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531060638-Neil20Young20-20Rust20Never20SleepsNeil Young & Crazy Horse – Rust Never Sleeps – Reprise, 1979

 

 

어쿠스틱과 일렉트릭의 팽팽하고 특출한 조화

닐 영(Neil Young)의 [Rust Never Sleeps](1979)는 1978년 가을에 있었던 동명의 투어를 담은 라이브 앨범이지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그런 ‘종합 선물세트’가 아니다. MC5의 [Kick Out The Jams](1969)처럼, [Rust Never Sleeps]는 수록곡 전부가 예전에 발표된 적이 없는 ‘새 노래’들이다. 즉 이 음반은 ‘정규 앨범’의 카테고리에 들어가는 것이다.

[Rust Never Sleeps]의 돋보이는 특징은 무엇보다도 음반의 구성. 즉 전반부는 어쿠스틱, 후반부는 일렉트릭 넘버들로 이루어져 있다. LP와 카세트 기준으로는 A면, 즉 “My My, Hey Hey(Out Of The Blue)”부터 “Sail Away”까지는 니콜렛 라슨(Nicolette Larson, 보컬), 조 오스본(Joe Osborne, 베이스), 칼 힘멜(Carl Himmel, 드럼)과 같이 한 ‘언플러그드’이고, 나머지는 크레이지 호스(Crazy Horse)와 함께 벌인 닐 영 식 하드 록의 일대 향연이다(그렇기에, 이 음반의 주인공을 ‘닐 영 & 크레이지 호스’라고만 알고 있다면, 섭섭해할 사람들이 반드시 있을 것이다). 어쿠스틱/일렉트릭이라는 면은 각각 온화한 분위기로 시작하여 점진적으로 고조되는 흐름으로 전개된다. 즉 산뜻하게 “My My, Hey Hey(Out Of The Blue)”로 출발하는 어쿠스틱 공연은 “Pocahontas”에서 정점을 이루며, “Powderfinger”로 개시된 일렉트릭 사운드의 한마당은 거칠고 난폭한 “Sedan Delivery”에서 최고조에 이른다.

들어보면 알겠지만, 이 음반에서 닐 영의 컨디션은 최상이다. 그럴 만도 했다. [Rust Never Sleeps]를 만들 당시 닐 영은 오랜 침체기에서 완전히 벗어난 상태였다. 모처럼 크레이지 호스와 활동을 재개하였고, 투어 직전에 내놓은 [Comes A Time](1978)은 비평과 판매 양쪽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신선한 아이디어도 넘쳐났다. “Rust Never Sleeps” 투어는 닐 영의 음악 역정 사상 시각 효과가 가장 뛰어난 공연으로 손꼽힌다. 진행을 돕는 로디들은 모두 영화 [스타워즈(Starwars)]에 나오는 사막 종족 자와(Jawa) 분장을 하고 어슬렁거렸으며, 무대 전면에는 거대한 앰프 두 대와 마이크가 놓여 있었다(이 무대 장치는 1991년 “Don’t Spook The Horse” 투어에서 다시 등장한다).

