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werbirds – Tuck the Darkness In | The Clearing (2012)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조용하게 애착을 가진 음악가 한둘쯤은 있게 마련이다. 많은 사람들이 추켜세우거나 인기가 많지는 않지만, 꾸준하게 자기 음악을 계속 하는 사람들. 내 경우에는 바워버즈(Bowerbirds)가 그러하다. 플릿 폭시즈(Fleet Foxes)나 본 이베르(Bon Iver)만큼 거물은 아니지만,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좀 더 애착이 생기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번 신보 [The Clearing]도 그 동안 이들이 꾸준히 들려주었던 음악의 연장선상에 서 있다. 소박하면서도 아름다운 멜로디와 보컬 하모니, 그들이 본 풍광과 느낀 감정을 담담하게 들려주는 가사, 미국 포크 특유의 목가적인 분위기 등. 비록 스케일이 좀 커지긴 했지만(사운드를 쌓아 올리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기본은 같다. 전작 [Upper Air]에서 멜로디 메이킹이 아쉬웠었는데, 이번 작에서는 그 특유의 감각도 다시 돌아왔다. 첫 곡 “Tuck The Darkness In”은 그러한 앨범의 특징을 한 곡으로 담아낸 듯한 곡이다.

그렇지만 앨범을 들으면서 이러한 꾸준함이 언젠가 이들에게 독이 되겠구나, 라는 생각이 얼핏 스쳐 지나가기도 했다. 요는, ‘잘 하는 건 알겠는데 더 이상 할 말이 없는’ 시점이 슬슬 다가오고 있다는 느낌이랄까. 꾸준함은 보통 미덕으로 여겨지지만, 그것이 정체감으로 바뀌는 건 말 그대로 한순간이니까. 그리고 그와 동시에 애착도 관성 비슷한 게 많이 섞인 무언가로 변질될 것이다. 그저 바워버즈가 그 길을 걸었던 수많은 음악가들과 같이 가지 않기를 바랄 뿐. | 정구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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