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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2006년 2월 27일
장소 및 시간: 클럽 <빵> 근처 카페, PM 8:00 – AM 10:00
질문 및 정리: 김태서
사진: 김태서
음악: 아마츄어 증폭기

우선 인터뷰 내용에 앞서 양해의 글을 써두어야 할 것 같다. 1인밴드 아마츄어 증폭기의 한받과의 인터뷰는 이 글이 올라가는 시점에서 약 40일 전에 이루어졌다. 그 사이 한받은 자체주문만으로 판매되던 아마츄어 증폭기 3집 앨범 [소년중앙](2006)의 유통망을 찾았고, [핑퐁사운드]의 폐업과 함께 공중에 떠버린 [극좌표(極座標)](2004, 이하 [극좌표])의 권리 또한 되찾았다. 이러한 일들이 벌어지기 전 제 때에 이 글이 올라갔다면, 독자들에게나 한받에게 훨씬 직접적이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반성이 있다. 하지만 이미 여러 사건이 일단락된 현재에도 이 글이 갖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받은 자신의 음악이 여러 사람에게 들리기를 원하지 않지만 레이블의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지원을 바라고 있으며, 한국 인디씬이 1990년대의 그림자로부터 벗어나야 함을 지적하면서도 자신 역시 그러한 지점에 서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이 인터뷰가 작성되어 선보이는 지금 이 시점에서도 한받에게 여전히 큰 고민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 글이 독자들에게, 그간 그저 재치 있는 키치음악 정도로 받아들여졌을지도 모를 아마츄어 증폭기의 음악들이 어떠한 과정과 고민을 통해 만들어졌는지에 대해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리라고 생각한다. 약간은 두서없지만(이는 어디까지나 인터뷰어인 필자의 역량부족이다) 이 글을 통해 현재 인디씬의 한 단면, 그리고 아마츄어 증폭기라는 뮤지션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음악을 ‘마음껏’ 링크해도 좋다고 허락한 한받씨에게 감사 말씀을 드린다.

[weiv]: 우선 뻔한 질문이지만, [weiv] 독자 여러분께 인사말씀 부탁드립니다.
한받: 반갑습니다. 저도 매일 클릭하는 [weiv]이지만, 이렇게 인터뷰로 찾아뵙게 돼서 영광입니다. 저도 많이 찌질하니까(웃음), 잘 부탁드립니다.

[weiv]: 언제, 어떤 계기로 대구에서 서울로 올라오게 됐습니까?
한받: 10년만에 대학을 졸업하고 원래는 취직을 하려고 했습니다. 고향에서는 취직이 잘 안되고 그래서 직장을 구하러 서울에 올라오게 됐죠. 그러다가 클럽 <빵>에서 오디션을 보고 뮤지션으로 활동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weiv]: 음악은 어떤 계기로 시작하셨나요?
한받: 맨 처음에는 제가 만든 단편영화에 사용할 음악을 직접 만들려는 의도로 기타를 잡게 됐어요. 그때는 코드도 모르는 상태에서 그냥 막 기타를 쳤죠. 그러다가 2000년에 중국으로 ‘도망’을 갔는데, 상해에서 기타 한 대를 사서는 기타를 치고 노래를 하면서 전전하다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죠. 그 뒤부터 계속 노래를 만들면서 스스로를 위안하게 됐습니다. 그러다보니까 어느 순간에 ‘아마츄어 증폭기’라는 이름이 떠올랐어요.
지금도 기타코드는 알지 못하고, 앞으로 알고 싶은 생각도 없습니다.

[weiv]: 아마츄어 증폭기를 떠올리면, 우선 ‘로-파이(lo-fi)’ 사운드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앨범작업을 어떻게 진행하셨는지 궁금합니다.
한받: 제가 석 장의 앨범을 작업했는데, 첫 번째 앨범 [29세의 자위대(2/9/Y/O/M/C/)](2003, 이하 [29세의 자위대])는 집에 있는 컴퓨터와 ‘DDClip’이라는 믹싱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헤드셋 마이크(headset mic)로 클래식 기타를 연주하며 녹음했습니다.
2집 앨범 [극좌표]는 [핑퐁사운드] 스튜디오에서 작업을 했는데 스튜디오 장비로 제작한 건 아니었고요, 1집 작업 때 쓰던 PC를 가져가서 작업했습니다. 마이크는 헤드셋 마이크보다는 좀 더 나은 것을 사용했죠. 스튜디오에 준비된 여러 마이크 중 하나였습니다. 믹싱 프로그램은 똑같이 DDClip을 사용했습니다. [29세의 자위대]에서는 여러 가지 필터 효과를 줬었는데, [극좌표]는 필터효과를 쓰지 않고 ‘더블링(doubling, 여러 트랙을 겹치는 방식)’으로만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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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인형(당신은 공중에서 내려오지 마라)”, [29세의 자위대]