그런데 [Rust Never Sleeps]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이 음반의 컨셉이 펑크에 대한 닐 영의 응답이라는 점이다. 사운드와 무대 시각 효과 모두, 당시 영국을 뒤숭숭하게 만들던 펑크 무브먼트로부터 닐 영이 받은 강한 인상을 토대로 구성되었다. 자료에 따르면, 닐 영은 1976년에 가진 유럽 투어에서 펑크 록을 처음 ‘발견’했다고 한다. 거대한 앰프와 마이크 장치는, 말하자면 날로 번창하여 기업화되고만 록 음악의 환경 아래 쪼그라들어가는 뮤지션의 행색을 풍자한 것이다. 굳이 스튜디오 녹음이 아닌, 라이브 트랙 만으로 정규 음반을 만든 것은, ‘가공’된 것이 아닌 ‘날 것’의 질감을 록의 본질로 파악한 닐 영의 ‘펑크 사상’의 효과적인 발현으로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음반의 처음과 끝을 열고 닫는 “My My, Hey Hey (Out Of The Blue)”와 “Hey Hey, My My(Into The Black)”(이 두 노래는 똑 같은 멜로디와 거의 비슷한 가사(차이는 약간 있다)로, 어쿠스틱 버전이냐 일렉트릭 버전이냐의 구분만 존재한다)는 다름 아닌 섹스 피스톨즈(The Sex Pistols)의 조니 로튼(Johnny Rotten)을 기리는 노래다. 하지만 이 노래(들)는 오늘날, 노랫말 일부(“It’s better to burn out / Than to fade away”)가 커트 코베인(Kurt Cobain)이 남긴 유서에 인용된 것으로 훨씬 더 유명하다. 커트 코베인 또한 펑크로부터 절대적인 영향을 받은 인물임을 볼 때(너바나(Nirvana)의 [Nevermind](1991)가 섹스 피스톨즈의 [Never Mind The Bollocks Here’s The Sex Pistols](1977)에서 타이틀을 따왔다는 건 이젠 상식이 되었다), 닐 영을 꼭지점으로 둔 조니 로튼과 커트 코베인을 사이에 연결된 ‘고리’는 매우 흥미로우며 시사하는 바 큰 광경이 아닐 수 없다. [Rust Never Sleeps]는 이처럼, ‘닐 영 식 펑크’가 당대와 후대의 록 음악에 얼마나 심대한 영향력을 주고 받았으며, 또한 1990년대에 접어들어 그가 ‘그런지의 대부’라는 칭호를 얻게되는 것이 결코 우연이거나 공치사가 아닌, 깊은 ‘역사’를 지닌 결과라는 걸 명백히 보여주는 증거라 할 수 있겠다. 20020531 | 오공훈 [email protected]

9/10

* 여담 1: 음반/투어 타이틀인 “Rust Never Sleeps”는 뉴 웨이브의 괴물 밴드 데보(Devo)의 마크 마더스보우(Mark Mothersbaugh)와 제리 카잘(Jerry Casale)이 만들어낸 문장이다. 닐 영은 당시 데보와 깊은 교류 관계에 있었다. 그는 당시 절친한 친구였던 배우 딘 스톡웰(Dean Stockwell, [파리, 텍사스(Paris Texas)], [블루 벨벳(Blue Velvet)] 등에 출연)을 통해 데보를 알게 되었다. 데보의 비범한 개성에 매료된 닐 영은 이들을 자신의 매니저 엘리엇 로버츠(Elliot Roberts)에게 소개했다. 마크 마더스보우와 제리 카잘은 닐 영의 호의에 커다란 감명을 받았는데, 주된 이유는 닐 영의 걸작 중 하나인 “Ohio(크로스비, 스틸스, 내쉬 & 영(Crosby, Stills, Nash & Young) 시절에 발표)” 때문이었다. 이 노래는 오하이오 주 켄트 주립대 사건을 소재로 하였는데, 이들은 당시 학생 네 명의 목숨을 앗아간 시위 현장에 있었던 것이다. “Rust Never Sleeps”는 이들이 데보의 첫 싱글에 들어가는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로 녹 제거 용품 회사에 제출하려던 광고 카피다. 닐 영은 그 문장이 매우 마음에 들어 음반/투어 타이들로 가져다 썼다.

* 여담 2: 수록곡 중 “Powderfinger”는 원래 “Southern Man”으로 사이가 안 좋아진 레너드 스키너드(Lynyrd Skynyrd)의 로니 반 젠트(Ronnie Van Zant)에게 보내려던 곡인데, 비행기 사고로 그가 사망하고 밴드도 와해되는 바람에 결국 닐 영 자신의 노래와 연주로 남게 되었다.

