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Qoo Selection 1월 첫번째 주 by G-Qoo Selection

  파자마 공방 – 봄 by G-Qoo Selection

 

코나, 웨어 더 스토리 엔즈(Where The Story Ends), 더블유 앤 웨일(W & Whale) 등으로 잘 알려진 배영준은 지난 1월부터 자신의 트위터와 사운드 클라우드를 이용해 매 주 [G-Qoo Selection]을 선보이고 있다. 한 곡의 싱글을 매 주 발표하는 이 프로젝트는, 윤종신의 [월간 윤종신]과 유사하면서도 조금 다른, 특히 인터넷과 소셜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하게 보인다.

사실 [월간 윤종신]은 윤종신의 정체성이 TV 예능 프로그램과 음악가의 경계에 있기 때문에 가능한 프로젝트라 볼 수 있다. 요컨대 이런 것이다. 그가 아무리 [라디오스타]와 [비틀즈 코드]에서 웃기는 MC의 역할을 수행해도, 작곡가이자 음악가라는 정체성은 변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것을 어떻게 증명할 것인가. 90년대 윤종신이 누렸던 영광을 스스로, 혹은 사람들이 아무리 말해봤자 현재 윤종신을 ‘웃기는 MC’로 소비하는 이들은 정작 그런가보다 할 뿐이다. 그의 노래들이 환기하는 세대적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윤종신의 경력을 통해 짐작하자면, 그가 단지 과거의 영광에 만족하지는 않는 것 같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그 히트곡들이 개그 소재로 활용되고 소비되는 중에도 그는 한결 같은 성향의(요컨대 진지한) 앨범을 만들었고, 시장에서 비교적 성공하기도 했다. [슈퍼스타K]에서는 작곡가의 정체성이 선행된 심사평으로 전문성을 드러냈고, 오디션 참가자에게 자신의 곡을 부르게 함으로서 강승윤과 윤종신을 동시에 성공시키는 기획력도 과시했다. 이 맥락에서 [월간 윤종신]은 예능 MC와 음악가라는 정체성 충돌의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한 좋은 카드였다. 매 월 1곡 씩 디지털 싱글을 발표하고 얼마 간의 시간이 지나면 그 곡들을 토대로 정규 앨범을 발표하는 방식은 그의 기반이 음악에 있다는 점을 수시로 환기하는 동시에 지속적인 생산을 유지하는 방법론이다. 한편 여기엔 음악가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겠다는 의지도 강하게 투영되는데, 여러 활동으로 바쁜 중에 앨범 작업에 필요한 추가비용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전략도 엿볼 수 있다.

한편 배영준은 일주일에 1곡 씩 [G-Qoo Selection]이란 싱글을 발표한다. 매 월 마지막 주에는 프로젝트인 파자마 공방의 싱글도 공개하는데, [G-Qoo Selection]보다 파자마 공방의 곡에 좀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고 밝힌다. [G-Qoo Selection]은 일종의 데모인 셈이다. 그래서인지 [G-Qoo Selection]은 디지털 싱글이 아닌 사운드 클라우드에 공개되고, 트위터로 홍보된다. 매주 월, 화요일에 그의 트위터로 곡을 보내달라고 신청하면 이메일로 mp3파일과 이미지 파일, 그리고 한글 프로그램으로 작성된 라이너노트를 받을 수 있다. 윤종신의 작업이 산업적이고 공적인 공간에서 이뤄진다면 배영준의 작업은 보다 주변적이고 사적인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작업이 특별하게 보이는 건 배영준이라는 프로 음악가가 SNS와 오픈 소스를  이용해 음악을 만들고, 배포하고, 팬들과 직접 소통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싱글 활동은 분명히 한국의 메이저 음악 시장이 싱글 중심으로 재편된 상황이 반영된 결과일 것이다. 물론 윤종신과 배영준은 10대 이상의 수용자를 겨냥하며, 음악적으로도 진지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특징을 공유한다. 특히 배영준의 음악과 함께 발송되는 라이너 노트는 작곡의 포인트, 사용된 악기, 만들어진 맥락 등을 설명하면서 수용자의 음악적 이해를 보완하고 지적 흥미를 자극하기도 한다. 트위터라는 공적이면서 사적인 매체로 창작자와 수용자가 연결되고, 둘은 보다 직접적인 관계도 맺을 수 있다. 디지털 환경에서 음악가와 수용자의 관계가 재정립되고 있다는 생각도 들 만하다.

