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on the Radio – Happy Idiot | Seeds (2014)

 

티비 온 더 라디오(TV on the Radio)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내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질 때까지 / 벽에다 머리를 박아대 / 나는 행복한 멍청이 / 머릿속에서 네 생각을 떨쳐내’라는 후렴구의 가사를 읽으면서 이 밴드가 겪은 곡절을 떠올렸을 것이다. 이들의 5번째 정규 앨범 [Seeds]는 원 베이시스트 제러드 스미스(Gerard Smith)를 폐암으로 떠나보낸 뒤 만들어진 첫 작품이다. 얄궂게도, 그가 사망한 날은 이들의 전작 [Nine Types of Light]가 발매된 지 정확히 9일째 되는 날이었다. 그 뒤로, 3년이 지났다.

그렇지만 감상에 젖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Seeds]는 티비 온 더 라디오가 지금까지 내놓은 결과물 중 가장 밝고, 경쾌하며, 팝적인 앨범이다. 물론 이들 특유의 겹겹이 쌓인 사운드 작법도 여전히 건재하다. 첫 싱글 “Happy Idiot”은 앨범의 이러한 특징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보컬 툰데 아데빔페(Tunde Adebimpe)의 차분한 목소리와 건조한 기타 리프에 머리를 흔들다 보면 어디선가 밀려들어온 기타와 신스 노이즈의 파도에 잠겨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익숙하면서도 여전히 새로운, 나쁘지 않은 기분이다. 티비 온 더 라디오의 그루브는 언제나 그렇듯이 매력적이다. | 정구원 [email protected]

p.s 뮤직비디오의 배우는 아동극 캐릭터 “피-위 허먼”으로 유명한 폴 루벤스(Paul Reubens)와 닥터 후의 에이미 폰드 역을 맡은 카렌 길런(Karen Gillan)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