[weiv]: 그럼 보통 몇 트랙 정도를 녹음에 사용하셨나요?
한받: 경우에 따라 다른데, 많은 경우에는 열 트랙이 넘었죠. DDClip이 너무나 쓰기 편리한 프로그램이라서 작업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3집([소년중앙]) 앨범은 별로 생각하고 있지 않았어요. 원래는 당연히 [핑퐁사운드]에서 앨범이 발매되는 거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핑퐁사운드]가 문을 닫게 되면서 걱정을 많이 했죠. 또 계속 윈도우 PC로 작업을 하다 직장에서 맥을 접하게 되면서, 컴퓨터를 맥으로 바꾸게 됐습니다. 그런데 제가 맥과 친하지를 못해서 적응하는데 또 시간이 걸렸던 것 같아요. 작년 12월 즘에 ‘거라지 밴드(garage band, 맥에서 사용하는 초보자용 음악 프로그램)’라는 프로그램을 구해서 자취방에서 1집 앨범과 비슷한 방식으로 녹음을 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1집 앨범보다는 음질에 있어서 많은 발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weiv]: [극좌표]를 들어보면 노이즈가 굉장히 심하고, [소년중앙]의 경우에도 그만큼은 아니지만 소리가 굉장히 ‘헐겁게’ 들립니다. 의도적으로 빈티지 사운드를 유도한 건가요?
한받: 그런 의도가 있었죠. 그런데 사운드보다는 노래를 통해 무엇을 얘기할 것인가에 대해 좀 더 집착하는 편이라서요. 사운드에 대해서 조금 심하다 싶을 정도로 신경을 안 쓴 앨범이 [극좌표]였죠. 생(生)연주는 클래식 기타 연주만 제가 한 거고, 3집에서는 최초로 마스터 키보드를 거라지 밴드와 연동 시켰습니다.

[weiv]: 이번 앨범을 들어보면 기타 사운드가 리듬과 주법에 있어서는 큰 변화 없이 코드만 조금씩 바꾸는 식으로 작업을 하신 것 같더군요. [극좌표]에 비해 훨씬 ‘축약적’이라는 느낌도 있고요.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한받: 특별히 이유가 있었던 것 같진 않고, 그냥 작업을 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그냥 제가 고정된 주법을 선호하는 것 같아요.

[weiv]: 제작은 어느 정도 기간이 걸렸나요?
한받: [소년중앙]의 경우 아무런 생각 없이 기존 작업곡들을 하나씩 녹음하며 작업을 했습니다. 전체 45일 정도 걸렸던 것 같고요, 전부 30곡 정도를 녹음했는데, 그 중에서 약 반 정도를 앨범에 수록하게 됐습니다. (주: 앨범에 실리지 않은 곡 중 “디드로”는 따로 싱글 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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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드로”, [디드로]

[weiv]: 한받씨의 블로그(http://blog.naver.com/walkwithme)에 들어가 보면, 자신의 음악에 대한 생각을 밝힌 글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글들을 통해 미루어 보건데 아마추어 증폭기의 음악은 상당한 고민을 거쳐 나온 결과물인 것 같습니다. 유추해 보건데 아마추어 증폭기의 음악은 이러한 과정을 거쳐 부수적인 요소들을 전부 제외한, ‘뼈대’만을 남긴 음악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이러한 고민의 결과물이 그 단순한 형태와 일반적이지 않은 접근방식으로 인해 ‘키치’ 혹은 ‘넌센스’로 받아들여질 위험 역시 큰 것 같습니다. 자신의 음악을 전달하는데 있어, 이러한 점에 대한 고민 혹은 불만은 없는지요?
한받: 그런 것은 없습니다. 작업에 대해 여러 가지 반응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거기에 대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는 것 같네요. 앞에서 말씀하셨지만, [극좌표]를 만들면서 저 역시 ‘해골’을 드러내는 음반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당시 부수적인 요소를 모두 빼버린, 1분 혹은 2분 내외의 펑크곡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극좌표]가 해골이라면, [소년중앙]의 경우는 (여러가지 헝겊을 이어붙여 만들고, 표면도 매끄럽지 않으면서 이음새도 그대로 드러나는) ‘헝겊인형’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작업한 음반이죠.
거기에 대해서 ‘와 특이하다’ 하는 분들도 있고, 또 ‘보기 싫다’는 분들도 있고요. 또 ‘완성이 덜 된 음악’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거기에 대해서는 ‘당신은 그렇게 아마츄어 증폭기의 음악을 소비하는구나’라고 받아들일 문제라고 봅니다. 또 제가 의도적으로 그런 장치를 한 부분도 있고요. 제 음악의 청자층을 약간 제한하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weiv]: [소년중앙] 판매에 관한 질문을 해보죠. 현재 레코드점 판매를 하지 않고 홍대 앞 놀이터 앞에서 판매를 하거나 개인주문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좀 더 효율적인 유통방식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않으셨나요?
한받: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일단 시간상으로도 문제가 많으니까요. (혼자 힘으로) 앨범 한 장을 찍어내는데 30분 정도 걸립니다. 레이블에 소속되지 않은 상태에서 미리 음반을 찍어내서 레코드점에 유통시키기에는 너무 시간이 많이 걸리죠.

