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228034338-PatMethenyPat Metheny – Trio > Live – Warner Bros, 2000

 

 

25年産 메스니표 음악의 성찬

록 음악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재즈뮤지션은 누굴까? 아마도 단연 팻 메스니가 될 것 같다. 록에서 재즈로 옮겨가게 되는 관문 같은 역할을 하며, 재즈 씬을 넘어 전체 대중음악 씬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재즈뮤지션이 바로 팻 메스니다. 2000년 말에 발매된 이 음반은 그가 트리오 편성으로 정규 음반 [Trio 99>00]을 내고 1999년부터 2000년까지 유럽과 일본 그리고 미국에서 벌인 공연 실황을 2장 짜리로 묶은 라이브 앨범이다. 팻 메스니 ‘그룹’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그에게도 ‘트리오’라는 편성은 낯설지 않은 형식이다. 찰리 헤이든(Charlie Haden), 빌리 히긴스(Billy Higgins)와 함께 한 정통 재즈앨범 [Rejoicing], 데이브 홀랜드(Dave Holland), 로이 헤인즈(Roy Haynes)와 함께 한 [Questions and Answer] 같은 앨범들은 그의 긴 음악여정에서도 명연으로 꼽히는 음악들이다. 그런 그가 새천년 처음 발표한 앨범명이 [Trio 99>00]이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마도 많은 팬들을 그에게서 떠나게 했던 1995년작 [We Live Here]에서부터 보여진 리듬 앤 블루스 색채와 전자드럼 같은 일종의 ‘배신’에서 다시 재즈의 원류로 돌아오겠다는 선언과도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선언은 충분히 지난 시기 그의 음악적 성과를 계승할만큼의 안정감을 갖추고 있었다.

스튜디오 음반이었던 [Trio 99>00]에서부터 같이 활동하고 있는 나머지 두 멤버도 팻 메스니와는 처음이지만 재즈 씬에서는 나름의 위치를 갖고 있는 아티스트들이다. 베이스의 래리 그레나더(Larry Grenadier)는 초창기부터 브래드 멜도우(Brad Mehldau)트리오의 멤버로 활약해왔으며, 드러머는 몇 해 전 존 스코필드(John Scofield)의 내한 공연 때 왔던 바로 그 빌 스튜어트(Bill Stewart)이다. 빌 스튜어트는 공공연히 최고의 백인드러머라는 호칭으로 불리우고 있을 정도이니 굳이 이 앨범에 대한 기대를 팻 메스니에게만 맞출 필요는 없을 듯하다. 더구나 ‘공명’을 불러일으키는 기타 음색과 ‘회화적’인 재즈로 유명한 팻 메스니의 음악을 가장 최근의 라이브로 들을 수 있는 기회이니 말이다. 혹시 6년 전 그의 내한 공연의 감동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환영이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상관은 없다. 자 그럼, Are you going with me?

첫 곡은 그의 실질적인 데뷔 음반인 [Bright Size Life](1975)에서의 첫 곡이자 타이틀곡인 “Bright Size Life”이다. 데뷔 음반의 첫 곡을 앨범의 처음에 배치하고 새로 만든 곡을 마지막에 배치했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음반은 단순히 트리오 편성의 곡들만을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다양했던 음악들을 트리오라는 편성을 통해 새롭게 해석해내는데 주력하고 있다. “Bright Size Life”는 그의 데뷔 시절 풋풋했던 느낌을 무난하게 살려내고 있는데, 라이브에서 그 기타 톤을 그대로 느끼게 할 수 있다는 건 쉽게 지나칠 수 없는 부분이다. 이어지는 곡 “Question and Answer”는 이 앨범의 하이라이트인 듯하다. 20여분 동안 펼쳐지는 기타, 베이스, 드럼 사이의 인터플레이는 팻 매스니가 데이브 홀랜드, 로이 헤인즈와 했던 연주에 비해 결코 모자라지 않는 느낌을 전해준다. 연주자의 젊음 때문인지 좀더 강한 느낌이지만, 라이브 중에도 섬세한 교감을 놓치지 않는 명연주다. 이어지는 “Giant Steps”는 원래 존 콜트레인(John Coltrane)의 곡인데 [Trio 99>00]에 수록되었던 버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무난한 연주이다. 다음 곡은 1997년 그래미 수상작 [Imaginary Day]에 수록되었던 “Into the Dream”이다. 워낙 단촐한 편성 때문인지 스튜디오 앨범과는 달리 투박한 질감을 전해준다. 이 곡은 짐 홀과 듀엣으로 만든 앨범 [Jim Hall & Pat Metheny](Telarc, 1999)에도 스튜디오 레코딩으로 실었던 곡인데, 개인적으로는 그 버전이 가장 좋은 듯하다. 이어지는 곡은 1987년작 [Still Life]에 수록되었던 “So May It Secretly Begin”으로 이 역시도 트리오 편성 탓인지 다양한 음원이 섞이면서 전해주는 원곡의 상승감에는 미치지 못하는 느낌이다. “The Bat”과 재즈 스탠다드 “All the Things You Are”는 음반 첫 장의 마지막을 편안하게 마무리 해준다.

