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bo Matto – MFN | Hotel Valentine (2014)

 

치보 마토(Cibo Matto)가 돌아왔다. 2002년 해산을 선언하고 12년 만이다. 마지막 앨범 [Stereo ★ Type A]가 1999년에 발매되었으니 15년 만의 신작이기도 하다. 하토리 미호(羽鳥 美保, Hatori Miho) 와 혼다 유카(本田ゆか, Honda Yuka)로 구성된 이 여성 듀오는 1990년대 중후반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시대의 아이콘 역할을 했다. 트립합과 시부야계를 기반으로, 일본 억양이 짙게 남아 있는 영어 발음과 키치하면서도 독특한 가사 등이 어우러져 슈퍼 싱글 “Sugar Water” 등의 곡들이 등장했고 그 당시 뉴욕의 힙스터들은 열광했다. 단적으로 치보 마토는 90년대의 ‘힙스터’ 음악을 들려주던 그룹이었다.

과연 새 앨범 [Hotel Valentine]은 ‘전성기의 치보 마토’를 구현하면서도 새로운 무언가를 들려줄 것인가. ‘옛 명성에 누가 되지는 말아야 할 텐데’ 정도의 반가움과 우려를 동시에 안고 싱글 “MFN”의 뮤직비디오를 보게 된다면 분명 몇 초간 할 말을 잃게 될 것이다. 수많은 감상이 들 테지만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끝내주게 좋은 것도 아니지만 엄청 형편없는 것도 아니다’는 것이다. 치보 마토를 통해 보여주었던 반항적인 소녀의 정서와 하토리 미호의 개인 프로젝트에서 선보이던 몇 가지 음악적 요소(전자 음악의 전면적인 차용 등)에다가 ‘걸스 힙합’을 끼얹은 모양새다.

오랜 세월이 지났는데도 오히려 회춘한 듯한(하토리 미호의 금발을 보라!) 두 멤버의 모습은 반갑다. 다만 ‘15년 만의 컴백’이라는 측면에서는 많이 아쉽다. 새롭다거나 기발한 부분은 그다지 없고 치보 마토의 음악이라는 것만은 확실하게 느껴진다는 점이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이상하게도 나 개인적으로 치보 마토의 재결합을 바란 적은 없었다. 해체한 팀이 재결합을 했을 때 그 모양새가 좋았던 적이 드물기도 했거니와 이미 그들의 지난 앨범들로 이 팀은 어떤 의미로든 ‘완결’되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 시대를 풍미한 팀이 재결합하고 앨범을 발매했다. 그리고 그 앨범의 싱글은 좋지도 않지만 나쁘지도 않다. 그 정도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MFN”의 미덕은 거기에 있다. | 이다혜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