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에 부활하다:
LP Record

오픈릴 식 테이프, 카세트, CD, MP3 파일로 이어온 레코드 역사 속에서 비교적 ‘생존 그 자체’에 만족해 왔던 LP 레코드가 21세기 들어 다시 한 번 르네상스를 누리고 있다. 작년 미국에서는 <월스트리트저널>을 포함한 다수의 미디어가 ‘디지털 혁명에서 돌아온 LP’라는 이름의 뉴스를 떠들썩하게 보도하기도 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문을 닫았던 LP 공장의 기계가 다시 돌아가고, LP 판매가 36% 급증했으며, 베스트 바이 등의 대형 매장에서 LP가 판매되기 시작했다.

미묘한 음질 차이, 단순한 트랙 모음이 아닌 하나의 예술 형식으로서의 감상, 재킷에서 레코드를 꺼내 플래터에 올려놓을 때의 원시적이고 촉각적인 즐거움으로 LP의 매력을 짧게 설명할 수는 있지만, LP 음반 판매 상승 원인이 이 매력들 때문이라고 단순하게 설명할 수는 없다. 단지 아날로그를 그리워하는 레트로 예찬이라 쉽게 정의할 수 없는 것도 물론이다. 언젠가 [weiv] 내 회의에서도 LP 부활 이유에 대해 잠깐 논의된 적이 있는데, 음반을 다룰 때의 불편함이 오히려 LP음반을 선호하게 하는 요인이거나 소장의 의미를 중시하는 애호가들에게 한물간 CD의 대안으로 가장 적절한 선택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들이 나온 적이 있다.

복잡 미묘한 LP 부활의 원인을 심도 있게 고민해 보는 것도 과제이겠지만, 우선 흥미롭게 보고 있는 점은 미국에서 시작된 ‘레코드 르네상스’가 유럽을 거쳐 한국에서도 체감할 수 있다는 거다. 2011년 브라운 아이드 소울이 700여 장의 한정판 LP를 내놓았고, 장기하와 얼굴들도 히트곡과 미공개 곡을 담은 한정판 LP 600여 장을 발표했다. 10만 원에 가까운 고가에도 앨범은 매진되었다. 수요가 있다는 얘기다.


LP 미니어처도 음악 애호가들을 흥분시킨다. LP 원본을 1/4로 크기로 정교하게 축소한 복원판과 그 음원을 CD에 담아 묶은 형태의 앨범으로 LP의 아날로그 향수와 CD의 훌륭한 음질을 모두 지니고 있다. 이 포맷을 가장 먼저 만들고, 전 세계 시장으로 방출하고 있는 나라는 일본으로 탄탄한 마니아층 덕에 LP 미니어처를 따로 취급하는 가게도 생겼다.


국내에서는 키오브(www.29cm.co.kr)가 소니뮤직코리아와 손잡고 LP 미니어처를 생산한다. 1970년대 이태리 아트록 걸작과 마일스 데이비스, 빌리 할리데이 등의 재즈 뮤지션 음반, 그리고 밥 딜런이나 산타나 등 대중적으로 인기가 높은 음반을 시작으로 한정 LP 미니어처를 내놓았다.

2008년부터 전 세계 특급 뮤지션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수백 개의 한정판 레코드를 발표해 온 레코드 축제인 ‘레코드 스토어 데이(www.recordstoreday.com)’의 한국판 페스티벌이 2011년 서울에서 처음 열리기도 했다. 제1회 ‘서울 레코드페어(www.recordfair.kr)’라는 이름으로 등장한 이 행사는 LP를 재발견하는 자리인 동시에 전시와 판매 그리고 공연으로 음반의 의미와 즐거움을 공유한다. 다양한 LP와 CD를 듣고 구매할 수 있는데 음반 가게에서 쉽게 찾을 수 없었던 희귀 음반과 뮤지션들이나 소규모 레이블이 자체 제작한 음반 그리고 수입 음반 또는 한정판을 만날 수 있다.

 고전과 현대를 잘 버무린 턴테이블도 최근 LP의 성장을 뒷받침해준 요인 중 하나로 손꼽힌다. LP의 사운드를 디지털로 뽑아낼 수 있도록 한 제품이나, LP의 휴대성을 높인 턴테이블은 음악 감상의 방법과 경험을 확장시켜 준다.

‘Ion Audio LP 2 Go(www.ion-audio.com)’는 턴테이블의 휴대성을 높인 제품이다. LP를 어디서든 돌릴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아이온 오디오 턴테이블은 4개의 AA 배터리로 작동한다. 음악은 내장 스피커 또는 헤드폰을 꽂아 감상할 수 있다. 아이온의 무료 컨버터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 USB로 LP를 리핑해 PC에 저장할 수 있다.


‘TDK USB Belt Drive(
www.imation.co.kr)’ 턴테이블은 고속회전시 LP 흔들림 방지를 위한 45rpm 어댑터와 바늘 압력 조절이 가능한 밸런스 웨이트를 품고 있다. 이 제품 역시 아날로그 사운드를 디지털 사운드로 변경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제공된다. | 우해미 [email protected]

info. [weiv] 필자 우해미는 월간 [스터프 Stuff] 매거진의 피처에디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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