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일오비(015B) – 짝 | 짝 (2012)

 

처음 들었을 때에는 뭐 이렇게 맨송맨송한 싱글이 있나 싶었다. 몇 번 플레이하니 저절로 흥얼거리게 되었고, 공일오비답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언제 공일오비가 선배랍시고 무게 잡으며 이야기했던 적이 있었던가. 큭큭거리며 웃게 만드는 ‘얄팍함’이 히트했던 발라드 넘버 속에서 가려졌던 공일오비의 또다른 모습이다.

사십대의 그것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너무 오글거리는 가사, 조성민의 목소리, 별다른 기교없이 흐르는 아날로그 신디사이저 음과 드럼머신까지, 대놓고 90년대풍의 가요다. ‘신인류의 사랑’의 숨겨진 비사이드 버전이라고 해도 믿을 지경이다.

물론, 새로운 시도도 실험도 파격도 없다. 요즘의 관점에서 보자면 사운드는 더없이 허술해 보인다. 이 곡을 베스트 싱글로 꼽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 플레이 하게 되는 까닭이 있다. 트렌디하지는 않지만 거슬림 없이 달달하게 흐르는 전자음, 중간 중간 아기자기한 사운드 효과를 삽입하는 장인의 잔기술. 힘을 쭉 뺀 보컬까지 더없이 듣기 편안하다. 부담 없이 들으며 흘려보내기 제격이다. | 최성욱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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