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lash, Rude Boy, White Riot

20011015095458-0320filmrudeboyRude Boy

감독: Jack Hazan, David Mingay
시간: 127분
연도: 1980

원래 ‘루드 보이’란 록 스테디 이후(딕 헵디지에 따르면 그에 대한 반동으로) 등장한 자메이카 게토의 하위문화다. 이는 1966년 웨일러스(The Wailers)의 “Rude Boy” 발표로부터 본격적인 연원을 삼을 수 있다. 폭동과 범죄를 저지르는 거칠고 난폭한(rough & tough) 뒷골목의 갱스터, 양아치, 실업자에 명명된 루드 보이 하위문화는 영국으로 건너가 또 다른 하위문화인 노동계급의 스킨헤드에게 자메이카 음악을 확산시키는데 도움을 주었다. 이 영화의 제목은 ‘거친’ ‘가공하지 않은’ ‘버릇없는’ 청년이라는 단어 자체의 의미뿐 아니라, 레게 음악을 접목코자 했던 클래쉬(The Clash)의 시도와 중첩되는 듯하다. 때문에 클래쉬가 리메이크한 “Police And Thieves”의, 주니어 머빈(Junior Murvin)의 미성이 담긴 오리지널 곡이나, 밥 말리의 “Rudi”, 슬리커스(The Slickers)의 “Johnny Too Bad” 등의 배경음악도 괜히 삽입된 것은 아닐 것이다.

잭 헤이전(Jack Hazan)과 데이빗 밍게이(David Mingay)가 감독하고 조 스트러머(Joe Strummer)와 믹 존스(Mick Jones)가 음악을 맡은 이 영화는 1980년 베를린 필름 페스티발의 영국 참가작으로 ‘Honorable Mention’ 상을 수상했으며 ‘Golden Berlin Bear’ 상에 노미네이트되었다. 일부는 드라마, 일부는 다큐멘터리, 일부는 콘서트 필름 형식의, 즉 허구의 팬을 정치적 데몬스트레이션과 클래쉬 콘서트의 실제 사건이 병치된 수년 동안 필름에 담아온 세미 다큐멘터리 형식이다.

포르노 잡지를 파는 서점에서 일하는, 반항적인 아나키스트(나쁘게 말하면 무기력한 회의주의자) 레이 게인즈가 펑크 록 밴드 클래쉬에 의해 로드 매니저로 고용된다. 사실 이 스토리라인이 이 영화의 전부다. 이 간단한 픽션에 당시 불안정한 영국의 모습이 담기고 클래쉬의 공연 장면이 부가되면서 생생한 다큐멘터리로 살아난다. 클래쉬는 “I Fought The Law” “White Riot” “I’m So Bored With The U.S.A.” “Rudie Can’t Fail” “Stay Free” 등을 통해 맹렬하고 역동적인 연주와 노래를 보여준다.

영화의 시작은 게인즈가 건물 안에서 바깥으로 나가는 장면으로 시작하는데, 흑인에 대한 비방이나, 사회주의 노동당의 머리글자를 이용한 ‘SW=Shity White’ 같은 벽의 낙서부터 암시적이다. 흑인을 몰아내자는 국민 전선과, 이를 나찌라고 비판하는 코뮤니스트 연맹의 거리 시위 장면이 이어진다. 이는 ‘영국은 보수파와 함께 번영한다’는 표지판을 보여준다거나 대처가 폭력, 협박, 도둑 등의 범죄를 소탕하기 위해 경찰력을 강화하자는 요지의 연설 장면으로 이어지면서 당시의 영국의 정치적 이데올로기적 형세를 보여준다.

클래쉬의 사상은 클래쉬 멤버들과 레이 게인즈와의 대화를 통해 잘 드러난다. 음악이 정치와 연결되지 않아야 하므로 클래쉬가 정치적일 필요가 없다거나, 좌익이 세상을 망하게 할 것이라거나, 멍청이 흑인이 “White Riot”을 부르는 게 웃기다는 레이의 주장에 맞서, 조 스트러머와 믹 존스는 적어도 소수 때문에 다수가 희생되어서는 안된다고, 더 많은 흑인이 노래불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다른 입장에도 불구하고 레이가 클래쉬의 팬이 된 것은, 포르노 잡지나 팔고 주정과 풍기문란으로 단속에 걸리는 등 하루하루를 소일하는 무기력한 인간이었던 그에게 클래쉬의 노래는 ‘유치장 같은 삶’과 ‘실패한 청소년기’에 대한 자신의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영화에는 클래쉬가 일으킨 소동(비둘기를 어떤 집 옥상에서 쏴 죽인 사건)으로 재판을 받은 일도 포함되어 있다. 전반적으로 영화의 드라마적인 씬들은 거의 정지된 사진처럼 정적인 느낌인 반면, 콘서트 에피소드는 맹렬하고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동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이 영화에서 플롯은 모호하고 대화는 불명확하다. 레이 게인즈는 이전에 밴드 멤버들과 잘 알았을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이 영화에서 중요한 것은 그것(만)이 아니므로 특별히 문제될 것은 없다. 그러나 레이가 클래쉬 멤버와의 커뮤니케이션에서 학대받곤 하는 장면들은 ‘약간의’ 문제를 발생시키는 것 같다. 예를 들어 게인즈는 명백한 이유 없이 욕을 먹고 신체적인 폭력을 당하기도 하는데, 니키 히든(Nicky ‘Topper’ Headon)이 복싱을 연습하다가 펀치백을 잡아주던 게인즈를 갑자기 세게 구타하기 시작하는 장면들이 나온다. 장난 같아 보이면서도 치밀하지 않은 장면으로 비춰지는 것은 아쉽다. 물론 이런 약점이 이 영화의 중요성을 크게 반감시키는 것은 아니지만. 20011011 | 최지선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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