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14년 7월 13일 일요일
장소: 대전 클럽 믹스페이스
질문: 정구원 [email protected]

대전 궁동에 위치한 클럽 하울앳더문, 그리고 대전 씬의 기획사 ‘ENJOYment HOWL’의 김태림 대표와의 인터뷰를 가졌다. 올해로 4년째를 맞이하며 다양한 기획공연을 진행해 온 클럽 하울앳더문, 그리고 카이스트 아트 앤 뮤직 페스티벌(KAMF) 등의 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대전 음악 씬에서 종횡무진하고 있는 그의 이야기를 통해서 대전 씬의 이야기를 들어 볼 수 있었다. [weiv]

김태림대표

정구원 : 대전 씬에서 과거에 중요했던 장소, 그리고 현재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장소는 어디가 있을까요?
김태림 : 공연을 하기에 모든 인프라가 갖추어진 공연장소는 사실 은행동에 위치한 인스카이 밖에 없습니다. 그 외 몇몇 클럽들이 있긴하나 시설 면에서 아직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그런 클럽에서 그 클럽의 규모에 맞게 소규모 공연들이 활발히 이뤄지고는 있으나 풀밴드 공연을 진행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은 게 사실이죠. 가장 기대가 되는 공연장은 이곳 믹스페이스라는 공연장입니다. 이번 개관공연을 통해 사람들에게 알려질 수 있어 반갑고, 앞으로 대전에서 이 공연장을 통해 지역씬도 알릴 수 있고, 서울에서만 볼 수 있었던 밴드들을 대전에서 접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정구원 : 클럽 하울앳더문은 언제부터 시작하신 건가요?
김태림 : 하울앳더문 같은 경우에는 4년 전부터 공연문화를 활성화시키자, 이런 컨셉으로 바를 운영하면서 공연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매주 수요일에는 ‘늑대집의 수요하울링’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저희 장소가 대학가 근처다 보니까 공연을 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되게 많거든요. 그래서 그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무대에 설 수 있게끔 도와주는 거고요. 그 프로그램이 지금 50회쯤 꾸준히 지속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그 프로그램을 통해서 메카니컬 사슴벌레, 청춘스타 같은 밴드들이 저희랑 같이 공연을 하게 되었죠. 저희가 클럽 하울앳더문 안에서만 진행을 하다가 외부로 다양하게 행사를 넓혀보자, 이렇게 해서 공연, 미술체험 등의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는데 그 중에 대표적인 게 카이스트 아트 앤 뮤직 페스티벌입니다. 올해 3회째를 맞이했죠.