음반 처음에 느꼈던 긴장감이 잦아들 때쯤 찾아오는 또 한번의 절정은 두 번째 장을 여는 “James”의 친근한 멜로디이다. 이 곡은 그의 명작 [Offramp](1981)에서도 B면 첫 곡으로 수록되었던 곡인데, 이처럼 시작을 알리는 음악으로 손색이 없다(LP로 들었던 [Offramp]에서 A면과 B면이 주는 느낌이 무척이나 달랐고, 그 느낌은 음반 전체에 대한 기억을 좌우한다. 단순한 추억보다도, CD로는 느낄 수 없는 곡 배열의 또 다른 묘미를 LP가 준 사례였다). 다음 곡은 그의 데뷔 음반에 수록되었던 “Unity Village”로써, 곡명처럼 시종일관 따뜻하고 무난한 연주를 들려준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Trio 99>00] 수록곡 “Soul Cowboy”와 “Night Turns into Day”는 “Farmer’s Trust”나 “Au Lait”으로 대표되는 그의 다양한 음악성향 중 한 부분인 발라드이다. 앨범마다 끼어있는 이런 발라드 연주가 그의 음악의 대중화에 기여한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어지는 “Faith Healer”는 과거 프리재즈의 대부 오넷 콜맨(Ornette Coleman)과의 작업인 [Song X](1985)나 ‘기타랩’으로 유명했던 솔로 음반 [Zero Tolerance for Silence](1992)에서처럼 실험적인 프리 재즈의 형식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 속에서 느껴지는 것은 한없이 밀고 나가는 ‘전위’의 느낌보다는 새로움을 위한 ‘퓨전’의 느낌이 강하다. 마지막 곡 “Counting Texas”도 앨범의 마무리를 그리 쉽지 않게 만든다. 래리의 베이스 솔로로 시작해 팻의 기타, 빌의 드럼이 마치 배틀(Battle)을 하듯 자신들의 역량을 거침없이 쏟아내며 그렇게 앨범은 막을 내린다.

부틀렉까지 포함해 마흔장이 넘어가는 그의 음반 중에는 별 5개를 주고 싶게 만드는 음반이 무척 많다. 그에 비한다면 이 음반이 성공적이었다고 말하기는 힘들 것 같다. 하지만, 그런 아쉬움도 팻 메스니라는 기대치 때문에 가능한 것이며, ‘재즈의 미래’로 불리는 그의 연주를 라이브로 접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굳이 더블 앨범으로 만들지 않았다면 좀 더 강한 느낌을 주었을텐데라는 아쉬움은 있지만, 6년 전 잠실에서의 감동을 떠올리며 어디 팻 메스니 내한공연 서명운동하는 데는 없나 하고 인터넷을 뒤지게 만드는 만족감을 충분히 전해주는 그런 음반이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혹 그의 음악을 처음 접한다면 그래도 이 음반보다는 아래에 적은 추천 음반부터 들어보기를 권한다. 개인적인 편견을 떠나 그의 긴 음악적 여정을 짚어내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이다. 20010226 | 박정용 [email protected]

7/10

추천 음반
Offramp(1982) – 메스니 음악의 시작이자 정점
Travels(1982) – 초중기 메스니 음악의 결정판 라이브 음반
Letter from Home(1989) – 메스니 스타일의 전형
Secret Story(1992) – 드라마틱한 그래서, 가장 회화적인
Beyond the Missoury Sky(1997) – 한없이 따뜻한, 결코 가볍지 않은 음악적 성취

수록곡
Disc 1
1. Bright Size Life (from [Bright Size Life])
2. Question and Answer (from [Question and Answer])
3. Giant Steps (from [Trio 99>00])
4. Into the Dream (from [Imaginary Day])
5. So May It Secretly Begin (from [Still Life])
6. The Bat (from [80/81])
7. All the Things You Are (from [Jim Hall & Pat Metheny])
Disc 2
1. James (from [Offramp])
2. Unity Village (from [Bright Size Life)
3. Soul Cowboy (from [Trio 99>00])
4. Nights Turns into Day (new)
5. Faith Fealer (new)
6. Couting Texas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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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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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patmethenygrou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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