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14. 05. 28
장소: 서면 인터뷰
질문, 정리: 블럭(박준우)

리틀 드래곤(Little Dragon)의 신보 [Nabuma Rubberband]가 발표되었다. 지금까지 총 넉 장의 정규앨범을 발매했지만, 한국에 정식으로 소개된 것은 처음이다. 리틀 드래곤은 스웨덴 예테보리 출신의 밴드로, 네 명의 멤버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보컬 유키미 나가노는 솔로 아티스트로서 다른 뮤지션들의 앨범에 참여해오기도 하였다. 이들의 음악은 특정 장르로 규정짓기 힘들다. 밴드의 포맷을 지니고 있지만 보컬은 R&B에 가깝다. 또한 전체적으로는 최근 신스팝 중심의 흐름과 결을 비슷하게 가는 듯한데, 개별 곡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각각의 모습이 전혀 다르다. 여러모로 흥미로운 밴드고, 앨범이다. 좋은 기회를 얻어 서면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고, 짧지만 몇 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은 인상적이다. 인터뷰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워너뮤직코리아 측에 감사의 말을 전한다. | 블럭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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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럭: 우선 한국의 팬들에게 간단한 인사 부탁드립니다.
리틀 드래곤: 한국의 리틀 드래곤 팬들, 반갑습니다! 저희는 한국 음식이랑 영화를 굉장히 좋아해요. 공연하러 한국에 꼭 가보고 싶네요.

블럭: 많은 사람들이 이미 리틀 드래곤이라는 이름을 알고 있지만, 어떤 뜻을 가지고 있는지는 궁금해하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밴드명에 대해 얘기해주실 수 있을까요?
리틀 드래곤: 밴드의 이름은 저희가 불에 매우 매료되어 있는 편이기에 그렇게 나오게 되었어요. 음악에 깃든 에너지에 대한 은유이기도 하죠. 그래서 ‘용(dragon)’이 잘 맞는 상징이라고 생각하게 됐지요. 거기에 스웨덴인으로서 겸손한 게 미덕인 문화에서 자라다 보니 그 앞에 ‘작은(little)’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게 되었습니다.

블럭: 리틀 드래곤은 어떻게 결성하게 되었나요?
리틀 드래곤: 단순한 연주자로서가 아닌, 저희만의 음악을 연주하고자 하는 열망으로 결성하게 되었습니다.

블럭: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밴드는 무려 1996년에 결성되었다고 적혀 있습니다. 하지만 첫 앨범은 2007년에 나왔죠. 그 사이 어떤 일이 있었나요?
리틀 드래곤: 읽으신 걸 그대로 믿으면 안 되겠네요. 우리는 96년도에 만나긴 했지만, 2005년이 될 때까지 밴드를 결성하지는 않았습니다. 각자 나름 즐거웠던 서로 다른 밴드들에서 음악 활동을 했었죠.

블럭: 첫 번째 앨범부터 세 번째 앨범까지는 트립합이라고 하는, 혹은 꽤나 복잡한 사운드를 선보였는데, 이번 앨범은 좀 더 심플한 느낌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세 앨범이 좀 더 댄서블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요.
리틀 드래곤: 사람들이 자꾸 트립합이라고 하는데, 그게 뭔가요? 저희는 트립합이나 어떤 특정한 장르에 얽매인 적이 없습니다. ‘몽롱한(trippy)’ 음악과 간혹 가다 ‘뛰는 것(hop)’은 좋아합니다만. 어떨 때는 덜한 게 더하는 거죠…. 사실 대부분 그렇달까요.

블럭: 이번 앨범은 좀 더 R&B의 트렌드를 따르고 칠(chill)한 음악을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리틀 드래곤: 유키미가 항상 R&B를 굉장히 좋아했어요. 일찍이 프린스, 마빈 게이 등의 노래를 듣고 따라 불렀죠. 그건 그냥 언어 같은 겁니다. (참고: 유키미는 라파엘 사딕(Raphael Saadiq)과 작업한 적이 있고, 리틀 드래곤은 빅 보이(Big Boi)와 작업한 적도 있다.)

블럭: 그래서인지 유키미의 보컬은 정말 R&B에 가까운데요, 노래 부르는 방법이나 곡을 만드는 건 어떻게 배웠는지 궁금합니다.
리틀 드래곤: ‘몸을 들썩이게 하는’ 건 첫 번째 앨범 활동으로 라이브 공연을 계속하면서, 경쾌하고 터지는 곡들을 연주하는 게 재미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전작에서는 그런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거든요.

블럭: 스웨덴의 밴드 혹은 아티스트들이 빠르게 두각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스웨덴의 음악 씬이나 영향력은 어떤가요?
리틀 드래곤: 한국의 영화 시장이나 ‘케이팝’ 시장과 같다고 생각해요. 물고기 한 마리가 바다에서 기어 올라와 그 경계를 무너뜨리면, 우리 모두 그 물고기 혹은 다른 희한한 파충류로부터 영향받게 되는 거죠. 유행이란 게, 다수의 무의식에서 일어나 몰래 나타나는 것 같아요. 뛰어난 사람들이 의식적으로 시류에 올라타는 건 굉장히 슬픈 일입니다.

블럭: 아시아 팬들, 일본 팬들의 반응은 어때요?
리틀 드래곤: 캘리포니아에 거대한 아시아계 미국인 팬층이 있어요. 일본이랑 중국에서 공연을 조금 해봤는데, 요즘에는 한국이 진짜 일을 내고 있다고 들었어요. 한국에서 창의적이고 흥미로운 일들이 많이 벌어지고 있나 봅니다.

블럭: 지금까지 최고의 라이브 경험은 어떤 것이었나요?
리틀 드래곤: 저희 인생 최고의 경험은 네 명이 각기 다른데요. 저희 중 한 명의 경우는 리투아니아에서 처음 공연했을 때였는데, 관객 전체가 저희 곡을 함께 따라 부르던 순간이었습니다.

블럭: 한국에서 리틀 드래곤은 낯선 존재이기도 하지만, 팬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기도 한데요. 내한 공연 어떠세요?
리틀 드래곤: 굉장한데요? 생각만 해도 기분이 무척 좋네요. 여러분을 위해 한국에 가서 공연을 할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조만간 성사될 수 있도록 누군가 힘을 보탰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