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 본문
8월 마지막 주 위클리 웨이브는 방탄소년단, 태민, 사랑과평화, 장범준의 새 앨범에 관한 필자별 코멘트입니다. | [weiv]
 

 

 


방탄소년단 | DARK&WILD |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2014.08.20
방탄소년단

최성욱: 대중적인 요소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완성도 있는 힙합 앨범을 만들기 위해 고심한 모양새다. 군데군데 과잉으로 흐르는 랩 파트가 아쉽지만, 앨범 전체가 유기적으로 짜임새 있다. 8/10
블럭: 빠른 시간 안에 정규 앨범을 선보인 것에 비해 실력에 있어서 성장했다는 느낌이 들어 감탄하게 된다. 지난 앨범에서 보였던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는 욕심도 없고, 말하고자 하는 바가 간결해진 동시에 힘을 더욱 실었다. 레퍼런스가 티 나는 지점도 확실히 줄었다. 그러나 방탄소년단에게 이제 보컬은 큰 숙제가 아닐까 싶다. 일부 보컬 훅은 곡의 흐름을 해치기도 하며, 앨범 전체를 통해 드러나는 타이트함을 흐리기도 한다. “Rain”과 “핸드폰 좀 꺼줄래”의 간극을 보면, 이제 ‘10대의 언어’를 내려놓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앨범 전체에서 진정성에 대한 집착 혹은 증명에 대한 강박관념이 심하게 느껴지는데, 그러지 않아도 된다. 말로 해서 전달될 수 있는 게 진심이라면 모두가 행복해야 한다.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으니까, 음악에 대한 고민만 했으면 좋겠다. 7/10
 

 

태민 | ACE | SM 엔터테인먼트, 2014.08.18
태민

블럭: 태민은 데뷔 때와는 차원이 다르게 다 잘하는 아티스트가 되어버렸다. 특히 보컬로서의 역량은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다. 앨범 이전에 성량과 힘, 기교의 발전이 한 차례 이루어졌다면 이번 앨범에서는 곡을 소화하는 능력과 무드를 조성하는 방식에 있어 성장을 보여준다. 다만 다양한 곡을 각각의 트랙에 맞춰 가기 때문에 태민만의 무언가를 보여주는 데 있어서는 한계를 지닌다. EP이기는 하지만 특정한 무드의 연장선이 아닌 SM 엔터테인먼트 스타일의 곡들이 모여 있는 형태라, 태민이라는 솔로 가수의 세계를 구축하는 데 있어서는 모자란 감이 있다. 물론 “괴도”의 경우 비주얼을 포함하여 케이팝이라고 했을 때 떠오르는 좋은 클리셰들은 다 모여 있기 때문에 그런 기대는 접는 것이 당연할 수도 있다. 중요한 건 그 클리셰들을 소화하고 엮어내는 태민의 기량인 듯하다. 6/10
한명륜: 다층적인 트랙의 활용에 능한 토마스 트롤슨의 감각이 빛을 발한 “괴도(Danger)”가 돋보인다. 무엇보다 근래 SM에서 나온 곡들 중 오래 들어도 피로감이 없는 드문 곡이다. f(x)의 “Red Light”를 작곡한 켄지가 참여한 “거절할게(Wicked)”도 2분 40초대에서 전환적인 느낌을 주는 멜로디를 통해 곡 전반에 있어 윤활제 역할을 하고 있다. 복수의 트랙을 활용하고 곡의 구조를 비트는 것은 좋지만 ‘쌓기 위한 쌓음’ 혹은 ‘복잡함을 위한 복잡함’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이 있었던 것도 사실. 태민의 이번 솔로작은 그러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트랙들로 가득하다. 7/10
김윤하: [ACE]는 여전히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SM 엔터테인먼트 기획력의 산물이자 태민에게서 ‘샤이니의 막내’라는 꼬리표를 떼어낼 회심의 일격이다. ‘셜록’ 즈음부터 힘이 붙기 시작한 태민의 목소리는 “Ace”나 “소나타” 같은 끈적한 슬로우 잼에서부터 “괴도”, “Pretty Boy”처럼 곡을 휘어잡는 카리스마가 필요한 곡까지 능숙하게 소화해내는 건 물론, 그에 더해지는 퍼포먼스마저 미끈하게 잘 빠진 노래들에 화룡점정을 찍는다. 앨범 안의 태민은 마이클 잭슨을 앞세운 영미팝에서 90년대 J-pop, 그리고 지금의 K-pop에 이르는 수백수천의 이미지를 짓이기고 겹붙여 탄생한 새로운 생명체처럼 노래하고 춤춘다. 다만 이 프로젝트에서 단 하나 아쉬운 건, 앨범 초반의 상승세가 마지막까지 힘 있게 유지되지 못한다는 점인데, 올해 SM에서 발표한 대부분의 미니앨범(소녀시대 [Mr.Mr.], 엑소 [중독] 등)에서 동일하게 발견된 현상이라는 걸 생각해보면 이는 뮤지션의 능력치에 따른 결과라기보다는 회사 차원에서 고민해야 할 문제점처럼 보인다. 7/10 
 

 

사랑과평화 | No.9 ReBirth | 2014.08.20
사랑과평화

최성욱: “이 놈의 봉급”, “날아봐”와 같이 속도감 있으면서도 부드럽게 그루브를 타는 노래들이 귀에 들어온다. 그러나 새로운 면모는 보이지 않고, 사랑과 평화 특유의 찐득한 리듬감도 사라졌다. 6/10 
 

 

장범준 | 장범준 1집 | 2014.08.19
장범준

정은정: 장범준 특유의 솔직하고 풋풋한 가사로 자신만의 화법을 구사한다. 록 페스티벌을 상상하며 만들었다는 이번 앨범은 포크송부터 로큰롤까지 두루 갖춘다. 하지만 페스티벌만큼 흥겹지는 않다. 특히 “신풍역 2번 출구 블루스”, “무서운 짝사랑”은 휘몰아치며 곡을 주도하는 일렉 기타와 드럼에 비해 보컬이 약하다는 인상을 준다. 장르에 어울리는 목소리를 연출하는 데 좀 더 공들였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5/10
한명륜: 장범준은 야심가다. 자기가 표현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가능한 모든 기법을 선보이는 점이 그렇다. 자신의 첫 솔로 앨범은 완연한 록이다. 8비트를 주조로 한 “신풍역 2번 출구 블루스”나 16비트 리듬 스트로크를 사용한 “주홍빛 거리”, 그리고 버스커버스커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대담함과 직진성이 돋보인다. 타이틀곡인“어려운 여자”의 리듬 파트 역시 온순하지만은 않다. 다만 록적인 호쾌함을 목표로 했다 해도 세세한 부분의 표현력이 아쉽다면 그 매력은 반감된다. 특히 전반적으로 들리는 그의 일렉트릭 기타 솔로잉은 끈적한 맛이 부족하진 않지만 간결하다기보다 아이디어 부족으로 느껴지는 점이 있다. 차라리 뜻이 잘 맞는 기타리스트를 초빙했다면 어떨까. 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