냅스터 측은 5월 26일, 닥터 드레가 요구한 ‘불법 사용자’ 230,142명에 대해 서비스를 차단했다. 닥터 드레 측은 5월 셋째 주 냅스터를 이용하여 그의 노래를 불법적으로 다운로드한 이용자의 ID 239,642개를 냅스터 측에 전달하며 이들에 대한 서비스를 중단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와 같은 조치는 지난 10일 메탈리카가 제출한 335,435개의 ID 중에서 317,377개의 ID에 대한 서비스를 중단한 데 이어 두 번째이다.

냅스터의 입장은 이와 같은 ‘발빠른’ 조치를 취함으로써 앞으로 맞이할지도 모르는 법적인 부담을 줄여보자는 것이다. 한편 냅스터는 회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서비스를 부당하게 차단당한 경우에 취할 조치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냅스터는 1998년의 디지틀 밀레니엄 저작권법(DMCA) 상의 예외 조항(‘safe harbor’)을 근거로 서비스를 유지하고자 했다. 이 조항에 따르면 서비스 제공자는 사용자의 행위로 인해 법적인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연방법원은 예비판결에서 냅스터 건이 이 조항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냅스터 측은 논리가 벽에 부딪히자 VCR이 불법 복제를 위해 만들어진 기계가 아니듯 냅스터도 불법 다운로드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소프트웨어가 아니라는 주장으로 나아갔다. 냅스터 자체는 음악 파일을 복제하지도 저장하지도 않으면서 단지 사용자간의 연결만을 가능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RIAA(미국 음반산업협회)는 냅스터가 “음악 해적행위를 위한 온라인 바자”이며 저작권을 심각하게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고소한 바 있다. 냅스터의 주장은 1984년 소니와 유니버설 스튜디오 간의 소송에 대한 판결(이른바 ‘베타맥스 변호’)에 기댄 것이지만, 저작권 침해를 막기 위한 충분한 노력을 경주했다고 드러나지 않는 한 크게 설득력을 가지기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다. 냅스터의 서비스 차단 조치는 이와 같은 논리를 펴기 위한 근거를 마련하려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서비스 차단으로 인해 닥터 드레와 메탈리카가 오히려 곤란한 처지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팬들로부터 밀어닥치는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 메탈리카는 냅스터를 고소한 후 인터넷 게시판에 밴드를 비난하는 글이 밀어닥치고 심지어 공식 웹사이트가 해킹당하는 일이 벌어지자 적지 않게 당황했다.

설상가상으로 개별 냅스터 사용자가 이의를 제기할 경우 이들의 냅스터 사용을 막지 못하는 상황이다. 왜냐하면 서비스 중단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이들의 이의 제기에 대해 각각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 한 이들의 사용을 허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메탈리카가 금지를 요구한 ID에 대한 냅스터의 서비스 중단 이후 30,000여명이 이의를 제기했으며, 메탈리카 측은 소송 비용 측면에서 볼 때 각각에 대해 조치를 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소송을 포기할 입장이다.

닥터 드레 측은 이런 반응을 보고 서비스 차단 대신 그의 노래 전곡에 대한 불법 거래를 막아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냅스터 측은 음악 파일이 사용자간에 자율적으로 오가는 것이기 때문에 냅스터가 삭제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고 주장하고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서비스 차단이라는 조치를 취했다고 전한다.

메탈리카 측의 변호사는 이들이 위증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냅스터가 이들의 위증을 부추겨서 법을 모독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냅스터는 이의를 주장하는 이용자들에게 그들의 주장이 거짓이라면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경고문을 게시했다.

한편 법정 공방과는 별개로 서비스 차단 조치는 실효를 잃고 있다. 냅스터 사용자들은 메탈리카의 요구에 의해 서비스가 차단되자 이러한 차단장치를 우회하여 재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다. 냅스터 측에서는 사용이 금지된 사용자가 새로운 ID로 가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새로운 버전의 소프트웨어를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이 금새 게시된 것이다. 몇 달 전 각 대학에서 냅스터를 차단하는 조치를 취하자 이를 피하여 냅스터를 사용하는 방법이 웹사이트에 자세히 게시되었던 것처럼 말이다. 20000530 | 이정엽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