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516051455-remmonsterR.E.M. – Monster – Warner Bros., 1994

 

 

이것은 ‘록 앨범’이(아니)다

커트 코베인(Curt Cobain)이 한 인터뷰에서 R.E.M.을 가장 존경한다고 말한 것도 의외였지만(‘그 동네’에서 R.E.M.은 누구에게나 존경받는 존재지만 너바나(Nirvana)와 R.E.M.의 음악적 지향은 너무나 달랐으므로) , R.E.M.이 ‘그런지’ 음반을 낸 것은 더더욱 의외였다. 피터 벅(Peter Buck)은 자신의 장기였던 아기자기한 기타 사운드를 뒤로 미뤄두고, 마치 새로 산 기타 이펙트를 시험해보기라도 하는 사람처럼 리버브, 딜레이, 디스토션, 퍼즈 같은 갖가지 이펙트를 마구 쏘아댔고, 강렬한 파워 코드 리프를 자랑했으며, 수시로 피드백을 걸며 노이즈를 내뿜었다. 마이클 스타이프(Michael Stipe)의 보컬은 여느 ‘록 음악’에서처럼 저 밑바닥에서 마치 악기처럼 ‘연주’를 했다. 이것은 R.E.M.의 ‘록’ 음악 앨범이다! 지저분하고 힘있고 무겁고 두텁고 혼란스러운(R.E.M.은 이런 단어들과 정확히 반대되는 단어들로 수식되어왔다) 사운드는 [Monster]를 이때까지 R.E.M.의 음악 중에서 가장 이질적인 것으로 만들었다.

앨범의 포문을 여는 첫 싱글 “What’s The Frequency, Kenneth?”와, 글램 록과의 연관을 보여주는 “Crush With Eyeliner”는 이 앨범에 대한 강렬한 첫인상을 형성한다. 그렇지만 이 앨범은 일관된 컨셉트를 가지고 있지 않은 대신 두 번의 상이한 매혹을 더 준비하고 있다. 중반부에는 누가 들어도 R.E.M.임을 속일 수 없는 “Star 69”, “Bang And Blame”, 미국 남부 냄새가 폴폴 나는 센티멘털 발라드 “Strange Currencies”, 마이클 스타이프의 팔세토 창법이 이색적인 “Tongue”이 자리잡고 있다(그 와중에도 ‘새로운 기타’라는 컨셉트를 이어가고 있다. 들릴 듯 말 듯한 기타 피드백 노이즈는 “Strange Currencies”가 [Monster] 수록곡임을 다시 상기시킨다).

후반부야말로 R.E.M.의 진가가 드러나는 곳이다. 여기에서 그런지 기타는 완전히 R.E.M.식으로 수용된다. 소닉 유스(Sonic Youth)의 써스턴 무어(Thurston Moore)가 참여한 커트 코베인 추모곡 “Let Me In”에서는 지글거리는 기타 노이즈가 곡의 비장미를 더해주고 있으며, “Circus Envy”와 “You”에서는 시종 몽환적인 기타 사운드가 R.E.M.식의 팝송을 강렬한 싸이키델리아로 상승시키고 있다.

[Monster]는 분명히 록 앨범이지만 평범한 록 앨범은 아니다. 기타 노이즈가 넘쳐나지만 폭발과 발산에 이르지 않는다. 그런지와 하드 록 사운드를 받아들이되, 그대로 추종하기보다는 R.E.M. 특유의 감각과 재치로 살짝 방향을 틀어놓았다. 당시 쏟아져 나온 그런지 추종자들과 비교해보면 R.E.M.의 저력을 새삼 느끼게 되는 앨범이다. 20010515 | 이정엽 [email protected]

7/10

수록곡
1. What’s The Frequency, Kenneth?
2. Crush With Eyeliner
3. King Of Comedy
4.. I Don’t Sleep, I Dream
5. Star 69
6. Strange Currencies
7. Tongue
8. Bang And Blame
9. I Took Your Name
10. Let Me In
11. Circus Envy
12.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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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사이트
R.E.M. 공식 사이트
http://www.remhq.com
R.E.M. 팬사이트
http://www.murmurs.com
Warner Bros 레이블 공식 사이트
http://www.wbr.com
[Rolling Stone] 특집 R.E.M. A-Z
http://www.rollingstone.com/features/rem/default.html?cf=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