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601101415-yandecodouYande Codou Sene & Youssou N’dour – Gainde: Voices drom the Heart of Africa – Network, 1995

 

 

세네갈산(産) 독일제(製) 에쓰닉 사운드

어쩌다가 유명한 백인 록 밴드가 흑인 합창단을 대동하고 공연을 하는 장면을 지켜보면 뚱땡이 흑인 아줌마들이 잘생긴 백인 록 보컬보다 훨씬 노래를 잘 하는 듯한 장면을 볼 수 있다. U모 밴드가 1988년에 발표한 앨범을 떠올렸지만 꼭 그 작품이 아니라도 이런 경우는 드물지 않다. 그렇다고 ‘흑인은 음악적으로 다른 인종들보다 우월하다’라는 교조적인 이데올로기를 내세울 필요는 없지만, ‘야, 저런 아줌마는 그저 동네 교회 합창단으로 썩기는 아깝다’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것이 미국(내지는 영미권)에서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님은 이 음반을 들어도 확인할 수 있다. 음반의 절반의 주인공은 세네갈 출신의 ‘월드 로커(world rocker)인 유쑤 은두르(Youssou N’dour)지만, 진짜 주인공은 얀데 꾸두 세네(Yande Codou Sene)라는 (당시) 63세의 할머니다. 그녀는 ‘세네갈의 대중음악에 심오한 영향을 미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하지만 스튜디오에 들어가서 레코딩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고 한다. 그러니 동네 교회 합창단 아줌마는 아니더라도 노래를 불러서 팔자 고칠 생각은 별로 해보지 않은 인물임이 분명하다.

앨범의 수록곡들은 얀데 꼬두 세네가 혼자 부르는 트랙, 유쑤 은두르가 혼자 부르는 트랙, 그리고 둘이 입을 맞추어 듀엣을 하는 트랙으로 나눌 수 있다. 첫 트랙 “Jarry Ye”를 포함하여 세네가 솔로로 부르는 트랙들은 ‘아 카펠라’로 혹은 퍼커션과 합창만의 반주 위에서 세네 특유의 성량 풍부한 알토(alto)의 목소리가 우렁차면서도 신실하다. 유쑤 은두르는 특유의 고음의 선명한 테너로 열정적인 보컬을 들려준다. 나아가 듀엣인 “Senegal Fa Yande Coudoe Sene”는 부드러운 키보드와 아름다운 기타로 현대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솔로인 “Sama Guent Guii”는 마치 “The House of the Rising Sun”나 “Stairway to Heaven”을 듣는 착각을 던질 정도로 몽환적 느낌도 던져준다.

무엇보다도 음반 전체의 순박하고 토속적인 분위기는 유쑤 은두르의 ‘히트 앨범’과 대조적으로 어쿠스틱하고 에쓰닉해서 아프리카의 뿌리를 찾아가는 듯한 환상을 전달해 준다. 특히 살아 움직이면서 말하는 듯한 퍼커션 소리가 참 좋다. 그러니까 무늬만 토속적이면서 번드르르한 프로듀싱으로 인공 조미료를 듬뿍 넣은 것도 아니고, ‘에쓰닉 사운드’라는 미명 하에 동네 아줌마·아저씨들 아무나 붙잡고 노래시켜서 그걸 녹음해 온 것도 아니다. 듣기 퍽 괜찮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누가 이런 레코딩을 제작했는가 훑어봤더니 네트워크(Network) 레이블이라는 이름을 발견할 수 있다. ‘아프리카산 월드 뮤직의 본산은 파리’라는 것이 정설이지만 네트워크 레이블은 독일에 소재하고 있다. 이들의 야망은 “세계의 음악이 우리를 데리고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가는 것”이자 “오버더빙이나 여타 분장의 효과(cosmetic effects)를 회피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럴 듯한 말이다. 이 앨범은 네트워크 레이블에서 제작한 서른개가 넘는 카탈로그 중 29번째 차례이니 다른 것도 슬슬 알아봐야겠다. 20020530 | 신현준 [email protected]

9/10

P.S. 유쑤 은두르가 국제화시킨 세네갈의 대중음악은 음발라흐(mbalax: 발음은 부정확 -_-)라고 부른다. 자세한 내용은 관련 글을 참고하라.

수록곡
1. Jaary Ye
2. Gainde
3. Leopold Koor Joor
4. Sama Guent Guii
5. Lees Waxul
6. Riti Fa Tama
7. Siare Naala Ndigal Faal
8. Moon
9. Samba
10. Ten Yooro Waal Adaam Faniing Feno Juufeen
11. Saawa Ji Moot Na Waay
12. Senegal Fa Yande Codou Sene
13. Djamil

관련 글
월드 뮤직 다시 생각하기 – vol.2/no.23 [20001201]
Afro-beat Never Stands Still (3) – 다시 아프리카로 – vol.2/no.8 [20000416]

관련 사이트
[African Music Review]에서의 음반 리뷰(영어)
http://www.rootsworld.com/rw/feature/africa3.html#coudousene
(호미 언니가 쓴) 유쑤 은두르에 관한 간략한 바이오그래피(한글)
http://members.tripod.com/Hyunjoon_Shin/popicons/P020101BN.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