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월드컵 우승을 빙자한 브라질 음악 스페셜(2): 삼바, 보싸 노바, MPB의 명인들

삼바와 보싸 노바

20020904124305-carnaval‘브라질 스페셜’ 두 번째 시간입니다. 본래는 두 번으로 끝내려고 했는데 하다 보니 다뤄야 할 음반의 종 수가 많아지고 그러다 보니 네 번 정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에는 브라질 음악의 본류(本流)라고 할 만한 삼바, 보싸 노바 그리고 ‘엠뻬베(MPB)’의 대표적 음반들 몇 개를 추려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앞에서 삼바나 보싸 노바를 ‘본류’라고 표현한 것은 리우 데자이네이루(그리고 쌍 빠울루) 등 브라질 동남부이대도시를 배경으로 한 음악이기 때문입니다. 반면 브라질의 다른 지역들의 음악은 이들 ‘수도권(?)’의 음악과는 또 다르죠. 알래스카를 제외한 미국 본토보다 광대한 영토를 가진 나라라면 자연스러운일입니다. 지난 번에 언급한 뜨로삐까이아의 주역들인 까에따누 벨로주와 질베르뚜 질의 경우 역시 북동부의 바이아(Bahia) 지방 출신이지만 ‘상경’하여 활동 무대를 옮긴 것이죠.

즉, 삼바와 보싸 노바는 브라질의 국민음악이기 이전에 리우 데자이네이루의 ‘로컬’ 음악입니다. 리우 데자이네이루와 관련된 모든 것들을 느슨하게 칭하는 용어인 ‘까리우까(carioca)’라는 단어도 이 기회를 빌어 알아두죠. 물론 까리우까의 음악이라고 해도 삼바와 보싸 노바는 또 다릅니다. 하긴 삼바는 카니발, 뽀르뚜갈어 발음으로는 까르나바우(carnaval)에서 집단적 행진할 때 연주되는 게 제격이고, 보싸 노바는 우아한 공연장에서 소규모 편성으로 연주하는 게 제격입니다. 삼바가 집단적 흥분과 ‘광기’를 나타내는 뜨거운 음악이라면, 보싸 노바는 개인적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울트라 쿨(ultracool)’한 음악이라고나 할까요. 그렇다고는 해도 삼바와 보싸 노바의 음악적 뿌리가 따지고 보면 그렇게 다른 것은 아니라는 점도 느낄 수 있습니다. 제 경우는 [흑인 올훼]의 사운드트랙이 그렇더군요. 시기적으로도 삼바로부터 보싸 노바로의 이행을 나타내는 음악이라는 것이 정설이니 말입니다.

따라서 삼바의 시대가 지나간 다음 보싸 노바의 시대가 오는 식이 아니라 삼바와 보싸 노바는 지금까지도 브라질의 어디에나 존재합니다. 미국에 록과 힙합만 있는 것 같지만, 소도시의 허름한 클럽에서는 재즈와 블루스와 컨트리가 늘 있는 것과 비슷할 것입니다. ‘선수층’이 두터운 나라의 대중음악의 특징이겠죠. 그저 ‘유행’을 따라 대중음악의 지배적 장르가 확확 바뀌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이렇게 만만치 않은 전통과 규범을 확립한 음악이니만큼 삼바와 보싸 노바 각각에 하위장르들이 무수합니다. 게다가 미국의 재즈와 결합하여 국제적 변종들도 만들어 내었으니 ‘공부’가 필요한 일입니다. 그걸 여기서 할 수는 없겠죠. 이번에는 음반 리뷰들을 읽어보시면서 삼바와 보싸 노바의 명인들이 누구인지 정도나 익혀 두도록 하겠습니다.

MPB(Musica Populaire Brasileira)

하지만 시대별로 어느 정도 지배적인 흐름은 존재할 것입니다. 그래서 1960년대 말 이후의 브라질의 대중음악을 느슨하게 칭하는 용어는 MPB입니다. MPB는 Musica Populaire Brasileira의 약자입니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알고 “아하, MPB란 별 게 아니라 ‘브라질 대중음악’이라는 보통명사구나”라고 이해한다면 부정확합니다. 예를 들어 마르띠뉴 자 빌라(Martinho da Vila)는 ‘삼비스따’이지 ‘엠뻬베스따’가 아닙니다. 또한 세뿔뚜라는 ‘록 뮤지션’이지 ‘MPB 뮤지션’은 아닙니다. 즉, MPB는 특정한 시기와 특정한 정서를 바탕에 깔고 있는 용어입니다.

MPB는 ‘보싸 노바 이후의 브라질 대중음악의 본류’라고 말하면 틀리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시기적으로는 뜨로삐까이아와 그리 구분되지 않을 것입니다. 실제로 까에따누 벨로주와 질베르뚜 질의 음악도 MPB에 포함되므로 약간 혼동스러운 면이 있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뜨로삐까이아는 깊은 영향력을 미쳤지만 짧은 시기에 끝났다’는 사실을 알아두면 해결이 가능할 것입니다. 즉, 뜨로삐까이아를 포함하여 그 이후 뜨로삐까이아에 영향받아서 형성된 브라질의 ‘현대적’ 대중음악이라고 보면 될 것입니다. ‘MPB 란 MPB 세대(MPB generacion)의 음악’이라고 말하면 차라리 편리한 정의가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1960년대 말 -70년대에 ‘청년문화’를 향유했던 세대 말입니다.

하지만 MPB는 ‘이제는 나이든 세대의 향수를 달래는 음악’은 아닙니다. MPB는 삼바와 보싸 노바같은 ‘국민적’ 음악의 뿌리를 록, 팝, 소울, (영미) 포크 등 ‘국제적’ 음악을 고르게 흡수하여 발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물론 1980년대 이후 영미의 ‘국제적’ 음악이 몰려들면서 MPB의 정체성에도 혼란이 초래되고 있지만, 브라질은 아직도 ‘자국 대중음악’의 양적 비중이나 질적 수준이 높은 나라에 속합니다. 그 결과 MPB는 아직도 과거의 유물로 치부되지 않고 ‘계승 발전시켜야 할 현재진행형의 대상’입니다.

이번에는 삼바, 보싸 노바, MPB의 명인들의 작품을 감상해 보겠습니다. 삼바의 경우 ‘감상용’으로는 조금 적절치 못하다는 판단으로 그리 많은 양을 할애하지 못했고, 몇 개 중요한 음반들도 누락되었습니다. ‘첫 술에 배부르랴’는 심정으로 즐거운 여행을 즐기시기를 바랄 뿐입니다. 20020831 | 신현준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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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사이트
브라질 음악 영어 사이트들
http://www.slipcue.com/music/brazil/brazillist.html
올 브라질리안 뮤직 사이트(영어)
http://www.allbrazilianmusi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