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정 – 상처 난 손가락 | 상처 난 손가락 (2014)

 

6월말에 발매된 이효정의 데뷔 앨범 [상처 난 손가락]의 타이틀곡을 이제야 소개하는 것은, 이 곡이 ‘더위가 멈추고 쓸쓸해지기 시작하며 논벼가 익는 시기’라는 처서를 넘긴 이 즈음에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리는 곡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상처 난 손가락]은 여러 모로 흥미로운데, ‘뉴욕에서 공부한 재즈 싱어송라이터’라는 사실에서 떠올릴 수 있는 선입견으로부터 멀찍이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징이 두드러지는 수록 곡에는 “소금꽃 나무”ㆍ“파업”ㆍ“소주” 등이 있다.

타이틀곡 “상처 난 손가락”은 나른한 색소폰ㆍ관조적인 피아노 연주에 어우러지는 이효정의 허스키한 보컬이 돋보이는 곡이다. 그녀의 보컬은 매력적이라는 수식어를 진부하게 만들 만큼 깊이가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마들렌느 뻬후(Madeleine Peyroux)가 연상되기도 하였다. “상처 난 손가락”은 앞서 언급한 곡들보다는 대중 친화적으로 느껴질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제목이며 가사며, 최근 재즈가 소비되는 양상인 스노비즘과는 거리가 멀다. 애초에 재즈라는 장르가 미국 흑인 무산계급의 애환을 담은 장르였다는 점을 떠올려 보면, 모처럼 한국에서 재즈의 본령에 충실한 뮤지션을 만나게 되었다는 반가움을 감출 수 없다. | 주민혁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