어떤 사람들은 창작이 ‘어느날 갑자기, 영감에 의해’ 이뤄진다고 생각할 지 모른다. 그러나 실제로 많은 창작자들이 밝히는 바, 창작은 꾸준하고 성실한 노력의 결과다. 윤종신과 배영준은 수용자들에게 창작 과정을 공개함으로서 창작자의 지위를 유지하고, 한편 성실함을 담보로 컨텐츠의 지속성을 관리할 수 있게 된다. 특히 [G-Qoo Selection]은 1인 미디어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배영준을 독자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만들기도 한다. 게다가 곡의 완성도나 완결성과는 무관하게 ‘창작의 과정’ 자체가 컨텐츠가 되고, 그 컨텐츠가 곧 마케팅이 되는 방식은, 웹 2.0 환경에서 수 차례의 베타 버전으로 완성되는 인터넷 서비스들을 환기시킨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수용자들과 강한 유대감을 만들고, 결과적으로 기존과 상당히 다른 방식의 커뮤니케이션을 해나가는 것. 다소 비약하자면, 이런 맥락에 놓인 창작물이 인터넷 서비스와 과연 무엇으로/어떻게 구분될 수 있는지 반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G-Qoo Selection]은 효율적인 생산/창작을 위한 장치로도 기능한다. 장기적이고 반복적인 프로젝트를 통해 음악가는 자원(녹음실, 세션 혹은 공동 작업자)을 수시로 활용할 수 있고, 또한 공개적인 선언을 통해 창작의 모티브를 ‘자발적 강제’로 묶어놓으며(공개적인 약속은 곧 계약의 기능을 한다) 계속해서 이런 저런 실험을 해나갈 수 있는 토대로 삼는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실험과 연습이 모두 가능해지는데, 배영준이 오랜 경력의 프로 뮤지션이라는 점에서 보통의 ‘습작 데모’와도 차별된다. 또한 [G-Qoo Selection]은 기존에 몇몇 음악가들이 mp3를 홈페이지에 무료 공개하던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웹 환경이 점차 ‘소셜(social)’로 기울면서, 음악 창작에도 이런 흐름이 직간접적으로 반영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이것이 음악(창작)의 미래라고 말할 순 없다. 윤종신이나 배영준처럼 ‘대중적인 창작자’에 국한된 사례일 수도 있다. 어떤 경우엔 소량의 음반을 제작해 공연장에서 직접 파는 게 더 유용하거나, usb를 매체로 음악을 유통하는 게 더 효과적일 지 모른다. 혹자는 이 모든 아이디어와 실천이 오히려 창작자를 더욱 피로하게 만든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배영준의 [G-Qoo Selection]은 창작과 소통에 있어 어쨌든 새로운 방식이고, 오픈 소스의 플랫폼과 툴, SNS가 존재하지 않았을 때에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하고 불필요했을 시도기도 하다. 무엇보다 이를 통해 누군가 또 다른 영감을 얻게 될 게 분명한데, 내가 주목하고 싶은 것은 가상 공간이 실제 세계와 더욱 밀착되는 21세기의 라이프 스타일이 음악 창작과 소비, 시장과 산업 등과 관계하고 교차되는 지점이다. 그를 추적하기 위해선 분명히, 더 복잡한 지도가 필요할 것이다. | 차우진 [email protected]

 

info. [G-Qoo Selection] 사운드클라우드: http://soundcloud.com/g-qoo-selection
          배영준 트위터: https://twitter.com/#!/labourclass

One Response

  1. Flood Plus

    잘 읽었습니다.
    배영준 이 양반은 더블유앤웨일 정규음반 안 만들고 뭐하는건가요(웃음) 
    농담이고 윤종신, 배영준 두 분의 지속적인 흥미로운 작업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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