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716031657-mogwai_rockacktionMogwai – Rock Action – Southpaw, 2001

 

 

느리고 길게 잔향을 남기는 소리와 무드

‘익사한 소녀’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 브레히트에게 다가가든지, 아니면 파스칼이나 밀란 쿤데라가 ‘느림의 즐거움’을 찬양하고 향수하며 현대에 대한 거부감을 표명하던지, “글래스고 하늘 위로 우주선이 날아온다면 어찌”(“Take Me Somewhere Nice”)하든지 간에, 하여간 모과이(Mogwai)는 “어서 젊을 때 죽어버리기([Come On Die Young])”보다는 다시 ‘행동’하기로 결정하고 “젊은 팀([Young Team])” 시절 음악으로 돌아갔다. 다만 데뷔 앨범 [Young Team]의 완성도나 중독적인 위험한 아름다움을 뛰어넘지는 못한 채.

확실히 모과이는 포스트록(post-rock)이라는 넒은 범주보다는 록 음악 편성의 앰비언트(ambient), 아니면 확장된 형식의 (혹은 악기가 좀 더 많이 나오는) 슬로코어(slo-core)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면 갓스피드 유 블랙 엠퍼러!(Godspeed You Black Emperor!)처럼 록의 기본 편성에 여러 번 녹음한 것 같은 기타의 두터운 텍스처, 그것도 모자라서 합세시킨 현악기, 거기에 드라마틱한 곡 구성까지 기대할 수 있다. 또한 마크 코즐렉(Mark Kozelek)처럼 세상에 불만이 좀 있는데 그걸 직선적으로 표현하지 않는 사람과 같은 정서를 조금 더 심각하게, 약간의 예술지향적인 태도와 경건함까지 더해 그려냈다고 상상할 수 있다. 그래서 결론은 록 발라드다.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이번 앨범 [Rock Action]의 두 번째 곡 “Take Me Somewhere Nice”는 정말 괜찮은 발라드이다. 물론 훤칠한 오빠가 소녀들의 감수성을 자극하는 한국형 ‘발라드’라는 말은 아니고, 또한 약간 삐딱하게 마이크를 잡은 채 디스토션이 강하게 걸린 기타가 ‘짠~’하고 들어오면 퍼머한 금발 머리를 휘날리며 소리치는 그런 록 발라드가 아니다. 적당히 느린 리듬에 서정적이고 때로는 웅장하기까지 한 반주와 속삭이는 멜로디, 센티멘털한 분위기 등 모과이는 (예전처럼)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꽤 심각하게 감상하도록 만든다. ‘발라드’라는 말이 정 거슬린다면 ‘뉴 발라드’라는 신조어도 고려해 봄 직하다.

‘모과이 스타일’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베이스 기타가 두텁게 기초를 다지면서 느릿느릿한 연주로 분위기를 조성하고 드럼은 천천히 따라가다가 ‘절정’ 부분에서 크래쉬(심벌)로 드라마틱한 감정을 고조시키는 가운데, 기타는 아르페지오나 멜로디를 연주하다가 노이즈가 첨가된 코드를 연주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신작 [Rock Action]에서는 약간의 변화가 보이는데, 우선 눈에 띄는 것은 게스트 보컬의 참여이다. 슬린트(Slint)와 토오터스(Tortoise)를 거친 데이빗 파조(David Pajo), 슈퍼 퍼리 애니멀스(Super Furry Animals)의 그루프 라이스(Gruff Rhys) 등이 노래해 주었다. 목소리는 거의 쓰지 않았던 이들의 경력에 비추어 볼 때, 절반의 곡들에 보컬이 등장하는 것은 괜히 심각하게 받아들여진다.

[Young Team]에서도 마지막 곡 “Mogwai Fear Satan”으로 깜짝쇼를 ‘들려’주더니(이 경우에는 16분이라는 러닝타임), 이번 앨범에서는 “Secret Pint”가 피날레를 멋지게 장식한다. 드럼과 기타 그리고 오르간 소리가 인트로를 열면 곧바로 긴 서스테인(페달 밟은 소리라고 생각하면 된다)의 피아노가 흘러나오는데 이는 마치 찬송가 혹은 중세적인 고풍스러움까지 연상시킨다.

제목 때문인지, 정말 모과이라는 밴드의 음악이 그런 건지 다 듣고 나면 (때리고 부수는 것이 아니라) ‘꿈과 희망 그리고 감동’의 SF 영화(예컨대 [컨택트])를 보고 난 후의 느낌이 든다. 하지만 이제 다시 객관적인 세계로 돌아와 평을 하자면 결정적으로 [Young Team] 때의 성과, 즉 심각함과 그에 대조되는 서정적인 멜로디, 빠르고 느린 리듬, 드라마틱한 곡 구조 등에 접근은 했을지언정 이를 뛰어넘는 무언가가 없다는 것이 아쉽다. 20010711 | 이정엽 [email protected]

7/10

수록곡
1. Sine Wave
2. Take Me Somewhere Nice
3. O I Sleep
4. Dial: Revenge
5. You Don’t Know Jesus
6. Robot Chant
7. 2 Rights Make 1 Wrong
8. Secret Pint

관련 글
Mogwai, [Come On Die Young] 리뷰 – vol.3/no.5 [20010301]

관련 사이트
Mogwai 공식 사이트
http://www.mogwai.co.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