[weiv]: 그렇다면 레코드점을 거치지 않고 앨범을 판매하는 이유가 앨범제작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는 것 외에는 없는 건가요?
한받: 일단은 어떤 레이블에서도 연락이 없고, 또 제가 가고 싶은 레이블도 없어서 저 혼자 작업을 하게 된 거죠. 그런데 이렇게 혼자 (유통을) 하다 보니까 제가 모르는 곳에서 제 음악이 나오는 위험이 많이 사라진 것 같습니다. (주: 이는 인터뷰가 이루어진 당시의 상황으로, 현재에는 [향뮤직]을 통해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다)

[weiv]: 아, 그런 점에 대한 부담이 있나요? 이를테면 개인 홈페이지나 블로그에 음악을 걸어 놓는다든지…
한받: 예, 특히 [싸이월드] 배경음악으로 쓰이는데 상당한 불편함을 느끼죠. (현재 [극좌표]의 곡들이 [싸이월드]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소년중앙]이 사람들이 많이 있는 곳에서 들려지지 않는다는 점이 상당히 통쾌합니다.

[weiv]: ‘자신의 음악을 많은 사람들이 듣는 것’에 특별히 거부감을 갖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한받: 일단은 제 노래가 별로 좋지 않다는 생각이 있죠. 별스럽지 않은 노래들을 왜 계속 듣는지 이유를 잘 모르겠기도 하고요. 저 같은 경우는 스스로 아마추어 증폭기의 팬이기 때문에 제 노래를 듣습니다만…

[weiv]: 하지만 그렇게 아마추어 증폭기의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결국 아마추어 증폭기의 ‘팬’일 수도 있는 것 아닌가요?
한받: 그런 분들은 이 길고 험난한 길을 뚫고 제 앨범을 구입해 주시리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weiv]: 이 점에 대해서 길게 말을 하는 이유는, 저 자신이 아마추어 증폭기를 알게 된 계기가 게시판 링크를 통해서였기 때문입니다. 사실 자신을 알릴 기회가 거의 없는 인디 뮤지션의 경우, 인터넷 음원링크를 통해 자신의 음악을 좀 더 손쉽게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다는 것이 이를테면 ‘정론’ 아닌가요?
한받: 예, 그것이 정론이죠. 그런데 저는 약간 꼬인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제 곡들 중에 야동에 대한 내용이 많은데요. 그런 저 자신의 개인적인 치부에 대해 드러내는 노래들이 불특정 다수에게 전달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습니다.

[weiv]: 그렇다면 굉장히 개인적인 측면에서 작업을 하시는 거군요, 그러니까 자신을 자신의 창작물에 대한 유일한 감상자로 설정하는 식의…
한받: 예, 그렇죠.

[weiv]: 그렇다면 ‘노래를 만드는 것’과 그 노래를 ‘판매하는 것’ 사이의 괴리가 있지 않을까요?
한받: 물론 그런 점이 있죠. 하지만 반드시 그 둘이 상충되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소년중앙]을 만들면서 생각한 것은 ‘만 원짜리’를 만든다는 거였습니다. 일반적인 음반 값이라기보다는 만 원짜리의 노래들 모음. 그만큼의 값어치를 가지는 성실한 음반을 만들자는 거였습니다.
사실 [극좌표]의 경우에는 상당한 야심을 갖고 만든 음반이었어요. 지금도 향후 그런 음반이 나오기 쉽지 않으리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소년중앙]의 경우에는 어깨에 힘을 많이 빼고 만든 음반이었던 것 같습니다.

