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코너는 한국 대중음악 저널리즘과 비평, 연구의 거리를 줄여 각 분야의 생산적 관계를 도모하는 동시에, 음악을 입체적으로 이해하길 원하는 독자들에게 다양한 연구 저작들을 소개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 [weiv]

 

대중음악 관련 논문에서 양적 연구 방법은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인가. 아마도 많은 연구자들(혹은 독자들)이 궁금하게 생각할 것 같다. (아님 말고?) 종종 ‘데이터 저널리즘’이란 말을 볼 수 있듯 저널리즘의 영역에서도 데이터는 중요해지고 있다. 아래 두 편의 논문은 설문조사와 통계를 이용하여 수집된 데이터를 토대로 분석된 글이다. 산업을 제외한 ‘대중음악’ 영역은 아무래도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하기 어려운 게 사실인데, 그럼에도 데이터가 어떤 식으로 수집되고 활용되는지 확인해 볼 수 있는 글이라고 생각한다.

 

1. 김현옥, 「대중 음악과 대중정서의 상관성 -2000년대 트로트 음악을 중심으로」, 『인문과학연구』, 제31집,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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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 중 트로트를 선정하여 대중 정서를 파악하려한 문제의식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특히 2000년대의 트로트는 그 이전과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여 트로트 음악이 변화한 과정과 대중 정서의 변화를 연결시키려 하였다. 선행연구는 역사적으로 트로트의 변천 과정에 대한 분석이나 가사 분석, 음악적 접근 등이 있는데 대다수가 ‘대중음악 안의 트로트’라는 관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논문에서는 분석을 위해 2000년부터 2009년까지 발표된 트로트 음악 중 86곡을 선정하였다. 이 과정에서 1차 자료에 대한 기록이나 접근이 쉽지 않음을 밝히고 있는데, 이는 트로트뿐만 아니라 한국 대중음악 자체가 가지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점이라고 할 수 있다. 기관별로 정리된 자료도 희박하며 실물 자료를 접할 수 있는 곳도 제한되어 있다. 논문에서 사용한 자료도 결국 엠넷, 벅스, 멜론의 음원사이트 3사의 인기 순위와 방송사가 기준이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음악 선정 기준 중 하나인 ‘MBC 음악모음’은 찾아 봐도 쉽게 나오지 않는데, 프로그램인지 혹은 따로 제공하는 자료인지 알 수 없는 아쉬움이 있다.

이후 10대부터 60대까지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통계를 분석하였다. 남성이 61.1%, 여성이 38.9%를 차지하고 있으며, 연령대는 10대가 5.4%, 20대·30대가 각각 32%, 30대가 30.8%이고, 40대가 21%, 50대가 약 10.2%, 60대가 0.6%로 구성되어 있다. 많은 인원에도 불구하고 주된 청취층으로 생각되는 60대가 10대보다도 적은 등 연령대의 분포가 고르지 못한 점은 연구결과에도 영향을 끼쳤을 수밖에 없다. 또한 지나친 억측일지 몰라도 20대·30대는 설문조사문항에서 제목만 보고 아는 트로트 곡이 몇 곡인지, 그 중 좋아하는 곡은 또 몇 곡인지를 생각해보면 제한된 응답을 할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응답자의 성별과 연령은 물론, 학력, 결혼상태, 직업, 거주지, 소득, 주관적 계층, 정치성향 등에 대한 응답을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이용하여 종속변수가 두 개인 경우는 이항 로지스틱 회귀분석, 세 개인 경우는 다항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하였다. 앞서 언급한 변수 중 무엇이 가장 트로트 음악 선호에 영향을 미치는지와 가사, 리듬, 리듬과 가사 중 어떤 요소가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지를 유연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이 로지스틱 회귀분석의 장점이다.

데이터를 전체 응답자 중 가사를 중시하는 분석 결과의 의미와 리듬을 중시하는 분석 결과, 가사를 선택한 응답자를 대상으로 한 가사 중심의 분류와 리듬을 선택한 응답자를 대상으로 한 리듬 중심의 분류로 나누어 결과를 꼼꼼히 분석하였다. 이 중 흥미로운 몇 가지를 소개해보면 다음과 같다. 교육 수준이 낮은 사람이 특정 곡을 좋아하는 것에 리듬을 중심으로 하고 있으며, 개인 소득이 상대적으로 높은 사람도 리듬을 중심으로 음악을 선택하고, 정치 성향이 보수적이지 않은 사람 역시 리듬을 중심으로 곡을 선택하였다고 한다. 논문에서 가사의 정서를 ‘사랑’, ‘이별’, ‘추억’, ‘희망’으로 분류하였는데, 남성보다 여성이, 개인 소득이 상대적으로 낮은 사람이 ‘이별’보다 ‘사랑’의 정서를 더욱 선호하는 결과가 도출되었다. 또한 정치적으로 보수적이지 않은 사람이 ‘추억’보다 ‘희망’의 정서를 더욱 선호하는 등 개연성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상대적으로 연령층이 젊을 수록 ‘현대적’인 리듬을 선호하는데, 여기서 현대적이라 함은 전통 트로트 리듬이 아닌 보다 댄스 음악에 가까운 리듬을 가리킨다.

