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711052209-0414lacasaazulLa Casa Azul – El Sonido Efervescente – Elephant, 2000

 

 

바르쎌로나의 파란 집에 사는 명랑 소년 소녀들

대중음악에서 ‘미국풍’이나 ‘영국풍’이라는 용어는 지리적 개념을 넘어 문화적 개념이 되었다. 이제는 ‘일본풍’도 그런 길을 걷는 듯하다. 하지만 미국이든 영국이든 일본이든 ‘문화적 다양성을 자랑하는 선진국’이라서 이런 ‘XX풍’을 명확하게 정의하기는 생각처럼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페인의 밴드 까자 아줄(La Casa Azul)의 음악은 ‘일본풍’으로 들린다. 그렇지만 정확한 정의가 필요한데 일본 대중음악 가운데 ‘인디’에 속하는 스타일에 속한다. 불필요한 말이겠지만, S.E.S나 보아가 일본풍이라는 것과는 다른 의미다.

‘인디’라는 말조차 모호하다면 인디 가운데서 ‘예쁘장한’ 스타일에 속한다. 이런 말도 모호하면 (보너스 트랙을 제외한) 마지막 트랙의 제목인 “Cerca De Shibuya”을 발음 나는 대로 읽으면 ‘아하…’ 하게 될 것이다. 제목 그대로 시부야와 시부야 뮤지션들에 대한 이들의 ‘오마주’를 읽어낼 수 있는 음악이다. 이 곡은 이 앨범이 발매되기 이전인 1999년 11월 엘리펀트 레이블의 컴필레이션 음반에 수록되었고 그 전에도 이미 이들의 데모 테이프에 실리고 공연에서도 애창되었던 곡이라고 한다. 뿅뿅거리는 전자 효과음에 이어 등장하는 부박한 댄스 리듬과 고풍스러운 트럼펫 소리가 묘한 대조를 이루면서 방방 뜬 분위기를 자아낸다. 엘리펀트 레이블 사이트에서 소개한 것처럼 “펫 샵 보이스(Pet Shop Boys)와 아치스(The Archies)의 교차”라고 할 만하다. 앨범(실제로는 ‘미니 앨범’)에 수록된 다른 곡들 중에서는 “Chicle Cosmos”가 이런 일렉트로닉 팝 계열에 속한다.

이런 복고적이면서도 첨단적인 전략은 다른 곡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Hoy Me Has Dicho Hola Por Primera Vez”과 “Galletas”(이들의 두 번째 싱글이다)처럼 뼈대는 기타 팝이라고 부를 수 있는 곡에서도 한편으로는 프로그래밍된 전자음향이 여기저기 등장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앞의 곡에서는) 하모니카, (뒤의 곡에서는) 라운지 스타일의 오케스트라 소리가 각각 등장한다. 앨범을 죽 듣고 있으면 멜로트론, 무그, 쳄발로, 오르간(‘스즈끼 오르간’이라고 한다) 같은 건반악기, 거기에 실로폰, 비브라폰, 마림바 같은 (음정 있는) 퍼커션 등 다종다양한 악기들이 등장하고, 이들 오래된 악기의 복고적 음들은 세련되게 편곡되어 있음을 느끼기는 어렵지 않다. ‘완벽한 팝을 위해 악기들을 최대한으로 동원한다’는 프로듀싱 원칙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음악의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발랄하고 깜찍하고 ‘유아적’이라는 점은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음악 스타일과 가장 가까운 존재가 있다면 일본의 플리퍼스 기타(Flipper’s Guitar)일 것이다. 이미 해체되었지만 ‘코넬리우스의 전신’으로 전설적 지위를 가진 그 밴드다. 이제까지 언급한 사운드의 전반적 특징도 그렇지만 목에 힘을 주지 않은 목소리와 솜사탕처럼 간질간질한 코러스가 특히 그렇다. 스페인어로 노래불러도 스페인어 특유의 강렬한 느낌은 없다(플리퍼스 기타는 영어 가사로 노래불렀다). 이 정도면 이 음악이 어떤 정서, 어떤 취향을 나타내는가에 대한 암시로는 충분할 것이다. 그런데 스페인 땅에서 ‘J-pop’을 한다는 것이 이상한가. 아니다. 우리 주위에서 ‘저희는 브리티시 포크를 하는데요’, ‘이번 저희 음반은 브릿팝인데요’, ‘(아메리칸) 루츠 록이 저의 음악적 방향입니다’라고 말하는 ‘음악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20020707 | 신현준 [email protected]

7/10

수록곡
1. Intro
2. Hoy Me Has Dicho Hola Por Primera Vez
3. Galletas
4. Chicle Cosmos
5. Sin Canciones
6. Me Gustas
7. Cerca de shibuya
8. (bonus tr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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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사이트
Elephant 레이블 공식 사이트(스페인어 및 영어)
http://www.elefant.com
Elephant 레이블 사이트에서의 La Casa Azul 소개(영어)
http://www.elefant.com/05egrupos/casaazultop.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