[weiv]: 지금 하신 말씀과 통하는 질문일지 모르겠네요. [극좌표]의 경우 상당히 내러티브가 뚜렷한 음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소년중앙]은 그에 비해 훨씬 ‘파편적’이라는 느낌이 들더군요. 곡명과 곡의 매치도 잘 되지 않고, 가사에 있어서도 [극좌표]가 ‘스토리텔링’이라면 [소년중앙]은 (가치판단을 떠나) ‘시적’이랄까요. 아니면 주절대는 느낌이기도 했고요.
한받: 제대로 보신 것 같습니다. 사실 [소년중앙]이란 타이틀도 처음부터 정해진 게 아니라 작업을 하면서 고민 끝에 결정한 타이틀이었어요. 그만큼 틀이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작업한 앨범인 것 같습니다.

[weiv]: ‘맥락 없이 모아놓은 연재만화 모음집’인 [소년중앙]을 앨범명으로 선택한 것도 이런 감상에 일조한 것 같습니다.
한받: 그런데 사실 잡지 [소년중앙]을 염두에 두고 타이틀로 정한 건 아니었어요. (그 단어를 떠올렸을 때) 어감 자체가 마음에 들었고, 또 앨범이 ‘소년의 중앙에서 소용돌이치는 노래들’이란 느낌이 들어서 그렇게 정한 거였죠.
[극좌표] 이후에 노래를 엄청나게 많이 만들었어요. 원래 노래를 쉽게쉽게 만들어 부르는 편이니까요. 그 (앨범제작을 위한 녹음작업의) 결과물들 중에서 하나로 수렴된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모아 앨범으로 만든 거죠.

[weiv]: [극좌표]는 구어체 사투리를 적극 활용한 앨범이었습니다. 그런데 새 앨범에서는 이러한 사투리 활용이 많이 줄어들고 심지어는 영어가사까지 등장하더군요.
한받: 그거는 서울 생활이 오래 됐으니까요. 그리고 요즘 해외진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중이기 때문 아닐까요? (웃음) 사실 영어가사는 이전에도 많이 있었어요. 단지 발표하지 않았던 것 뿐이죠.

[weiv]: 이런 질문을 드린 까닭은 [극좌표]의 정서가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홍대 인디씬’의 그것과는 매우 달랐기 때문인데요. 보컬 때문에 선입견을 갖게 된 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갓 상경한 지방 사람의 서울에서의 ‘고립감’이 느껴진달까요. 하지만 [소년중앙]은 그런 부분이 여전히 남아있지만, 또 홍대씬의 분위기를 흡수한 점 또한 있는 것 같습니다. 이곳(홍대)에서의 생활이 한받씨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나요?
한받: 우선 [극좌표]는 무척 막나가는 앨범이었습니다. 스스로도 신념을 갖고 하고 싶은대로 해보자는 느낌으로 작업한 앨범이었죠. 그 앨범이 [핑퐁사운드]를 통해 발매가 됐는데, 그 후 갑자기 [핑퐁사운드]가 도산해 버렸죠. 그 때 충격이 엄청났어요. 그 충격으로 넘어져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만든 앨범이 [소년중앙]입니다. 이 앨범에 그때 받은 상처와 충격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weiv]: 그때의 정황을 조금 더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한받: 전 당시에 [핑퐁사운드]가 도산했다는 사실도 몰랐어요. 앨범을 만들 준비도 전혀 돼있지 않았고요. 그런데 주변에서 [핑퐁사운드]가 문을 닫았다는 말들이 들리더군요. 굉장히 불안하고 우울했죠. 그래서 레이블 쪽에 연락을 해봤는데 연락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나중에 알고 보니 [극좌표]를 비롯한 ([핑퐁사운드]에서 작업한 곡들의) 모든 권리가 모 밴드에게 전부 넘어갔더군요. 현재 그 밴드 관계자분과 얘기를 해서 권리에 대한 조율을 하기로 해놓은 상태입니다. (주: 현재 쌍방간의 원만한 합의가 이루어져 한받씨는 [핑퐁사운드] 시절의 작업곡들에 대한 권리를 찾은 상태이다.)

