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1104010122-festval_q여름은 놀기 좋은 방학과 휴가의 계절이고, 무엇보다 페스티벌의 계절이다. 페스티벌? 글자 그대로 하면, 축제. 축제란 말에는 오랜 역사와 지역적 특성, 다양한 형태가 담겨 있으나, 21세기를 맞은 우리에게는 ‘커다란 대중 음악 공연 행사’란 의미가 익숙하다. ‘우드스탁’ ‘몬트레이’ 같은 1960년대 페스티벌이야 전설이었고, ‘글래스톤베리’니 ‘레딩’이니 하는 페스티벌도 한때는 음악 잡지의 해외 리포트로나 보던 ‘그림의 떡’이었지만, 1990년대 이후 사정은 달라졌다. 지면과 화면으로 접하고 군침만 흘리는 데서 벗어나 이제 마음만 먹으면 물 건너가 보고 올 수 있게 되었고, 1996년 ‘자유’와 ‘소란’이란 페스티벌이 열린 이후 적잖은 토종 음악 페스티벌들이 봇물 터지듯 생겨나면서 페스티벌은 우리네 일상 문화 체험의 일부를 이루게 되었다.

2000년 여름, 한국에서는 여러 페스티벌이 우후죽순 생겨났지만 기대를 모았던 몇몇 페스티벌이 무산되어 우울함이 번졌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페스티벌이 전에 없는 호황을 누리며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 30여 년간 변함없이 각종 페스티벌들로 뜨거운 여름을 보낸 영국은 올 여름도 주말마다 열리는 페스티벌로 각지가 들썩거리는 중이다. 초여름이면 음악 잡지마다 페스티벌 가이드를 특집으로 다루는 게 상례이고, 여름 휴가나 뱅크 홀리데이 기간에 배낭 멘 청년들이 페스티벌에 가서 캠핑하면서 음악과 자연에 취해(물론 술과 이성에도 취해) 3, 4일 날밤 새는 게 연례 행사이다. 수많은 페스티벌의 제국, 영국에 페스티벌 사이트가 있는 건 그래서 너무나 당연해 보인다.

20001026051838-big1‘bigfestivals.com’은 영국의 페스티벌 가이드 사이트 가운데 하나다. 유일한 사이트는 아니지만(그리고 어쩌면 최고의 사이트가 아닐지도 모르지만), ‘bigfestivals.com’은 확실히 담백하고 알찬 구석이 있다. 흰색 바탕과 텍스트 위주의 편집이 언뜻 썰렁하다거나 정보가 적지 않은가 하는 선입견을 줄지도 모르지만, 이용하다 보면 (예쁘지는 않지만) 레이아웃이 깔끔하고 또 의외로 필요한 정보가 경제적으로 정리되어 있는 곳이라는 판단에 이르게 된다.

우선 화면은 상단에 가로로 하나의 프레임이 있고 몸통에 세로로 두 개의 프레임이 있는 전형적인 배치를 보인다. 상단 프레임에는 페스티벌 소식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는 뉴스레터 가입 창, 각 페스티벌에 관한 정보로 바로 갈 수 있도록 페스티벌 목록이 적혀 있는 창이 있다. 몸통의 왼쪽 프레임은 메뉴, 오른쪽 프레임은 각 메뉴의 해당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상단과 몸통 왼쪽 프레임은 어느 메뉴를 이용하든 항상 똑같아서 언제 어디서나 다른 메뉴로 쉽게 이동할 수 있게 한다.

‘bigfestivals.com’에는 페스티벌 교통 수단 안내(travel), 페스티벌 준비물 소개(survival), 주제별 포럼으로 구성된 메시지 보드(message board), 독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노린 피드백 코너(get involved), 각종 링크(links) 등의 메뉴가 있다. 그럼 각 페스티벌에 관한 정보는 어디서 얻냐구? 메인 화면에 올해 페스티벌 일정이 날짜별로 나와 있는데 거기 나와있는 페스티벌들은 모두 각 페스티벌 소개 페이지에 링크되어 있다. 화면 상단 우측에 언제나 있는 ‘Select a Festival’이라고 적힌 창을 클릭하면 화살표 아래로 18개의 페스티벌이 쭉 나오고 그 중 하나를 선택해도 각각의 페이지로 넘어간다.

‘글래스톤베리(Glastonbury)’ ‘레딩 & 리즈(Reading & Leeds)’ ‘V’ 등 이름만 들어도 가슴 설레는 각 페스티벌 페이지에는 간략한 소개와 함께 그 페스티벌의 메시지 보드 링크와 개최지가 표시된 영국 지도가 있고(이 지도는 개최지가 영국의 어디쯤인지 감잡을 수 있게 해준다), 때, 장소, 라인업, 티켓 가격, 교통편, 공식 홈페이지 링크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특히 영국의 페스티벌에 관해 처음 접근하는 사람들이 유용한 정보를 보다 손쉽게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이 사이트의 강점이다.

더 많은 텍스트 정보와 이미지를 원하면, 언제든지 링크되어 있는 해당 페스티벌 홈페이지를 클릭하면 된다. 그리고 사이트 곳곳에 포진하고 있는 링크들을 꾹꾹 누르다 보면 거미줄처럼 엮여 있는 인터넷망을 타고 입장권이나 기차 및 버스 티켓 등을 예약, 구입할 수 있는 사이트, 음악 잡지나 클럽 사이트, 뮤지션/밴드 사이트, (배너 광고를 통해) 또 다른 페스티벌 가이드 사이트, 심지어 영국 지도 사이트에까지 다다른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조심하시라. 견물생심이라고, ‘내년엔 기필코 한 번 가보리라’ 다짐하며 돈독에 올라 인간관계 망가지게 될지도, 아니 당장 생업 혹은 학업을 내팽개치고 페스티벌 보러 영국행 비행기 티켓을 끊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하긴 그러면 또 어떠랴. “이웃나라 일본은 쟁쟁한 출연진의 ‘후지 록 페스티벌’이 성황리에 열렸다는데, 우리는 ‘트라이포트 록 페스티벌’도 ‘속초 대한민국 록 페스티벌’도 모두 무산되다니. 한국은 안된다니까…” 어쩌구 하며 진부하게 궁상떠는 것보단 낫다. 하나 더. 한국인이 너무 놀아서 문제였던 적은 없다. 늘 놀지 못해서 문제였지. 20000920 | 이용우 [email protected]

Alternative Choice!
버추얼 페스티벌
http://www.virtualfestivals.com
‘bigfestivals.com’과 마찬가지로 영국 페스티벌에 관한 정보, 가이드, 리뷰, 커뮤니티 등의 메뉴를 담고 있다. 영국뿐 아니라 유럽의 페스티벌과 일본의 ‘후지 록 페스티벌’에 관한 정보도 서비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