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503124406-0408chungtaechoon_20golden정태춘·박은옥 – 20년 골든 앨범(1978~1998) – 삶의 문화/유니버설, 2002

 

 

아름다운 20년의 흔적

1978년 정태춘의 데뷔 앨범이 서라벌 레코드사에서 발매된 이래 1998년 20주년 기념 음반으로 내놓은 [정동진 / 건너간다]까지 20년 동안 열 한 장의 앨범이 이들의 이름으로 나왔다(모음집을 포함하면 열 넉 장). 정태춘 이름으로 나온 음반이 넉 장([시인의 마을 : 정태춘의 새 노래들](1978), [사랑과 인생과 영원의 시](1980), [우네](1982), [아, 대한민국](1990)), 박은옥 이름으로 나온 음반이 두 장([회상](1979), [박은옥](1985)), 나머지 다섯 장은 정태춘 박은옥 이름으로 나온 음반이다. [20년 골든 앨범]은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나온 편집음반 [힛트곡 모음](1987), 소속사를 옮기고 새로 불러서 녹음한 [발췌곡집 1, 2](1987, 1991)에 이어 네 번째로 나온 모음집 음반이다.

서른 세 곡이 두 장의 CD에 빼곡이 담긴 이 앨범은 ‘1978-1998’이라고 명기되어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1987년의 [발췌곡집 1] 이래 여섯 장의 앨범을 추린 것이다. 다시 말해 지구 레코드사의 무단 앨범 발매와 그에 따른 소송과 재판 이후 곡에 대한 완전한 권리를 확보한 이후의 음반들의 압축판이다.

20020503124406-0408chungtaechoon_20golden2첫 장은 [무진 새 노래]를 내기 이전, 자연과 사랑을 노래하던 곡들을 모았다. 실제로는 “한 여름밤”, [발췌곡집]에만 발표되었던 “우리들은”, “얘기1” 세 곡만이 빠지고, 실제로는 두 장의 발췌곡집을 거의 그대로 옮겼다고 보면 된다. 비슷한 시기에 재녹음된 데다가 순서도 재배치해놓았기 때문에 1970년대 초반에서 1980년대 초반까지 작곡한 곡들이지만 큰 편차가 드러나지 않는다. 정태춘의 젊은 시절의 고민과 상념, 글재주와 작곡 능력을 드러내는 데는 부족함이 없지만, 선곡이나 편곡의 특성상 정태춘이 특히 초기에 몰두하던(그리고 이후에도 지속되어온) 국악과의 결합이라는 주제가 제대로 부각되지 않는다는 점이 아쉽다. 특히 지구 레코드 시절의 곡들은 [발췌곡집]을 새로 녹음하면서 ‘버린’ 곡들이라고 쳐도, 첫 세 음반 시절에만 발표되고 이후에는 다시 녹음되지 않은 십 여 곡은 언젠가는 모습을 드러내야 마땅한 ‘정태춘 박은옥 전집’이 나오고서야 다시 빛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장은 1988년 이후 넉 장에서 추렸다. [무진 새 노래]는 노래극 [송아지 송아지 누렁 송아지]와 맞물려 정태춘의 ‘민족’에 대한 자각이 국악에 대한 지향으로 나타난 앨범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적 가치와는 별개로 앨범의 핵심곡이라 할 수 있는 “아가야 가자”와 “얘기 2″가 제외된 것은 왜일까. 이 시기의 ‘사상적 오류’에 대한 사후 판단에 의한 것이라면 정태춘의 ‘결벽증’에 가까운 자의식을 읽을 수 있지 않을까. 반면 [아, 대한민국]에 수록된 ‘무거운’ 곡들이 대거 제외된 사정은 짐작할 만하다. [무진 새 노래] 수록곡들이 실제로는 1980년대 초중반 이래 만들어진 곡들이라면, [아, 대한민국]에서 ‘살아남은’ “한여름 밤”과 “인사동” 또한 마찬가지다. 당시의 시대의 요구에 의해 즉각적으로 만들어 부르고 다녔던 곡들은 그 시대의 몫으로 남겨두는 것이 어쩌면 옳을지 모른다. 1970년대에 만들어둔 “양단 몇 마름”과 함께 1990년대의 성찰을 담은 마지막 두 음반의 주요 부분은 고스란히 옮겨졌다는 사실에서 앞으로 음반 가게에서 두 음반을 찾아볼 수 없다는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 것 같다.

소속사(배급사)를 새로 정하고 이 앨범을 내놓음과 동시에 이전의 음반들은 절판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따라서 새로운 음반이 나오기 전까지는 [20년 골든 앨범]이 이제 정태춘 박은옥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유일한 앨범이다. 한 시대, 혹은 두 시대가 지나갔고 이들은 아름다운 흔적을 이렇게 정리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20020424 | 이볼 [email protected]

8/10

수록곡
CD 1
1. 시인의 마을
2. 회상
3. 떠나가는 배
4. 윙 윙 윙
5. 촛불
6. 사망부가
7. 서울의 달
8. 애고, 도솔천아
9. 봉숭아
10. 북한강에서
11. 바람
12. 탁발승의 새벽 노래
13. 우리는
14. 장서방네 노을
15. 하늘 위에 눈으로
16. 들 가운데서
17. 서해에서
18. 사랑하는 이에게 3
CD 2
1. 실향가
2. 양단 몇 마름
3. 고향집 가세
4. 사랑하는 이에게 2
5. 인사동
6. 한 여름 밤
7. 나 살던 고향
8. 저 들에 불을 놓아
9. L.A. 스케치
10. 이 어두운 터널을 박차고
11. 92년 장마, 종로에서
12. 정동진 1
13. 건너간다
14. 5.18
15. 수진리의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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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사이트
정태춘 팬 사이트
http://cafe.daum.net/antispring
http://www.oldlp.com/taechoon
http://my.netian.com/~heosuabi
정태춘 인터뷰
http://www.personweb.com/cultuer&people/Chungtc51/ctc_2.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