냅스터는 저작권법을 위반했다!

NAPSTER FOUNDER FANNING TALKS AT PRESS CONFERENCE사진: 왼쪽부터 냅스터측 변호사 조나단 쉴러(Jonathan Schiller), 냅스터 개발자 숀 패닝(Shawn Fanning), 최고경영자 행크 베리(Hank Berry)

지난 2월 12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제9 순회 연방 항소법원은 냅스터를 내려받은 사용자들이 저작권을 침해하고 있기 때문에 냅스터는 그에 대한 책임이 있으며, ‘냅스터에서 저작권법 보호를 받는 음악 파일들이 공유될 수 없게 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연방 항소법원은 또한 ‘냅스터 사이트를 폐쇄하라’는 지난 1심의 판결이 저작권의 보호를 받지 않는 음악 파일의 공유까지 막을 수 있는 너무 포괄적인 것이기 때문에 사건을 되돌려보내 재심하게 했다. 한편 냅스터 측은 이번 판결에 대해 ‘가정내 음악녹음 가능과 관련한 법률(Audio Home Recording Act)’를 근거로 항소할 뜻을 비쳤다. 하지만 냅스터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별로 없다.

일단 내일 당장부터 냅스터를 쓰지 못하게 되는 건 아니다. 1심 재판부의 재심이 확정될 때까지 현행 유지되고 또 재심이 확정된다해도 법적 후속 절차를 모두 마무리하려면 최종 집행까진 몇 달이 걸릴 수도 있고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 어쨌든 일단 냅스터 등 인터넷 파일 공유기로 저작권을 가진 음악 파일을 공유하는 행위는 불법으로 판명났다. 따라서 미국음반산업협회(이하 RIAA)와 음반사들은 냅스터에서 공유되는 파일 중 저작권이 있는 파일들을 골라내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이번 판결을 보는 시각은 가지각색이다. RIAA 회장 힐러리 로즌(Hilary Rosen)은 “이번 판결은 인터넷을 이용해 지적 재산권을 침해하는 모든 사람들을 향한 경고”라고 말했고, 다른 한쪽에선 “디지털 음악 시장을 위축시킬 것이고 기술 혁신에 위험한 전례를 남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스탠포드대 로렌스 레식(Lawrence Lessig) 교수는 “RIAA는 결국 패배자다. 그들은 고객을 적으로 만들어 불만을 샀으며 고객들에게 나쁜 인상을 심어줬다. 만일 음악 산업의 특정 곡 삭제 요구가 받아들여지면 저작권법을 향한 불만이 극히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뉴욕 타임스]의 존 패러리스(Jon Pareles)는 2월 14일자 칼럼에서 “냅스터가 시작된 1999년부터 지금까지 음반 판매량은 계속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음반사들은 냅스터 이용자들이 이윤을 갉아먹는다고, 냅스터 때문에 누구도 로얄티를 받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음반사들을 비판했다.

냅스터의 내일은?

ROSEN FRACKMANRIAA 회장 힐러리 로즌

냅스터의 앞날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지만 가장 현실적이고 가능성이 많은 추측은 ‘유료 서비스로 전환’이다. 첫째로 냅스터가 무료 서비스를 유지하면서 저작권법 보호받는 파일은 공유될 수 없게 한다는 건 사실 불가능하다. 특정 파일을 금지시키는 건 특정 파일 이름을 차단시키는 방법밖에 없는데 이는 허점이 너무 많다. 사용자들이 의도적으로 파일 이름을 바꿀 수 있고(예를 들어 Elvis Costello를 Elvis Cstl로), 같은 노래 제목이지만 다른 곡인 경우 또는 부틀렉까지 차단당할 수도 있다. 또 하나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둘째로 음원에 복사방지장치(워터마크 Watermark, 핑거프린팅 Fingerprinting 등)을 넣자는 것도 허점이 많다. 일단 기존에 나온 음원들은 어찌할 도리가 없으며 복사 방지 장치는 해커들에게 금새 깨질 것이고 크랙은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퍼질 것이기 때문이다.

냅스터가 유료화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일단 냅스터사의 입장에서 냅스터가 폐쇄되는 것만은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저작권법 보호를 받는 음악 파일을 차단하는 것은 사실상 냅스터가 죽는 것이다. 냅스터말고도 무료로 MP3 파일을 구할 수 있는 곳은 널려있다. 그리고 MP3 파일과 인터넷 이용자가 계속 증가하는 상황에서 음악 산업은 새로운 수익 창출 모델을 찾아야 하는데 냅스터가 가장 안전하기 때문이다. 만약 냅스터의 이용자 수를 유지시키면서 서비스 유료화에 성공한다면 음악 산업은 안정적으로 돈을 벌 수 있다. 마침 냅스터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많은 수가 약간의 돈을 내고 냅스터를 그대로 쓸 뜻이 있음이 밝혀지기도 했다. 만일 이용자들이 냅스터 말고 다른 것을 찾아나설 경우 게다가 그누텔라 같은 중앙 서버를 거치지 않는 것으로 옮겨간다면 음악 산업은 자신들의 적이 누군지도 모르는 상황에 처한다.

유료화될 경우 이용 요금은 한달에 정액제로 5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다른 방식이 있을 수도 있다. 완전 유료 또는 일부 유료 일부 무료의 경우 말이다.

사람들은 다른 것을 찾아 나설까?

