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널스트립 – Lock (키라라 Remix) | Dazzling (2014)

 

비유하자면 커널스트립(Kernelstrip)의 [Walking Through The Galaxy]는 인간의 감정을 닮은 로봇이었다. 앨범은 피아노를 바탕으로 서정적이고 따스한, 그러나 어딘가 외로운 전자음으로 채워져 있다. 가사가 없는 인스트루멘탈 음악의 매력은 소리에 보다 집중하게 된다는 점이다. 그의 음악은 피아노뿐만 아니라 기타, 관현악과 글리치 사운드를 함께 담고 있다. 클래식 음악과 전자 음악이 서로 껴안은 만듦새가 퍽 아름답다. 타이틀 곡 “Lock”은 커널스트립의 음악적 성향과 절제미가 돋보이는 곡이다. 소리로 꽉 채워지지 않았으나, 심연을 울리는 듯한 깊이감으로 빛난다.

얼마 전, 1집의 번외편인 리믹스 앨범 [Dazzling]이 발매되었다. “Lock”은 키라라와 다미라트를 통해 두 가지 버전으로 다시 태어났다. 놀랍게도 키라라는 원곡의 분위기를 180도 회전시켰다. 커널스트립의 피아노가 감성파 배우였다면, 키라라의 키보드는 발랄하고 주도적인 캐릭터로 작용했다. 통통 튀는 스타카토 연주로 치고 나가더니, 후반부에서는 분위기를 고조하며 이끄는 지휘자 역할까지 한다. 여기에 장난기 넘치는 신시사이저와 비트가 더해지니 더할 나위 없이 청자를 들뜨게 한다. 지그재그를 그리듯 원곡과 리믹스 버전을 번갈아 감상하며, 커널스트립과 키라라가 들려주는 각기 다른 즐거움을 경험해볼 것을 권한다. | 정은정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