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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ind – Break The Cycle – Elektra/Wea, 2001

 

 

그런지 폭발 10주년을 기념하는 재활용품?

빌보드 차트 3주간 1위에 빛나는 이 앨범을 어떻게 평해야 좋을까? 1990년대 초 얼터너티브 록의 재현 혹은 그것으로의 회귀? 어쨌든 2000년대 식의 부드럽고 말랑말랑해진 얼터너티브 록에 비해서는 1990년대 초의 ‘어둡고 무겁고 내향적인’ 분위기가 존재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크리드(Creed)와 툴(Tool) 사이에서 틈새를 발견한 듯한 사운드에는 앨리스 인 체인스(Alice In Chains)라는 사슬로 슬쩍 묶고 펄 잼(Pearl Jam)이라는 잼을 드문드문 발라놓은 흔적도 보인다.

이들을 발굴한 인물은 다름 아닌 림프 비즈킷(Limp Bizkit)의 프레드 더스트(Fred Durst)다. 몇 년 전 림프 비즈킷이 걸어온 길을 이들도 밟고 있는 듯하다. 물론 림프 비즈킷이 콘의 아류가 아니듯이 이들도 림프 비즈킷의 아류라는 평은 피한다. 랩을 떠벌이지도 않고, 거칠면서도 신나는 리듬도 없다. 하지만 이런 차이는 이들이 지키는 공식들에 비하면 사소한 편이다.

첫 번째 공식은 기타 사운드. 튜닝을 반음이나 한음 낮게 하는 조율이나 6번 줄에 네 번째 손가락이 오는 파워 코드(예를 들어 F코드의 경우 6/1 5/3 4/3 의 폼을 6/8 5/8 식으로 바꾸는 폼)의 사용 등은 이제 ‘변칙’이라기보다는 공식이다. 저음 위주의 둔중한 사운드가 나오는 것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Open Your Eyes”와 “Pressure” 같은 곡에서 3번째 박자까지 저음의 코드로 진행하다가 4박 째에 한두 옥타브 위의 음을 찔러주는 주법도 마찬가지. 마지막 트랙 “Take It”처럼 변박을 사용하는 것도 툴이 확립해 놓은 것이며, 그것도 도입부에서 그칠 뿐이므로 헤드뱅잉하는 데는 큰 지장이 없다.

곡의 전개는? “Pressure”, “Change”, “Suffer”에서처럼 디스토션 기타의 강력한 사운드로 ‘쾅’하고 시작했다가 노래가 시작되면 조용해졌다가 코러스에 가까워지면 다시 터지는 전개(이른바 ‘stop-and-start’)다. “Fade”처럼 얌전하게 시작했다가 갑자기 폭발하는 전개도 있지만, 10년 가까이 듣다보니 ‘충격효과의 감퇴 법칙’만을 생각나게 할 뿐이다. 신서사이저와 어쿠스틱 사운드로 장식되어 신비하고 경건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Epiphany” 정도가 특이할 뿐이다. 싱글 히트곡인 “It’s Been Awhile”은 ‘라디오 프렌들리’한 록 음악이 어떤 건지를 보여준다.

가사는 아버지 세대에서 아들 세대로 이어지는 미국 가정의 처절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For You”에서 “I am fucked up because you are”라는 구절이나 “It’s Been Awhile”에서 “I cannot blame this on my father”라는 구절을 듣고 있으면 대략 짐작할 수 있는 테마다. 이는 펄 잼의 “Jeremy” 이래로 역시 가사 쓰기의 하나의 공식이 된 것이다. 그러니 혹시 얼터너티브의 ‘문자 그대로의 의미’에 충실하고자 하는 (멍청한) 사람에게 이 앨범은 별다른 매력을 주지 못할 것이다. 앨범 타이틀은 악순환을 끊는 것(break the cycle)일 지 몰라도 컨텐츠는 ‘재활용(recycling)’, 그것도 한번 재활용한 것을 다시 한번 활용하는 것에 가깝고 재활용하는 방식에 특별한 것도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음반의 인기를 어떻게 설명할까? 배후 세력(?)의 영향력만 가지고는 설명하기 힘든 부분이다. 미국의 대중음악계 그리고 국제적 록 음악계도 대중적 인기와 평단의 존중이 함께 하는 시기는 지난 모양이다. 하긴 그렇게 된 지 이미 오래지만. 이렇게 쓰고 나니 ‘(음악이) 누구누구를 연상시킨다 -> 독창성이 없다 -> 별로 좋지 않다 -> 인기 많은 게 이상하다’는 단순 논리 이상이 아닌 것 같아서 씁쓸하다. ‘한국에서는 이런 음악을 한다고 해도 인기 없을 것’이라는 말은 더더욱. 20010626 | 신현준 [email protected]

4/10

수록곡
1. Open Your Eyes
2. Pressure
3. Fade
4. It’s Been Awhile
5. Change
6. Can’t Believe
7. Epiphany
8. Suffer
9. Safe Place
10. For You
11. Outside
12. Waste
13. Take It

관련 사이트
Staind 공식 사이트
http://www.staindmusi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