일반적으로 가사가 대중음악의 정서를 대변하는 것은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트로트라는 장르의 특성과 더불어 리듬의 변화에 주목한 것이 특징이며, 1970년대의 트로트 음악의 정서가 ‘도시와 시골’, ‘만남과 이별’, ‘희망과 추억’, ‘기쁨과 슬픔’등이라면, 2000년대에 들어서는 ‘사랑과 이별’에 집중되었고 자유로운 성적 표현을 담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2000년대의 트로트 음악에 집중하였기 때문에 1970년대의 정서에 대한 분석은 갑자기 등장한 느낌이고, 기준이 왜 1970년대인지도 모호하다. 그리고 설문조사에서 용어의 정의가 명확히 되었는지 여부와 단순한 학력보다 음악 교육 수준이나 트로트를 어디서 듣고 부르는지 등 구체적인 문항이 들어갔다면 보다 구체적인 결과가 나왔을 것 같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대로 트로트를 통해 대중정서를 파악하려 한 시도와 가사와 리듬으로 분류한 것, 응답자의 상태와 맞추어 파악하려 한 점이 논문의 새로운 점이다.

 

2. 박양우, 이유리, 「한국 대중음악 산업의 네트워크 구조에 관한 연구」, 『예술경영연구』, 제28집,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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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한국 대중음악산업의 관계자를 대상으로 그들 사이의 네트워크를 수치화하여 관계를 밝혔다. 기존 논문들은 한류라는 차원 혹은 성공 요인이나 영향력, 전략적인 측면에서만 다룬 것을 지적하며 네트워크 모형을 통해 한국 대중음악의 산업 구조를 파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서론과 한국 대중음악에 대한 논의는 기존의 한류 담론을 답습하고 있으며, 싸이와 강남 스타일의 언급은 다소 식상하다. 네트워크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한국 대중음악 산업을 바라보는 시각만으로도 충분히 의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배경에 대한 고민이 깊지 않다는 인상을 준다.

1차로 경력 10년 이상의 전문가 5명을 대상으로 설문과 인터뷰를 통해 한국 대중음악 산업 행위자 선정 및 설문 문항을 확정한 후, 관련 전문가 30명을 대상으로 두 차례 설문 조사를 행하였다. 11개 주요 행위자를 네트워크 개념과 AHP(Analytic Hierarchy Process: 계층 분석적 의사결정 모형) 기법을 이용하여 수치화하였다.

네트워크 이론은 크게 행위자, 상호작용, 연계 구조를 중심으로 연구되는데, 행위자는 정책결정과정에 관련된 이해당사자로 개인이기보다 공식적인 조직이며 이 수가 네트워크의 크기를 결정한다. 상호작용은 행위자들이 목표를 위하여 신념, 욕구, 자원, 전력을 교환하며 신뢰를 쌓는 과정이며 협력적·긍정적 관계와 비협력적·부정적 관계가 있다. 연계구조는 네트워크의 구성 형태로, 행위자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관계가 갖는 패턴이다. 네트워크 유형은 크게 극소수의 행위자가 밀접하고 폐쇄적인 관계를 맺는 하위 정부 모형과 규칙적으로 정책을 결정하며 이익 집단이 지배하는 정책 공동체 모형, 다수의 행위자가 협의와 경쟁을 통해 의사 결정을 하는 이슈 네트워크 모형으로 나눌 수 있다.

AHP는 의사결정의 목표 또는 평가항목이 다수이며 복합적인 경우 사용되는 의사결정방법인데, 의사결정의 계층구조를 구성하고 있는 요소간의 쌍대 비교를 통해 최하위 계층에 있는 요소나 대안의 가중치 또는 선호도를 도출하는 기법이다. 이 논문에서는 1점에서 7점 중 7점이 긍정적·협력적 관계이고 1점이 부정적·비협력적이라는 7점 Likert 척도와 9점이 행위자의 영향력이 크고 1점이 동등한 영향력을 나타내는 쌍대비교 9점 Likert 척도를 사용하였다.

1차 조사에서 아티스트의 비율이 1명으로 적은 것은 아쉽지만, 기획사와 유통사, 작사·작곡·편곡자와 같은 기본적인 행위자는 물론, 안무가나 무대 제작사 같은 부분을 꼼꼼히 반영하고, 인터넷 매체와 언론 매체도 구분하였다. 행위자 사이의 상호 관계는 수치로 변화하여 표로 실었으며, 행위자 간의 상대적 영향력은 다음 그림과 같다.

 

그림에서 알 수 있듯, 11개 주요 행위자 중 가장 영향력이 큰 행위자는 기획사(관리)이며, 방송국이 그 뒤를 이었다. 본문에서는 인터넷 등 채널이 다원화되어 방송국의 영향력이 과거에 비해 줄었다고 분석하였지만, 과연 그러한지에 대해서는 더 심도 있는 분석이 필요하다. 많은 채널에 지친 청중과 아예 관심이 없는 청중이 가장 쉽고 편하게 접할 수 있는 루트는 방송이기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콘텐츠의 생산·소비·유통자는 영향력이 적었으며, 소비자의 영향력 역시 미미했다. 소비자에게 가장 큰 영향력이 있는 아티스트의 경우는 11개 주요 행위자 중 영향력이 가장 적었다.

위에서 언급된 한국 대중음악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주요 행위자는 서로 긍정적·협력적 관계를 맺고 있으며 대형 기획사와 방송국이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에서 파생되는 문제점이 곧 한국 대중음악 산업의 문제점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논문에서도 지적하듯, 기획사라는 행위자 속에서도 대형기획사와 중소형기획사의 영향력은 매우 다를 수밖에 없으며, 심층적 해석에 한계가 있다. 그러나 실제로 어떤 행위자들이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으며 영향력은 어떠한지 수치화한 것에 의의가 있으며, 후속 연구 및 제안을 통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모델을 제시하는 토대가 될 수 있다. | 양인화 [email protected]

note. 양인화는 현재 대학원에 재학 중이며 음악과 음악 외적인 현상에 관한 글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