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1130090616-ymoVarious Artists – YMO Remixes Technopolis 2000.01 – Victor, 1999 (국내발매는 서울음반, 2000)

 

 

일본 테크노팝의 전설에게 경배를

옐로우 매직 오케스트라(Yellow Magic Orchestra). 일본 대중 음악 역사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이름이 한국에 막 상륙했다. 하지만 온전한 과거의 모습으로 부활한 것이 아니라 ‘리믹스’라는 새 옷으로 갈아입은 채 소개된 것이다(이들의 리믹스 앨범은 예전에도 한 번 있었는데 1993년 오브, 오비탈, 808 스테이트 등이 참여한 [Hi-Tech/No Crime: Yellow Magic Orchestra Reconstructed]가 바로 그것이다). 오리지널 트랙을 중시하는 ‘원본주의자’들에겐 아쉬움이 크겠지만, 테크노가 ‘리믹스의 예술’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이 또한 충분히 흥미롭다. 물론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원본이 되는 이름조차 낯설 테니(여기에 이들 음반을 구하기도 쉽지 않으니) 냅스터를 뒤져야 하는 수고로움이 따른다.

잠시 밴드에 대해 설명을 하자. YMO는 1978년 일본 도쿄에서 결성된 테크노 밴드로, 라인업은 류이치 사카모토(Ryuichi Sakamoto, 키보드), 유키히로 다카하시(Yukihiro Takahashi, 드럼), 하루미 호소노(Haruomi Hosono, 베이스) 이렇게 세 명이다. [Yellow Magic Orchestra](1978)를 시작으로 [Naughty Boys](1983)까지 모두 여섯 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하여 국제적으로 성공을 거두었고, 특히 두 번째 앨범 [Solid State Survivor](1979)는 전자 음악의 역사에서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멤버들은 1984년 밴드 해체 후 각자 활발한 솔로 활동을 펼쳤는데, 1993년 다시 모여 앨범 [Technodon]을 YMO의 이름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보통 YMO는 독일의 크라프트베르크(Kraftwerk)에 이어 신서사이저 중심의 사운드를 확립한 선구적인 밴드로 기록된다. 전자오락실을 연상시키는 유쾌한 전자음과 매혹적인 훅, 은은한 그루브, 여기에 따뜻하고 유머러스한 감각이 더해진 이들의 사운드는 ‘테크노팝’이라는 표현에 딱 어울린다. 무엇보다 대중성과 실험성, 일본 특유의 정서와 국제적인 감각이 멋진 조화를 이루면서, 이들은 일본 출신의 뮤지션으로 서구 대중 음악사에 큰 족적을 남길 수 있었다.

앨범 [YMO Remixes Technopolis 2000.01]은 이런 역사적인 ‘일본’ 밴드에 보내는 ‘일본’ 뮤지션들의 경의의 표현이다. YMO의 곡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곡들이 선별되었고, 작업에 참여한 뮤지션들 역시 국제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일본의 뮤지션들이 선별되었다. 12곡 중 5곡의 원곡이 유명한 2집에 수록된 곡이고, 피치카토 파이브(Piziccato Five), 덴키 그루브(Denki Groove), 드래곤 애쉬(Dragon Ash), 루나 씨(Luna Sea) 등 유명 밴드들의 멤버와 켄 이시이(Ken Ishii), 토와 테이(Towa Tei), DJ 하세베(DJ Hasebe), 매드 캡슐 마켓츠(Mad Capsule Markets) 등이 참여하였다. 이런 음반에 대해 굳이 개별곡을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상이한 음악 세계를 가진 이들이 작업한 만큼 개성적인 스타일들이 담겨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곡의 가볍고 장난스러운 분위기는 여전하며, 그렇지만 세월의 무게만큼이나 현란하고 세련된 변화가 느껴진다는 점은, 어찌 보면 당연한 생각일지도 모른다.

이 앨범에서 무게는 YMO에 쏠리지만, 한편으로는 YMO에 이어 일본이 자랑하는 뮤지션들의 이름이 총망라되어 있다는 점에서 일본의 음악적 야심을 또한 엿보게 된다. 미국에 이어 세계 제2위의 음반 산업 규모를 자랑하지만 세계 시장에서의 성공에 대한 콤플렉스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일본으로서는 아직도 YMO라는 이름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모양이다. 따라서 이 음반에서 ‘제2의 YMO’, ‘제3의 YMO’를 꿈꾸는 그들의 염원을 읽어내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렇지만 이런 야심이 이 음반의 가치를 손상시키지는 않는다. 이 음반은 듣고 즐기기에 충분히 매력적이다. 20001127 | 장호연 [email protected]

7/10

수록곡
1. Technopolis / The Readymade-darlin’ of Discotheque Track – Remixed By Yasuharu Konishi
2. Tighten Up – Remixed By Ken Ishii
3. Rydeen / SRATM (Towa Tei) Remix – Remixed By DJ Shodai & Obi
4. Seoul Music – Remixed By Yoshinori Sunahara
5. Castalia – Remixed By Motor Headphone (From Dragon Ash)
6. Behind The Mask – Remixed By DJ Hasabe
7. Pure Jam / Vigorous Jam-Toshihiko Mori Remix – Remixed By Toshihiko Mori For SP-1200 Productions
8. Nice Age – Remixed By IMVG (Hibiki Tokiwa + Akira Mizumoto) & Ichiro Sakai (From Erekihachimaki)
9. Behind The Mask / F.P.M’S Sweet Soul Bossa Nova – Remixed By Fantastic Plastic Machine
10. Firecracker – Remixed By Malawi Rocks (Emma&Taro Kawauchi For N.M.W)
11. 東風 – Remixed By Mad Capsule Markets (Takeshi / Motokatsu) & Kei Kusama
12. Perspective – Remixed By Sugizo

관련 글
Ryuichi Sakamoto [Ryuichi Sakamoto 2000] 리뷰 – vol.2/no.10 [20000516]

관련 사이트
옐로우 매직 오케스트라 팬사이트
http://www.technodon.com/~kyong/ymo.html
YMO와 밴드 멤버들의 바이오그래피, 디스코그래피, 아티클 등을 볼 수 있다.

technogate
http://www.technogate.co.kr/techno_japan.htm
일본 테크노 씬의 간략한 역사와 대표적인 뮤지션들을 소개하고 있는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