[weiv]: 관련된 얘기를 좀 더 해보죠. 2000년대 들어 홈레코딩 기술이 발달하면서 자가제작 앨범들이 무척 많이 발매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이 씬의 양적 팽창, 그리고 뮤지션들의 레코딩 기술에 대한 이해력 향상 등의 순기능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한편으로는 뮤지션들의 구심점이 되어주는 ‘레이블’이 사라지는 사실에 대한 증거가 되지 않나도 생각합니다. 그만큼 레이블이 뮤지션들의 구심점이 되어주지 못했다고 볼 수도 있을 테고요. 한받씨가 생각하는 레이블과 뮤지션의 이상적인 관계는 무엇일까요?
한받: 일단은 제가 (레이블 측에) 기대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사실 레이블이란 곳이 기반이 잡힌 회사라기보다는 그곳 또한 ‘커뮤니티’의 성격이 강하더군요. 저는 [극좌표]를 발표하면서 [핑퐁사운드]를 통해 체계적인 홍보활동이나 마케팅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착각을 했죠. 그런 점에서 상업적인 마인드가 이쪽에 들어오는 것이 오히려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습니다. 체계적으로 뮤지션에 대한 지원을 해줄 수 있는… 물론 그렇게 되면 저 같은 아마추어 가수가 설 자리는 더 좁아질 수도 있겠지만, 세상에는 싸이코 같은 사람도 많으니까요. (웃음)

[weiv]: 요즘도 (홍대 앞) 놀이터에서 공연을 하면서 앨범을 파나요?
한받: 놀이터 판매는 이벤트성이었습니다. ’12월 13일 14시 15분 16초’에 판매를 개시한다는 의미가 있었죠. 낭만적인 의미가 강한 이벤트였어요. 실제로 해보면 그렇게 낭만적이지는 않지만, 앨범을 사러 오신 분들과 대화도 하고 노래도 한곡 들려드리는 식으로요. 그러면서 제가 그분들한테 많은 감화를 받기도 했습니다.

[weiv]: 가사는 주로 어떤 상황, 어떤 상태에서 쓰게 되나요?
한받: 주로 아무 일도 안하고 쉬면서 기타를 치다보면 갑자기 가사가 떠오르는 경우가 많죠.

[weiv]: [극좌표]의 “황홀경”은 어떤 상황에서 쓴 겁니까? 앨범 내에서 이 곡의 정서는 상당히 튀는 것 같던데요. 다른 곡들의 가사가 스탠다드 팝송의 분위기나 혹은 아예 키치적인 방식으로 빠져버린다면, “황홀경”의 경우는 훨씬 개인적이고 ‘서늘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한받: 그 곡도 ‘그냥’ 나온 곡이었어요. 당시 낮에는 일하고 밤에 스튜디오에 나가 작업을 하는 생활이었는데, 녹음을 하던 중에 즉흥적으로 만들어진 곡이죠. 뭐랄까… 다른 곡들에 비해 ‘진솔한’ 감정이 느껴지는 곡이라는 생각은 들었어요. 그 곡을 완성해놓고 옆 방에서 그 곡을 틀어놓은 채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약간 ‘시인과 촌장’의 느낌이 나는 것도 같더라고요.

“황홀경”, [극좌표]

[weiv]: 아마츄어 증폭기의 곡들은 대체로 기타 1번 줄(제일 높은음을 내는) 개방현을 ‘도(do)’로 두고 다장조 연주를 하면 멜로디를 따는 게 가능하더군요. 이건 의도된 건가요?
한받: 아, 그런가요? 그건 저도 몰랐네요. 그건 의도한 게 아니고요, 곡을 쓰면서 의도한 거라면 기타의 위에 세 번째 플랫까지만 손가락으로 짚어서 연주가 가능한 곡을 만드는 겁니다. 그 안에서 기준을 잡아 노는 것에 대해 흥미를 갖고 있죠.

[weiv]: 그럼 앞으로도 죽 위에서 말씀하신 방향으로 작업을 진행할 건가요?
한받: 그건 언제든지 변할 수 있는 부분인 것 같아요. 장르라든가, 혹은 테크닉 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얼마든지 변화가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기타의 세 플랫까지로 곡을 연주한다는 전제는 변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작업 중인 일렉트로니카 계열의 곡들이 있죠. 그런 곡들도 공연에서 연주할 때는 통기타만 가지고 하고 있어요. 음반과 공연 사이에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다고 생각하고, 공연에서 기타에 기반을 둔 연주를 항상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weiv]: 모 [weiv] 필자가 2004년도 연말결산에 [극좌표]에 대해 언급하면서 “클래식 기타 한대만으로 (의도적으로) 피쉬만즈(Fishmans)와 같은 효과를 냈다”고 언급을 했었는데, 실제로 피쉬만즈의 영향을 받은 부분이 있나요?
한받: 피쉬만즈는 참 좋아하는 밴드죠. “공원” 같은 곡은 완전히 피시만즈 풍의 코드를 사용한 곡이에요. 하지만 [극좌표] 전체에 걸쳐 ‘의도적으로 피쉬만즈를 노린’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냥 영향받은 트랙이 하나 있는거죠.

