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1015114227-0320neworderpowercorruptionNew Order – Power, Corruption & Lies – Factory/Qwest, 1983

 

 

의식 있는 댄스뮤직 작가로서의 정체성 찾기

“기분이 어떠세요? 제가 어떤 기분인지 말 좀 해줄래요?(How Does It Feel? … Tell Me How I Feel?)”라는 애절한 가사와는 달리 건조한 보이스 톤으로 노래하는 곡 “Blue Monday”는 뉴 오더(New Order)의 가장 중요한 곡 중 하나다. 1982년 여름, 영국을 비롯한 전 유럽과 미국의 댄스클럽 씬을 뜨겁게 달구었던 곡이라는 전설이나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12인치 싱글 레코드’라는 명성 등의 가시적인 측면은 제외하더라도 이 곡의 존재감은 여러 모로 묵직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바로 뉴 오더가 자신의 전신(前身)인 조이 디비전(Joy Division)의 환영(幻影)을 떨쳐내고, 독특한 스타일과 정체성을 확립하는 계기를 만든 곡이라는 사실일 것이다(그만큼 어떤 계기나 전환점이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 대단한 싱글 “Blue Monday”는 뉴 오더의 두 번째 앨범 [Power, Corruption & Lies]에 수록되어 있다. 앨범 발매 이전에 싱글로 발표되어 뉴 오더의 혁명을 예고했던 이 곡을 통해 짐작할 수 있듯 [Power, Corruption & Lies]는 일렉트로닉한 실험들이 ‘모던’한 댄스 리듬에 묻어 나오는 음악과 멜랑콜리하고 위트 넘치는 감성, 여름밤의 정취가 물씬 느껴지도록 생동감 있는 사운드로 표현되었고, 그 점에서 암울하고 음산한 조이 디비전과는 확실히 달랐다. 무엇보다도 뉴 오더의 데뷔 앨범인 전작 [Movement]에서 느낄 수 있었던 ‘조이 디비전도 아니고 뉴 오더도 아닌 과도기적 어중간함과 어설픔’을 제거한 후, 새로운 모습으로 대중들 앞에 성큼 다가왔다는 사실이 놀라왔다. 이렇듯 [Power, Corruption & Lies]는 뉴 오더의 방황을 일단락 짓고, ‘의식 있는 댄스뮤직 작가’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은 앨범으로서 높은 의미를 지닌다.

뉴 오더는 기타, 베이스, 드럼, 키보드라는 전통적인 밴드 체제를 유지하면서, 개발이 착착 진행 중이던 디지털 테크놀로지(시퀀서, 샘플러 등)를 사운드에 적극 도입했다. 그 결과, 앨범 수록곡들은 댄서블한 리듬에 절묘하게 어울리는 전자악기의 인공적인 음색과 물결치는 기타 사운드를 기본 골격으로 아름답게 형상화될 수 있었다. 일정한 패턴을 따르는 리듬이 가장 밑바닥에서 무게를 지탱해 주고, 신서사이저의 주 멜로디는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끝없이 이어져 나간다. 물론 여기에 뉴 오더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수 있는 방방 뛰는 산뜻한 기타가 빠질 수 없겠다. 그 위에 무미건조하고 냉랭한 보컬이 전자적으로 일그러진 코러스 및 각종 효과음들과 연결되면 뉴 오더의 멋진 스타일이 완성! 의외로 간단하다. 하지만 이렇게 단순한 공식을 만들어 놓았음에도, 누구나 이를 쉽게 받아들일 수는 없다. 이것이 뉴 오더의 불가사의한 매력이다. 노래 곳곳에 숨어있는 유머러스함, 상상을 앞서나가는 다채로운 효과음들과 코러스는 단선적인 리듬의 지루함을 간단히 제압해 버리며, 뉴 오더를 단순한 팝 뮤지션 이상의 ‘신쓰 팝의 상징’으로 만들어 버린다. 앨범의 성공에 박차를 가했던 “Blue Monday”는 물론 “Age Of Consent”나 “Your Silent Face” 등이 이와 같은 매력을 물씬 느낄 수 있는 필수 아이템들이다.

뉴 오더의 음악에 대한 평가는 대체적으로 ‘지적이고 의식 있는 댄스 음악,’ ‘즐기기에 좋은 스타일리쉬한 댄스 음악’이라는 말들이다. 그런데 기타 팝 밴드로서 뉴 오더를 생각해 본다면, ‘가장 영향력 있는 언더그라운드 댄스 뮤지션’이라는 뉴 오더의 영광은 그다지 잘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그래서 전통적인 밴드 형식은 그대로 유지하고, 양질의 댄스 넘버들을 지속적으로 발표해 온 뉴 오더는 ‘중용이란 무엇인가’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밴드이다. 포스트펑크(조이 디비전)로부터 출발하여 신쓰 팝의 선구자가 되기까지의 과정, 기타 중심의 곡 구조에 신서사이저 음색을 적극적으로 혼합한 음악적 성과, 쾌락적이지만 지적이며 예의 바른 수많은 댄스 명곡들… 이런 것들이 바로 어떤 치우침이나 과부족이 없는 뉴 오더의 중용, 그들의 아름다운 이상향인 것이다. 20010926 | 이소윤 [email protected]

9/10

수록곡
1. Age Of Consent
2. We All Stand
3. The Village
4. 5-8-6
5. Blue Monday
6. Your Silent Face
7. Ultraviolence
8. Ecstasy
9. Leave Me Alone
10. The Be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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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영상

“Blue Monday”

관련 사이트
New Order 공식 사이트
http://www.neworderweb.com
New Order 팬 사이트 “New Order Substance Abuse”
http://www.geocities.com/substanceabuse2001
New Order 팬 사이트 “Temptation”
http://www.neworderonline.com/intro.a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