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531111648-dm_constructionDepeche Mode – Construction Time Again – Mute, 1983

 

 

초기 디페시 모드의 음악적 완숙미

디페시 모드(Depeche Mode)의 세 번째 앨범인 [Construction Time Again]은 2집 [A Broken Flame]에서 보여준 사운드의 변화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밴드의 음악적 정체성을 좀더 분명히 한 작품이다. 또한 이들의 실험적인 성향이 간간이 엿보이기도 하다. 데뷔 앨범이 빈스 클라크의 입김에서 나왔다고 볼 때, 그가 빠지고 내놓은 2집 [A Broken Flame]은 실질적으로 데뷔 앨범이나 마찬가지였고, 3집 [Construction Time Again]은 두 번째 앨범이나 마찬가지였다. 여기에, 우려했던 2집이 성공적이었다는 사실을 더하면, 여전히 이들이 부담감을 안고 작업했으리라고 생각하기는 어렵지 않다.

[Construction Time Again]의 전반적인 사운드는 2집 [A Broken Flame]보다 썩 훌륭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음악적으로 상당히 완숙미가 느껴지며, 앨범 전반적으로 정적인 면이 주를 이루었던 전작과 달리 좀더 밝고 심플하고 낭만적인 사운드가 느껴진다. 앨범의 프로듀서는 데뷔 앨범부터 계속 밴드와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한 다니엘 밀러(Daniel Miller)가 변함없이 맡아 주고 있다.

모두 10곡이 수록된 이 앨범에서 두 곡이 싱글 커트 되었는데, 그 두 곡이 앨범에서 가장 돋보이는 트랙들이다. 앨범 발매 전에 싱글로 나와 영국 차트 16위까지 오른 “Love, In Itself”는 재즈적인 요소를 도입한 그루브함이 충만한 곡이고, 영국 차트 6위를 차지한 “Everything Counts”는 그들의 초기작 중 가장 보석같은 곡이다. 특히 이 곡은 디페시 모드 멤버들도 좋아하는 곡이어서인지 이들이 콘서트에서 매우 역동감있는 연주를 하는 모습을 자주 들을 수 있다. 이 곡은 이 앨범의 백미에 해당하며, 이 곡만으로도 이 앨범의 가치는 높다. 하지만 싱글로 발표되어 인기를 모았던 “Get The Balance Right”이 정작 앨범에서 누락된 점은 아쉽다. 또 비사이드(B-Side)로만 발표된 “Told You So”는 듣자 마자 귀에 착 감겨오는 익사이팅한 곡으로 싱글로 발표되어도 상당히 무난했을 곡이다.

사운드의 측면 이외에, 물이 오를대로 올라 완숙미를 더해가는 데이빗 게이언(David Gahan)의 보컬은 주목할만 하다. 특히 “More Than A Party”에서 흥겨운 록 비트 위에 실린 그의 보컬은 성스럽기까지 한 특유의 경건함이 묻어 나온다. 또한 그의 보컬은 음악적으로 아주 조화로운 매치를 이뤄 음악과 일체감을 느끼게 한다. 이는 디페시 모드의 사운드의 특징적인 요소 중 하나로서, 이후 많은 신진 영국 (신쓰) 팝 밴드들에게 보컬의 표본이 되었다.

이 앨범을 다른 측면에서 들을 수도 있다. 디페시 모드가 세계 시장에서 커다란 성공을 거둔 4집 [Some Great Reward]의 전초전으로서 이 앨범을 들어도 흥미로울 것이다. 데뷔 앨범 발표 후 유럽 각지에서 입지를 다진 디페시 모드는 WEA 레이블 산하인 사이어(Sire) 레이블을 통해 미국 시장에도 데뷔 앨범부터 계속 라이센스 발매를 해나갔다. 이 시기(1980년대 초중반)에 듀란 듀란(Duran Duran), 컬쳐 클럽(Culture Club)을 비롯한 일련의 영국산 음악들이 미국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이를 발판으로 세계 시장에서도 그 인기를 넓혀갔다. 디페시 모드는 콘서트를 통해 차츰 자신들의 입지를 다져나갔으며, 마침내 4집으로 세계적인 밴드로 입지를 넓힐 수 있었다. 어쩌면 이 앨범은 이들이 세계 시장을 염두에 두고 나아갈 방향을 모색한 결과물일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이 앨범의 사운드는 어느 한 쪽에 치우치기보다는 잘 다듬어진 듯한 인상을 준다. 이들만의 사운드가 정립되고 있다는 인상도 받을 수 있다. 단순히 말하면 이 앨범은 1집과 2집의 장점만을 모아 만든 듯하다. 이는 장점이 될 수도 있고 단점이 될 수도 있다. 그래도 2집에서 느낄 수 있었던 다소 실험적인 느낌, 즉 기존의 사운드 색채를 뭉개버리는 듯한 태도가 줄어든 점은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20010527 | 윤상수 [email protected]

6/10

수록곡
01. Love, In Itself
02. More Than A Party
03. Pipeline
04. Everything Counts
05. Two Minute Warning
06. Shame
07. The Landscape Is Changing
08. Told You So
09. And Then…
10. Everything Counts (Extended M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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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사이트
Depeche Mode 공식 사이트
http://www.depechemode.com
Depeche Mode 팬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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