“공원”, [극좌표]

[weiv]: 좋아하는, 혹은 영향을 받은 뮤지션은 누가 있나요?
한받: 우선 ‘강병철과 삼태기’를 가장 좋아합니다. 그리고 펫 샵 보이스(Pet Shop Boys)는 제 고등학교 때부터 우상이었고요. 그리고 스트레인지러브(Strangelove), 피쉬만즈를 좋아합니다. 이 밴드들이 제 4대천왕이죠.

[weiv]: 지금 말씀하신 뮤지션들을 보면 의외로 포크 뮤지션은 없네요?
한받: 예, 포크 음악은 그리 좋아하진 않습니다.

[weiv]: [소년중앙]에 수록된 “유부남 이퀄라이저”는 심벌 소리가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가사와도 상당한 조응을 이루는 것 같고요. 그런데 컴퓨터 스피커로 이 곡을 들었을 때와 mp3 플레이어로 들었을 때 사이에 심벌볼륨에 상당한 차이가 있더군요. 원래 곡을 압도할 목적으로 심벌즈를 삽입한 건가요?
한받: 예, 그 곡은 심벌즈가 곡을 압도하는 형태로 삽입된 게 맞습니다. 제가 원래 심벌 사운드에 대한 로망이 있어요. “유부남 이퀄라이저”는 소심하면서도 울분에 차 있는 곡이죠. 그런 느낌을 심벌즈가 상당히 적절하게 표현해낸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심벌 소리가 훨씬 더 컸어요. 오히려 작업을 하면서 사운드를 많이 줄인 경우죠. 유부남 이퀄라이저는 제목도 멋지지 않나요?

“유부남 이퀄라이저”, [소년중앙]

[weiv]: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곡과 제목의 일치가 잘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첫 곡 “캐논”은 무슨 의미인가요?
한받: “캐논”은 ‘정전(正傳)’, ‘전기(傳記)’란 의미예요. 그렇게 보시면 곡과 조금 매치가 될 것 같습니다.

[weiv]: 상당히 공연을 자주 갖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아마츄어 증폭기로서 공연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있는지, 혹은 공연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해 말씀해 주시죠.
한받: 일단은 김광석의 ‘공연 1000회 돌파’를 저도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습니다. 공연이 제게 주는 의미는 공연을 통해 저 자신이 단련되는 느낌을 받는 것이고요. 저는 음반과 공연은 별개의 것이라고 생각해요. 음반은 하나의 ‘기념물(monument)’이죠.

[weiv]: 그렇다면 한받씨에겐 음반보다는 공연이 더 중요하고 자신의 음악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수단이라는 말씀인가요?
한받: 그렇다기보다는, 노래가 저장되는 방식 중에 하나로서 음반을 생각한다는 의미에 더 가까운 것 같아요. 가장 중요한 것은 아마츄어 증폭기로서 만들어내는 노래들이죠.

[weiv]: 잠깐 한받씨의 블로그 얘기를 해보죠. 블로그에 보면 홍대 인디씬의 계보를 정리하는 코너가 있더군요. 개인으로서는 정말 하기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이런 작업을 하는 이유는 어떤 건가요?
한받: 일단 그 메뉴는 현재 업데이트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 메뉴를 만들게 된 이유는 제가 이 씬에 대해 애정을 갖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드럭>이 문을 열고 인디 1세대 밴드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을 때, 저 자신이 관객으로서 진심으로 그 바닥에 투사(投射)를 했습니다. 몇 번씩 대구에서 서울까지 공연을 보러가곤 했죠. 그러면서 이 바닥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작업을 시작한 겁니다.

