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1024111525-한영애5집

한영애 – 난다 난다 난·다 – 신촌뮤직, 1999

 

 

한영애. 목소리의 표정만으로 청중을 단숨에 사로잡을 수 있는, 파워라면 당대의 어느 누구에게 뒤지지 않는 보컬리스트. 아마도 이에 대해 자신있게 고개를 저을 수 있는 사람은 그다지 없을 것이다.

자신의 목소리를 온전하게 내뱉지 못했던 해바라기(“모두가 사랑이예요”의 남성 듀오가 아닌 이정선 주도의 4인조 혼성그룹), 신촌 블루스, 그리고 4장의 솔로 앨범에서 보이는 한영애의 궤적은 노래만 잘하는 사람이 그릴 수 있는 것이 아니었으며, 80년대 중반 한 지류를 형성한 언더그라운드(또는 언더브로드캐스트) 진영에서도 한영애의 존재감은 특출난 구석이 있었다.

그리고 이정선, 윤명운, 김수철, 유재하, 엄인호, 한돌 등 여러 동료들의 지원을 받아 완성된 지난 음반들이 결국 한영애라는 고유명사로 귀속된 사실은 그녀를 특출난 보이스 칼라의 소유자로 깍아내리려는 이들의 의중을 혼란하게 한다(이는 목소리의 개성만으로는 그녀 못지않던 이광조가 상반된 결과를 낳은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여전히 ‘가수’가 아닌 ‘뮤지션’으로서의 자의식에 대한 의심은 완전히 해결되지 않는다. 물론 싱어송라이터만이 온전한 뮤지션쉽을 획득할 자격을 갖지는 않으며(여전히 성성히 활동하는 마돈나를 보라), 한영애 자신 또한 스스로 좋은 곡을 만들 능력의 부재를 인정하지만 싱어송라이터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지 않는다.

“누구없소”와 같은 히트곡을 배출한 2집보다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한 (어떤날의 이병우가 프로듀서를 맡은) 4집에 관심이 가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여전히 포크, 블루스, 록의 영역이 혼재되어 있고, 동료들의 도움을 받은 음반이지만 한영애의 4집은 개별곡들이 음반의 균형을 깨뜨리지 않는 일관된 흐름을 내재했고, 그래서 한영애의 차기작이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게 만드는 ‘한영애의 음반’이었다.

그리고 지금의 [난다 난다 난·다]. 3집에 참여했던 신윤철과 한상원 정원영 밴드의 강호정을 투톱으로 내세운 [난다 난다 난·다]는 대중음악의 새로운 에너지를 수용하는데 적극적인 한영애의 신작다운 면모를 갖추고 있다. “난다(飛上口)”, “야화”, 4집에 실렸던 “감사의 마음” 등의 테크노, “따라가면 좋겠네”의 레게에의 접근은 무난하며 “섬아이”, “꽃신 속의 바다”, “봄날은 간다” 등의 리메이크 또한 진부하지 않다. 목소리의 깊이는 여전하며 개별곡의 완성도 또한 전작들에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무언가 빠져있다는 느낌이 지워지지 않는다. 새로운 형식의 시도가 이전과 다른 감성을 형성하지 않는다는 사실은(한영애의 음반이 무난한 것으로 만족할 수 없다는 과다한 욕심 때문일 수 있지만) 뮤지션으로서 진행형인 모습을 보길 원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19990815 | 김민규 [email protected]

[weiv plus] 신현준: “자연친화적 포크를 거쳐 탈속적이고 범신론적인 테크노스피리추얼리즘으로”

6/10

수록곡 (* = 추천곡)
1. 난다 *
2. 섬아이
3. 따라가면 좋겠네 *
4. 꽃신 속의 바다
5. 문
6. 봄날은 간다
7. 야화(夜花)
8. 무엇을 하나
9. 감사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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