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401054247-0307tindersticksTindersticks – Curtains – London, 1997

 

 

화려한 사운드 뒤에 쓸쓸함과 달콤함, 슬픔과 유머가 녹아있는 중후한 목소리

주의: 느끼함

이런 경고로부터 시작하는 이유는 틴더스틱스(Tindersticks)의 보컬리스트이자 작사가인 스튜어트 스테이플즈(Stuart Staples)의 목소리 때문이다. 그의 목소리(와 음악)를 언급할 땐 닉 케이브가 흔히 등장한다(닉 케이브의 목소리가 더 어둡고 관조적이라 생각하지만). 왠지 따뜻하게 느껴지는 ([69 Love Songs] 때문일까) 마그네틱 필즈(의 스테핀 메릿)도 생각난다. 챔버 팝 계열에서는 디바인 코미디(닐 해넌)나, 이 스타일의 선구자격인 스콧 워커까지. 하지만 이들의 목소리를 들을 때는 그렇게 느끼하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사색적이고 관조적인, 혹은 우울하고 쓸쓸한 맛이 들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들과 비슷한 듯한 틴더스틱스의 목소리가 좀 다르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 굵직한 (좋게 말해 중후한) 그의 목소리라니. 거기다 살떨리는 바이브레이션이란! 그 목소리의 떨림 때문에 더 느끼한 건 아닐까. 이런 분위기는 라틴 스타일의 트럼펫 소리, 부드러운 현악기 소리, 클래시컬한 피아노 소리 등 챔버 팝의 화려하고 풍성한 관현악 오케스트레이션 때문에 더욱 더 미끈하게 다가온다. 틴더스틱스의 세 번째(라이브 음반과 사운드트랙 음반을 제외하면) 음반 [Curtains]도 그러하다. 물론 그처럼 화려하고 미끈한 사운드만 있는 건 아니다. “Fast One”처럼 신경질적인 관현악 사운드나, “Ballad Of Tindersticks”처럼 선율이라 할 만한 것 없는 독백적 웅얼거림은 곡을 전위적인 분위기로 만든다. “Dancing”에서 오르간 반주를 배경으로 경건한 듯한 그의 목소리는 정말이지 닉 케이브(특히 [Boatman’s Call]에서) 같다.

그의 목소리에 질릴 때쯤이면, 그와 대조적인 여성 보컬(특히 여배우)의 목소리가 흐른다. 앤 매그너슨(Ann Magnuson)이 참여한 “Buried Bones”, 이사벨라 로셀리니(Isabella Rosselini)가 참여한 “A Marriage Made In Heaven”(1993년 싱글로, 이 음반에서는 보너스트랙으로 실림)이 그것인데, 가냘프고 연약한 여성 보컬과, 어두움/밝음의 이분법을 보여주는 바리톤 남성 보컬이 대조를 이룬다. 혹자가 평했듯 “세르쥬 갱스부르(Serge Gainsbourg)가 만든, 브리지트 바르도(Brigitte Bardot)나 제인 버킨(Jane Birkin)과의 에로틱한 듀엣”에서 영감을 얻은 것처럼 보인다.

한편, 틴더스틱스의 음악의 가사는 거의 대부분 사랑에 대한 것이다. 때로는 쓸쓸하게(“Another Night In”), 때로는 도발적으로(“Rented Rooms”에서 “We’d try to drink in bars / it’d get so very hot / … / we’d go fuck in the bathroom”, “Bearsuit”에서 “I’m a tired hungry bear / spoiled and sleepy / her finger’s on my zipper / she pulls it down slowly / I’m not ready”를 보라). 스테이플즈가 “전에 씌여진 것 중 가장 슬픈 가사”라고 말한, 투어 중에 얻은 문화적 인식, 뮤직 비즈니스에 대한 생각 등 미국에서의 생활을 묘사한 곡까지(“Ballad Of Tindersticks”중 “Showbiz people / always there to be interested in what you say / we are artists; we are sensitive and important / we nod our heads earnestly”). “레너드 코헨의 불가해한 연약함, 닐 다이아몬드의 로맨티시즘, 조이 디비전의 우아한 패배주의”를 함께 담고 있다는 한 평자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틴더스틱스의 음악에는 쓸쓸함과 달콤함, 유머와 슬픔이 함께 묻어 나온다. 그래서 참 이상하다. 닉 케이브도, 디바인 코미디도 좋아하는 내게 틴더스틱스의 목소리가 친숙해지지 않는다는 것이. 왜일까. 목소리의 느끼함이 틴더스틱스의 정서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기 때문이거나, 혹은 목소리의 지나친 떨림이 감정의 과다 노출처럼 들리기 때문이거나. 20010327 | 최지선 [email protected]

6/10

수록곡
1. Another Night In
2. Rented Rooms
3. Don’t Look Down
4. Dicks Slow Song
5. Fast One
6. Ballad Of Tindersticks
7. Dancing
8. Let’s Pretend
9. Desperate Man
10. Buried Bones
11. Bearsuit
12. (Tonight) Are You Trying To Fall In Love Again
13. I Was Your Man
14. Bathtime
15. Walking
16. A Marriage Made In Heaven

관련 사이트
Tindersticks 공식 사이트
http://www.tindersticks.co.uk
Tindersticks 팬 페이지
http://huizen.dds.nl/~totos/tinder.htm
http://www.tinder.org/index.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