[weiv]: 그런데 홍대 씬에서 활동하는 밴드들이 이런 식으로 계보를 만들고 분류할 만큼의 연대감 혹은 구심력이 있나요? 어떤 점에서는 ‘참 보답 받지 못할 애정을 투사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거든요.
한받: 제가 애정을 갖고 시작한 작업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후회는 없습니다. 그 작업을 하다보니까 ‘자신이 가진 취향은 별로 중요하지 않구나’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냥 이 곳에서 연주를 하고 있다는 사실만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자신의 취향에 대한 맹신을 버리고 연합전선을 구축해서 공연에 대한 수익의 공평한 분배를 이루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weiv]: 뻔하고 암담한 질문이지만, 사실 음악에 대한 애정만 갖고 투신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 이 곳 홍대 앞이잖습니까. 생계는 어떻게 유지하시나요?
한받: 사실 생활하기가 쉽지 않죠. 제 경우에는 학교에 나갑니다. 영화학교에서 조교로 일하고 있죠.

[weiv]: 그러고보니 게시판에 “김추자는 영원하다”라는 영상이 올라왔었죠. 어떤 계기로 영상으로까지 제작을 하게 됐나요?
한받: 원래 “김추자는 영원하다”는 [소년중앙]을 제작하던 시기에 만들어진 곡입니다. 그랬다가 앨범에서는 빠지게 된 곡인데요. <살롱바다비>에서 제 영화를 상영하는 기획전이 있었어요. 거기에 출품을 할 최근 작업이 모자라서 급조한 영상이었죠. 그래서 상영을 하게 됐는데, 그걸 어떻게 알고 김추자씨의 매니저 분이 연락이 하셨어요. 그래서 (김추자씨가) 그걸 보고 싶다고 하는데 사실 노래가 김추자씨랑 관련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래도 보고 싶다길래 [YouTube]에 올리게 된 거예요. 그런데 올리고 나니까 더 이상 연락이 없더라고요. (웃음)


“김추자는 영원하다” M/V

[weiv]: [소년중앙]에 대한 얘기를 좀 더 해보죠. 저는 개인적으로 [소년중앙]보다는 [극좌표]가 좀 더 의도한 바를 잘 드러내는 음반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식의 비교가 기분 상하실지도 모르겠지만, [극좌표]의 경우는 좀 더 구성면에 있어 탄탄하다는 생각이 드는 반면 [소년중앙]은 조금 중구난방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있고요. [극좌표]의 “선원” 같은 곡은 단촐한 어쿠스틱 트랙들 사이에서 도드라지는 느낌이 있었지만, 그것이 앨범의 구성에서 ‘뜬금없다’기 보다는 기분 좋은 의외감을 선사했었습니다. 그런데 [소년중앙]의 수록곡들은 튀는 곡은 튀는 곡끼리, 침잠하는 곡은 침잠하는 곡끼리 뭉쳐서 융화가 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한받: 저도 [소년중앙]보다 [극좌표]가 더 완성도가 높은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극좌표]를 만들 때만 해도 꽤 야심에 차 있었죠 그 야심이 8분짜리 “폰팅할까요”라는 곡으로 드러나기도 했고요. 그런 점에서 구성에 있어서도 [극좌표]는 무척 신경을 쓴 앨범이었습니다. [소년중앙]은 야망이 줄어들면서 파격적인 면도 많이 줄어들었고, 어떤 ‘접점’을 찾아나가는 과정에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참고로 저한테 노래곡수에 대한 집착이 있었는데, [29세의 자위대]가 4곡, [극좌표]가 8곡, 그렇다면 [소년중앙]은 적어도 16곡은 수록해야 하지 않나 라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결국은 숨은 곡까지 포함해서 16곡을 2006년 12월까지 하나의 결과물로 겨우 만들어낸 것 같습니다.

“선원”, [극좌표]
“산양”, [소년중앙]

[weiv]: 그러고보니 요즘 펫 샵 보이스의 영향을 받은 사이드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라는 얘기가 들리던데요.
한받: 예. 펫 샵 보이스처럼 신디사이저를 적극 수용하는 스타일의 음악을 작업 중에 있습니다. 아마츄어 증폭기라는 이름으로 작업하는 건 아니고요, 다른 솔로 프로젝트로 진행 중에 있습니다.

[weiv]: 그러면 여럿이 함께 진행하는 작업방식에는 별 관심이 없는 건가요?
한받: 아뇨, 현재 밴드에도 몸담고 있습니다. ‘스트레칭 저니(Stretching Journey)’라고 하는 밴드죠. 예전에는 ‘굴소년단’이란 밴드에도 있었고요. 굴소년단은 싱글 하나에만 참여하고 나왔죠. 스트레칭 저니는 현재 음반 작업 중에 있습니다.

