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316081724-0406losgatosLos Gatos – Los Gatos – RCA, 1967

 

 

‘록 나씨오날’의 출발을 알리는 ‘뗏목’

어떤 경우든 ‘효시’에는 논란이 많다. 그렇지만 아르헨티나의 ‘록 나씨오날’의 경우는 논란이 작은 편이지만, 두 가지 사건을 언급해야 한다. 하나는 1966년 비뜨닉스(Los Beatniks)가 발표한 “Rebelde”가 최초의 ‘개러지 싱글’이라는 사건이고, 다른 하나는 ‘역사를 바꾼’ 사건은 이듬해 발표된 가또스의 “La Balsa”가 ‘히트’했다는 사건이다. 그 결과 가또스에 대해서도 전설이 따라다닌다. 1964년 경 산따 폐(Santa-Fe) 지방의 도시 로사리오(Rosario)에서 와일드 캐츠(The Wild Cats)라는 밴드가 있었고, 이 밴드에 오디션을 보러 온 10대 청소년 리또 네비아(Litto Nebbia)가 들어와서 이름을 스페인어로 가또스 살바예스(Los Gatos Salvajes)로 개명하고, 1966년 경 부에노스 아이레스로 진출하여 비틀스(The Beatles), 홀리스(The Hollies), 킹크스(The Kinks) 등의 스페인어 개사곡이나 영어로 된 자작곡을 연주하다가 결국은 이름을 가또스로 확정했다는 등등. 꾸에바(La Cueva)라는 전설적 클럽에서 유유상종했던 일도 마찬가지다.

이건 마치 ‘쿼리멘(Quarrymen)이라는 밴드가 리버풀에서 결성되어 실버 비틀스(The Silver Beatles) 등의 이름으로 미국의 리듬&블루스를 연주하다가 최종적으로 비틀스(The Beatles)라는 이름을 달았다’는 이야기나 비슷하다. 록 음악의 전설도 ‘전설의 고향’이나 ‘건국설화’와 비슷한 내러티브 구조를 가지고 있는가는 후대 역사가들의 연구과제이겠지만. 어쨌든 가또스는 마날(Manal), 알멘드라(Almendra)와 더불어 아르헨티나 록의 탄생에 일조한 ‘3인방’이 되었고 리또 네비아는 (알멘드라의) 루이스 알베르또 스삐네따(Luis Alberto Spinetta)와 더불어 1970년대 이후에도 아르헨티나 록 음악의 맏형으로 활동을 계속한다는 사실만을 기억해 두자.

이 음반은 1967년의 싱글 “La Balsa”(“Ayer Nomas”)이 20만장 판매된 다음 그 여세를 몰아 발표한 셀프 타이틀의 데뷔 앨범이다. 당연히 이 두 곡은 앨범에 수록되어 있고 대표곡이다. “La Balsa”의 경우 리또 네바아 못지 않은 전설인 땅귀또(Tanguito)가 꾸에바 클럽의 화장실에서 흥얼거리던 멜로디를 리또 네비아가 완성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져 온다. 사실이 무엇이든 무언가 빈틈이 있는 듯하면서도 센스있는 음악이 이 곡과 음반 전체의 상큼함을 보여준다. 싱글의 뒷 면의 수록곡이기도 했던 “Ayer Nomas”는 밴드 멤버가 아닌 삐뽀 레르누드(Pipo Lernoud)의 곡이지만 스타일은 “La Balsa”와 유사하다. 그 외에도 통통거리는 피아노 전주에 이어지는 비트 팝 멜로디가 아름다운 “Ya No Quiero Sonar”, 오르간 라인의 드로닝한 사운드가 리드하는 “Me Haras Pensar en el Amor” 등이 앨범 전체를 아름답게 감싼다. 그리고 당시로서는 이례적으로 긴 길이의 “Madre Escuchame”는 이 앨범에서 가장 아름다운 발라드로 이들의 팬이라면 ‘숨겨진 명곡’에 포함시킬 만한 곡이다. 특히 간주에서 하모니카와 피아노가 어우러지고 후렴구에서 보컬 코러스가 등장하면 매우 포근하다.

그런데 괜찮은 음악이기는 하지만 ‘기념비적’이라는 표현에는 조금 미흡하지 않냐고 물어볼지도 모르겠다. 그건 이 음반 이전의 음악과 이후의 음악을 비교해 보면 금세 명확해진다. 그리고 가사의 뜻을 직접 알아들을 수 있다면 평가는 상향조정될 것이다. 어설픈 실력이지만 “La Balsa”의 가사를 번역해 보면서 마치자. “매우 외롭고 슬퍼. 이 세상에 버려져서 / 아이디어가 하나 있지: 그녀(뗏목)는 내가 원하는 장소에 데려다 줄 거야 / 내가 가기 위해서는 무언가 필요하지만 걸어갈 수는 없어 / 나는 뗏목을 만들고, 뗏목은 나를 난파시킬 거야 / 나무를 많이 얻어야 해. 얻을 수 있는 곳에서는 모두 얻어야 해 / 나의 뗏목이 준비되면 출발해서 미쳐 버려야지 / 나의 뗏목과 함께 나는 난파되어 버릴 거야” 20020315 | 신현준 [email protected]

8/10

P.S.
가또스의 멤버들 중 기타리스트 빠뽀(Pappo)는 자신의 밴드 빠뽀스 블루스(Pappo’s Blues)를 거쳐 뒤에는 솔로 경력을 이어갔고, 드러머 오스까르 모로(Oscar Moro)는 몇 밴드를 거친 뒤 슈퍼그룹 세루 히란(Seru Giran)에 가담하여 연주인으로 성공적인 경력을 이어갔다.

수록곡
1. La Balsa
2. Ya No Quiero Sonar
3. Riete
4. Lo Olvidaras
5. Madre Escuchame
6. Un Dia de Otono
7. El Vagabundo
8. Ayer Nomas
9. Me Haras Pensar en el Amor
10. Mi Ciudad
11. El Rey Lloro
12. Que Piensas de 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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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사이트
아르헨티나 록 음악 데이터베이스
http://rock.com.ar
http://www.geocities.com/rock-argentino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의 록 음악 데이터베이스
http://tinpan.fortunecity.com/waterloo/728/magicl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