정구원 : 카이스트 아트앤 뮤직 페스티벌, 호락호락 페스티벌, 대전 사운드 페스티벌등 2010년대부터 대전에서도 지역 씬을 중심으로 한 페스티벌이 활발하게 열리고 있고, 이번 공연이 열리는 믹스페이스도 새로 개관했는데, 과거에 비해서 대전 음악 씬이 더 활발해지고 있다고 보십니까?
김태림 : 아무래도 지역 밴드들이 설 무대가 많아진 것은 사실이에요. 그렇지만 씬이 갖춰졌다고 얘기를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큰 행사에서 불러서 공연을 하는 형태가 씬의 전부는 아니잖아요. 매달 지속적인 공연이 있거나, 밴드들 스스로가 기획을 해서 공연을 한다거나, 그러한 형태의 공연이 많아져야 하는데 그런 공연은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될 정도거든요. 2년 전부터 대전도 씬이 붐을 이루었다가 그 이후 특별한 움직임이 없는 상황인데, 아직 보완할 부분도 많고 씬 자체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운 점들이 계속 많아지고 있는 것 같아요. 겉보기에는 행사가 많아지고 페스티벌이 생기고 하니까 대전 씬이 활성화되고 활발하지 않나, 그렇게 생각을 할 수도 있는데 실질적으로는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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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원 : 대전의 경우 헤비메탈, 펑크 등의 헤비니스 음악이 강세였던 걸로 알고 있는데 지금 현재 장르적인 면에서는 어떤 움직임이 보이고 있나요?
김태림 : 장르 면에서는 다양해졌죠. 어쿠스틱 밴드들도 많이 생겨났고 에이프릴세컨드도 헬로루키나 홍대 쪽에서 활동하고 있고요. 좋은 일인 건 확실하지만, 그걸로도 아직 씬이 갖춰졌다고 얘기는 못하는 게… 사실 씬이 있으려면 밴드만 있어서 되는 게 아니거든요. 관객이 있어야죠. 관객들의 문화적 인식이 클럽에서 공연을 즐기고 이런 문화 자체에 대해서 아직까지도 거리감이 많아요. 대전에서 클럽이라고 하면 댄스클럽, EDM 정도로만 생각을 하는 게 보편적이에요. 음악을 듣는 소수의 집단 안에서 공연을 가는 사람들을 찾아야 하는데, 저희는 또 서울이 아닌 지역 안에 있다 보니까 그런 소비층은 정말 극소수라고 생각을 하시면 되는 거에요. 그렇다보니까 어려운 점은 많지만 그래도 새로운 분들이 음악을 하시고자 하고 있고 믹스페이스 같은 공간이 생김으로서 서울에서 활동하시는 분들도 이쪽 공연장을많이 이용하실 것 같기도 하고. 그런 면에서는 앞으로는 좀 더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정구원 : 대전 이외의 타지방과의 연계활동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습니까?
김태림 : 지금 대전 같은 경우에는 청주, 천안과 함께 활동하려고 하고 있는데 앞으로 좀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저희가 ‘메리 하울앳더문’이라는 프로그램을 매 크리스마스 때마다 했었거든요. 그 때 2회째 때 청주 분들이랑 합해서 10팀 이상이 이틀 동안 공연을 하고 그랬었거든요. 그 때 되게 좋았던 것 같아요. 다른 지역씬들과 어울려서 공연할 수 있었다는 게. 그런 자리가 좀 많이 마련되었으면 좋겠어요. 근데 문화적 측면에서 봤을 때, 인구 대비 문화적 역량을 볼 때 대전은 정말 아직이에요. 어떻게 보면 청주보다도 못한 게 사실이죠.

정구원 : 지역에서 살고있는 사람으로서 지역 문화를 만들어 나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궁금합니다.
김태림 : 저는 대전 토박이는 아니에요. 대전에서 산 지는 15년 정도 되었고, 서울보다는 훨씬 오래 있었죠. 저는 좀 아쉬웠던 게 있는데, 왜 자꾸 서울로만 가야 되나? 그런 게 있었어요. 사람들이 서울로 가지 말고 대전에서 공연을 그냥 보면 되고, 그러면 서울 밴드들이 대전 와서 공연하면 되는 거 아니냐. 시초는 그런 생각이었던 것 같아요. 제가 하는 말이 있는데, 저는 서울을 ‘고통의 도시’라고하거든요. 희한하게 학생 때부터 서울에 첫 발을 내딛는 순간 ‘아… 고통스럽다.’ 그런 느낌이 들었어요(웃음). 사람도 많고 비싸고, 복잡하고. 그런 생각이 계속 누적이 되고 사회에 나와서 뭔가를 하려다 보니까 왜 자꾸 서울로 가야 돼? 사람들은 왜 자꾸 서울로 가? 저 스스로가 이런 반문을 가지고… 그런 문화가 특정 지역에 한정되어서는 안 되는 거고 사람들 수준 또한 동등해야 할 텐데, 왜 그렇게 한 도시에만 집중이 되나. 그런 생각이 쌓이고 쌓인 결과가 지금인 것 같아요.

정구원 : 앞으로의 지역씬 발전에 있어서 가장 중점에 둬야 할 부분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김태림 : 아무래도 지역 씬이 발전하려면 음악가들이 설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야 하고,그러기 위해서 그 음악을 소비해줘야 하는 많은 사람들이 생겨야 한다고 봐요. 관객도 그러한 환경에 포함된다고 보거든요. 인프라뿐만이 아니라 관객들이 즐길 수 있는 포맷을 잘 기획하고 공연이 이루어져야 씬이 활성화된다고 생각해요. 음악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음악을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는 많은 자리가 생겨나지 않는 이상 지역씬은 지속적으로 존재할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