[weiv]: 바보 같은 질문인 줄은 알지만, [소년중앙]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곡은 무엇인가요?
한받: 요즘은 “빠찡꼬”가 가장 좋습니다. 일단 소리가 크지 않은 게 (튀지 않는 게) 좋습니다. ‘늙은 명랑함’으로 가득 차있는 느낌도 있고요. 곡의 ‘버림받음’의 정서도 마음에 듭니다.

[weiv]: 그러고 보니 이번 앨범에는 ‘실연’에 대한 곡들이 상당히 많더군요.
한받: 그건 제가 아마 곧 결혼할지도 몰라서가 아닐까요? 결혼하기 전에 모든 관계를 정리해야죠. (웃음) 농담이고요, 아마 감정을 이항(移項)시켜 대입시키는 방식을 시도했던 것이 아닐까 합니다. “유부남 이퀄라이저”의 불륜 이야기도 비슷한 맥락 같고요.

“빠찡꼬”, [소년중앙]

[weiv]: 이건 농담이고 혹 기분나쁘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소년중앙]의 “기절하면서”를 처음 들었을 때, ‘초고속 인터넷 광고 음악으로 쓰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웃음)
한받: 아, 그런가요? 기분이 나빠지려고 하는데요. (웃음) 한번 제안해 봐야겠네요. 사실 “64(육사)”라는 노래가 있는데, 그건 제가 ‘[삼립식품]에서 나온 ‘청포도맛 케잌’ 광고음악으로 쓰면 어떨까’해서 실제 제안해 보기도 했습니다.

“기절하면서”, [소년중앙]

[weiv]: [소년중앙]을 통해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한받: 일단은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헝겊인형 같은 노래들을 부르고 싶었고, 야망이 없음, 좌절을 딛고 일어남 등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습니다. [극좌표] 이후에 ‘이런 음악으로는 통하지 않는구나’란 생각도 들었고, 또 [핑퐁사운드] 일 이후에 개인적으로 많이 다치기도 했고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성실함’을 갖고 음악을 만들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아무런 소속도 지원도 없이 [소년중앙]을 (결과물의 완성도를 떠나) 이토록 성실하게 만들었다는 점이 스스로에게 굉장히 놀라웠거든요. 제 음악에서 성실함을 느낀다면 그것이 제 음악에 대한 최고의 찬사가 될 것 같습니다.

[weiv]: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습니까? 다른 프로젝트를 통해서가 아니라 아마츄어 증폭기로서.
한받: 현재 계획(만 하는) 중인 게, 석 장짜리 앨범을 만드는 겁니다. CD 한 장에 39곡씩, 한 장은 펑크, 한 장은 포크, 한 장은 일렉트로니카로. 총 117곡이 수록된 앨범을 만들려고 계획 중이죠.

[weiv]: 지금의 한국 인디씬에 대한 생각은 어떻습니까? 무엇이 바뀌어야 한다든지…
한받: 제 생각에 인디씬의 가장 큰 문제는, 실제 판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1990년대 영미 록씬에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라는 점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 지금은 2000년대도 절반이 넘게 흘러간 시점인데, 여전히 인디씬의 정서는 1990년대입니다. 게다가 그것이 ‘한국의 1990년대’도 아니고요. 이러한 상황에서 빨리 벗어나는 것이 인디씬의 발전적인 변화를 이루어내기 위한 우선과제라는 생각이 드네요. 저 자신이 그런 경향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 역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나오는 음반들을 보면 서서히 그런 변화가 일어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 또한 그러한 변화에 일조하고 싶고요.

[weiv]: 인디 뮤지션이 행복해지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한받: 일단 자위를 하지 말아야죠. (웃음) 야동 많이 보지 말고 운동도 많이 하면서 건강해야 할 것 같습니다. ‘무한버닝’도 하지 말고요. 무언가에 중독되는 일이 없을수록 좋을 것 같네요. 그리고 연애를 하면 좋지 않을까요?

[weiv]: 마지막으로 한받씨처럼 자가로, 아마추어 정신에 입각해서 음악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선임자’로서 하고 싶은 얘기는 없나요?
한받: 제가 강병철과 삼태기나 펫 샵 보이스를 좋아하는 이유는 노래들이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유머와 재치가 넘치니까요. 음악을 하면서 너무 폐인스럽게, 혹은 골방스럽게 다가갈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솔직하게 얘기하면서 재미있게 작업을 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처음 시작은 자기가 재미있어야죠. 20070408 | 김태서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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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츄어 증폭기 [극좌표(極座標)] 리뷰 – vol.6/no.21 [20041101]
아마츄어 증폭기 [소년중앙] 리뷰 – vol.9/no.9 [2007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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