20010217023649-napster3냅스터측 변호사 데이빗 보이(David Boies)

그밖에 이번 판결로 인해 냅스터가 위축되면서 다른 P2P 프로그램으로 사람들이 이동할 가능성은 미지수다. 일단 판결이 나온 12일 다른 경쟁사들(Real Network, MP3.com, Liquid Audio, eMusic.com)의 주가가 일제히 상승했다. 냅스터가 얼마나 이용자들을 유지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일단 그누텔라(Gnutella)나 프리넷(Freenet)같은 중앙 서버를 거치지 않는 방식은 현재의 통신시설로는 사용에 불편이 많다. 냅스터는 모든 사용자가 냅스터 중앙 서버에 접속하고 냅스터 중앙 서버는 접속자의 파일 리스트를 보고 이용자들을 연결시키기 때문에 A 중앙서버 B의 모양이다. 그누텔라는 중앙 서버 없이 각 사용자를 직접 연결시키는 방식이다. 즉 A B C A의 모양이다. 이 경우 A가 B를 거쳐 C의 파일을 내려받을 때 B가 저속 전화모뎀일 경우 속도는 매우 낮아질 수밖에 없다.

또 냅스터는 완전 폐쇄되더라도 계속 쓸 수 있다. 내피게이터(Napigator)를 이용하면 냅스터 본사의 중앙 서버를 거치지 않는다. 내피게이터는 등록된 냅스터 서버(냅스터사가 설치한 것이 아닌 어떤 사람이 설치한)로 접속해 냅스터를 쓸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현재는 별로 이용되지 않지만 냅스터 사이트가 폐쇄된다면 부각될 것이다.

한편 유럽에서는

미국의 음악 산업이 냅스터와 지리한 싸움을 벌이고 있는 동안 유럽 음악 산업은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돈을 벌려 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디지털 음악 파일을 이용하는 도구인 PC에 저작권료를 물리는 방식이다.

현재 독일에선 저작권 관련 단체들이 하드 디스크, 공 CD, 프린터 등에 저작권 세금을 일괄적으로 부과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에서 공 카세트 테잎, 공 비디오 테잎에 저작권 세금이 붙는 것과 같은 이치다. 또 인터넷 통신 설비에도 저작권 세금을 물리자는 논의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요구들이 받아들여질 경우 새 컴퓨터 한 대당 80달러 정도의 저작권 세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음악 산업 관계자는 저작권 세금이 붙는 CD 레코더의 경우 일년에 5억달러 이상을 거둬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다른 유럽 여러 나라에서도 이와 비슷한 방법을 추진 중이다.

한국엔 어떤 파장이?

하지만 유료화가 되었을 경우 냅스터와 달리 소리바다엔 이용자들이 얼마나 남아있을지 의문이다. 소리바다에서는 대체로 가요 파일이 많이 공유되고 있는데 가요 mp3을 제공하는 인터넷 사이트는 널려있고 PC통신의 동호회 자료실에도 수북히 쌓여있다. 더군다가 가요 팬들의 음악 성향이 획일적이고 다양하지 못한 점을 생각한다면 소리바다를 돈내고 쓸 사람은 더욱 없을 것으로 보인다. 끊임없이 지적되어온 가요계의 폐해들이 새로운 시대의 음악 산업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자승자박?

또한 냅스터 판결로 사기가 오른 저작권 (관련)단체들이 PC통신 동호회 자료실에 소송을 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PC통신 이용료가 올라가거나 자료들이 삭제되거나 둘 중 하나로 결정될텐데 자료들이 삭제될 경우 대다수의 사람들이 음성적으로 디지털 음악 파일을 찾아나설 것이므로 한국의 디지털 음악 시장은 크게 위축될 지도 모른다. 게다가 기존 음악 산업과 저작권법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은 늘어갈 것이다. 이전에 있었던 공개자료실 mp3삭제, RA파일 삭제, 국내 음악 뮤직비디오 삭제건으로 미루어보아 이런 예측은 빗나갈 것 같지 않다.

어쨌든 이번 판결로 더 이상 인터넷에서 음악 파일을 ‘무료로’ 많은 양을 쉽게 구하기는 얼마 안가 어려워질 전망이다. 냅스터 법정 공방으로, 냅스터로 사람들이 몰려든 이유가 기존의 음반 값이 너무 비싸기 때문이라는 점이 공감대를 넓혀가고 있다. 냅스터와 신기술은 결국 음악의 소비가를 낮추는 데 기여할 것이다. 또 이번 판결은 정보화 시대에 새로운 음악 산업을 탄생시키는 첫걸음으로 남을 것이다. 20010215 | 송창훈 [email protected]

관련 글
판결문: Text of the Ruling by the 9th Circuit Court
Envisaging the Industry as the Loser on Napster By JON PARELES (NY Times)
Napster Will Remove Copyright-Protected Songs By Charles C. Mann – Inside.com (TheStandard.com)
Why MP3 piracy is much bigger than Napster (BBC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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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사이트
냅스터 홈페이지
http://www.napster.com
내피게이터 홈페이지
http://www.napigator.com
미국음반산업협회 홈페이지
http://www.riaa.com
소리바다 홈페이지
http://www.soribada.com
그누텔라 홈페이지
http://gnutella.wego.com
프리넷 홈페이지
http://freenet.sourceforge.net
국내 P2P 소프트웨어 홈페이지들 (야후 코리아)
http://kr.yahoo.com/Computers_and_Internet/Internet/Peer_to_Peer_File_Sharing
외국 P2P 소프트웨어 홈페이지들 (야후 미국)
http://dir.yahoo.com/Computers_and_Internet/Internet/Peer_to_Peer_File_Shar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