니엘라 메르꾸리는 리뷰가 없어서 여기에 음원만 하나 올려봅니다. 제일 대중적이고 댄스지향적인 음악입니다.

Daniela Mercury – Musica De La Calle (Musica De Rua)

그러면 이것으로 마무리냐고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사실 이제까지 소개한 음악은 리우 데자이네루와 사웅 빠울루같은 대도시에 국한된 것입니다. 혹시 다른 지역 출신 아티스트라고 해도 여기서 소개한 음악은 브라질에서는 전국적 음악이 된 것들이고, 이는 저들이 지금은 리우 데자네이루와 상 빠울루같은 문화적 중심지에서 활동한다는 의미겠지요. 지금도 남아 있는 다른 지역의 음악을 탐사하려면 한도 끝도 없을 것입니다. 이건 적절한 기회를 잡아서 천천히 해야 할 것입니다.

단, 이런 건 있습니다. 리우 데자네이루나 상 빠울루에서 현재 만들어지고 있는 음악들 가운데서도 ‘흑인 음악’ 계통은 아직 다루지 못했습니다. 브라질이 다인종사회라고 한다면 이건 좀 불공평해 보입니다. 삼바나 MPB 가운데 흑인 아티스트가 있었지만 이들은 이미 슈퍼스타의 지위에 오른 인물들이니 정작 요즘 브라질의 게토(!)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다음에 마무리로 하고 싶은데 능력도, 시간도 부족해서 ‘조만간 하겠다’고 확답을 드리기는 힘들겠습니다. 단지 아직 우리의 브라질 여행은 끝나지 않았다는 점만 알려 드립니다. 20020914 | 신현준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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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사이트
브라질 음악 영어 사이트들
http://www.slipcue.com/music/brazil/brazillist.html
올 브라질리안 뮤직 사이트(영어)
http://www.allbrazilianmusic.com/
브라질의 대중음악 사이트(음원 제공)
http://www.sombras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