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706022846-indiaarieIndia. Arie – Acoustic Soul – Motown, 2001

 

 

친숙하면서 새로운 어쿠스틱 소울

만약 트레이시 채프먼(Tracy Chapman)처럼 기타를 들고, 샤데이(Sade)처럼 깊은 목소리로, 에리카 바두(Erykah Badu)처럼 멋진 음악을 들려준다면? 애틀랜타 등지의 카페에서 노래하다가 ‘릴리스 페어(Lilith Fair)’ 무대에서 본격적으로 세상에 자신을 알린 스물 다섯 살의 인디아 아리(India. Arie)가 모타운 레이블을 달고 내놓은 데뷔 앨범 [Acoustic Soul]이 바로 그런 음악이다.

어쿠스틱 기타를 들고 소울을 한다는 사실 자체가 특이하다. 그러나 첫 싱글 “Video”를 들어보면, ‘어쿠스틱’이라는 단어와 ‘소울’이라는 단어가 어떻게 조합될 수 있는지를 금새 알 수 있다. 어쿠스틱 기타와 어쿠스틱 드럼이 상쾌한 비트를 만들어내면 인디아 아리의 목소리가 부드럽게 리듬을 타며 소울 노래를 미끄러뜨린다. 신서사이저와 드럼 머신의 전자음으로 점철된 요즘 R&B의 틈바구니에서 단연 돋보이는 신선한 곡이다.

물론 이런 시도로만 본다면 완전히 새로운 건 아니다. 예컨대 맥스웰(Maxwell)만 하더라도 [Maxwell Unplugged EP]를 통해 어쿠스틱 버전의 ‘네오 소울’을 들려주었다. 그런데 인디아 아리의 놀라운 점은 그녀가 기존의 스타일, 장르, 방식을 잘 이해한 바탕에서 반 걸음(단지 꼭 반 걸음) 앞서가는 감각을 보여준다는 사실에 있다. 어쿠스틱 기타와 소울의 조합을 시도한 점이 그렇고, 오래된 스타일(“Intro”, “Interlude”에서 샘 쿡(Sam Cooke), 다나 해더웨이(Donna Hathaway), 존 콜드레인(John Coltrane), 로버트 존슨(Robert Johnson)이 언급되고, 히든 트랙은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에게 바치는 헌사다)을, 힙합, 네오 소울 등 요즘 스타일을 통해 해석해내는 솜씨가 그렇다.

“Video”라는 곡이 워낙 ‘캐치(catchy)’해서 간과되기 쉽지만, 이 앨범이 주는 진짜 즐거움은 모타운 소울/R&B와 힙합, 블루스와 포크까지 다양한 장르를 자유로이 인용함으로써 ‘새로우면서도 친숙한’ 음악 세계를 펼쳐 보이는 점이다. 이를테면 “Promises”에서는 만만치 않은 기타 솜씨로 포크/소울을 풀어내고, 자기 고백적인 노래 “Back In The Middle”에서는 아예 트레이시 채프먼 풍의 포크(흑인 여성 포크?)를 차분하게 들려준다. 자기 이야기를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데에는 역시 포크 스타일이 잘 맞음을 다시 확인한다. 그런가하면 동시대적인 흑인 음악 조류를 받아들여 나름대로 다루는 솜씨도 탁월하다. (흑인) 여성을 위한 송가 “Strength, Courage & Wisdom”은 슬쩍 깔아놓은 힙합 리듬 덕택에 노래와 메시지가 한층 돋보이며, 훵키한 R&B곡 “Brown Skin”, “Nature”, “Simple”은 요란하지는 않지만 그루브의 존재감이 또렷이 살아있다.

로린 힐(Lauryn Hill)이 ‘포스트 힙합 여성 디바의 시대’를 열어 젖힌 이래, 에리카 바두, 메이시 그레이(Macy Gray), 질 스캇(Jill Scott), 그리고 인디아 아리와 같은 흑인 여성 싱어송라이터들이 그 리스트를 풍부하게 하는 것을 보고 듣는 건 즐거운 일이다. 20010617 | 이정엽 [email protected]

9/10

수록곡
1. Intro
2. Video
3. Promises
4. Brown Skin
5. Strength, Courage & Wisdom
6. Nature
7. Back To The Middle
8. Ready For Love
9. Interlude
10. Always In My Head
11. I See God In You
12. Simple
13. Part Of My Life
14. Beautiful
15. Outro
16. Wonderful (Stevie Wonder Dedication)

관련 사이트
India. Arie 공식 사이트
http://www.indiaari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