* 여담 3: 이 음반이 나오고 다섯 달 뒤 발매된 [Live Rust](1979)는 마찬가지로 “Rust Never Sleeps” 투어 때 라이브를 담은 음반이다. 그러나 [Rust Never Sleeps]와는 달리, [Live Rust]에는 기존의 주요 곡들이 대거 수록되어 있다([Rust Never Sleeps]에 들어간 ‘오리지널 곡’ 몇 개도 다르게 연주된 버전으로 포함되어 있다). ‘정규 앨범’의 성격이 강해 공연 실황 음반의 분위기가 상당 부분 거세된 [Rust Never Sleeps]와는 달리, [Live Rust]는 제목 그대로 라이브 앨범 고유의 의의와 역할에 충실하다. [Live Rust]는 닐 영 자신이 직접 감독한(버나드 셰이키(Bernard Shakey)라는 가명을 썼다) 콘서트 무비 [Rust Never Sleeps]의 사운드트랙 음반이기도 하다.

수록곡
1. My My, Hey Hey (Out Of The Blue)
2. Thrasher
3. Ride My Llama
4. Pocahontas
5. Sail Away
6. Powderfinger
7. Welfare Mothers
8. Sedan Delivery
9. Hey Hey, My My(Into The Black)

관련 글
소설(小說)로 보는 Rough Guide To Neil Young – vol.4/no.11 [20020601]
Neil Young [Are You Passionate?] – vol.4/no.11 [20020601]
Neil Young [Neil Young] – vol.4/no.11 [20020601]
Neil Young With Crazy Horse [Everybody Knows This Is Nowhere] – vol.4/no.11 [20020601]
Neil Young [After The Gold Rush] – vol.4/no.11 [20020601]
Neil Young [Harvest] – vol.4/no.11 [20020601]
Neil Young [On The Beach] – vol.4/no.11 [20020601]
Neil Young & Crazy Horse [Tonight’s The Night] – vol.4/no.11 [20020601]
Neil Young & Crazy Horse [Zuma] – vol.4/no.11 [20020601]
Neil Young & Crazy Horse [Comes A Time] – vol.4/no.11 [20020601]
Neil Young & Crazy Horse [Rust Never Sleeps] – vol.4/no.11 [20020601]
Neil Young & Crazy Horse [Lucky Thirteen] – vol.4/no.17 [20020901]
Neil Young & The Bluenotes [This Note’s For You] – vol.4/no.17 [20020901]
Neil Young [Freedom] – vol.4/no.12 [20020616] Neil Young & Crazy Horse [Ragged Glory] – vol.4/no.12 [20020616]
Neil Young & Crazy Horse [Arc] – vol.4/no.12 [20020616]
Neil Young [Harvest Moon] – vol.4/no.12 [20020616] Neil Young & Crazy Horse [Sleeps With Angels] – vol.4/no.12 [20020616] Neil Young [Mirror Ball] – vol.4/no.12 [20020616] Neil Young [Dead Man] – vol.4/no.17 [20020901]
Neil Young [Silver And Gold] – vol.2/no.13 [20000701]

관련 사이트
Neil Young 공식 사이트
http://www.neilyoung.com
Neil Young 비공식 사이트
http://www.hyperrust.org
Neil Young 팬 사이트
http://www.ogctheatre.com/oldgreycat/neil.htm
http://www.azlyrics.com/y/young.html
http://www.tapersalmanac.com/neilsongs.html
CD Now의 “The 10 Essential Neil Young Albums”
http://www.cdnow.com
영국의 음악 평론가 실비 사이먼즈(Sylvie Simmons)의 Neil Young 음반 가이드
http://www.q4music.comn_the_media.html/promoid=6264
영국의 음악 평론가 실비 사이먼즈(Sylvie Simmons)의 Neil Young 음반 가이드
http://www.q4music.com/buyersguides/DisplayList_ArtistByArtist.cfm?ObjectUUID=4D1B859C-9AC6-11D4-84430002553035E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