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iv]의 멤버들이 추천하는 크리스마스 믹스테잎 vol.2, 정구원 필자의 추천곡입니다.

American Dad Christmas 2010 02

[American Dad], 2010

소수의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저는 크리스마스를 싫어합니다. 그것은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에 거리와 레스토랑을 축사처럼 가득 메우는 커플들 때문이기도 하고, 온누리에 사랑과 평화밖에 없는 것처럼 꼭지를 채우는 지겨운 저녁 시간대 뉴스들 때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저를 힘들게 하는 건 캐롤, 캐롤, 그리고 캐롤입니다. 왜 캐롤은 12월 벽두부터 크리스마스 트리와 호랑가시나무 장식과 함께 저를 괴롭히는 것일까요. 왜 캐롤은 잘나가는 아이돌 멤버부터 한물 간 발라드 가수를 거쳐 머나먼 이국 땅 인디밴드까지 안 건드리는 뮤지션이 없는 것일까요. 왜 캐롤은 그렇게도 희망에 가득 찬 노래밖에 없는 것일까요. 왜. 어째서. 무엇 때문에.

알고 있습니다. 이것이 혼자서 조용히 헤드폰만 쓰면 해결할 수 있는 괜한 심술이라는 것을. 그렇지만 가끔씩은, 핸드폰 가게 앞에 놓인 스피커에서 명랑상큼한 캐롤이 아닌 시끄럽기 짝이 없는 메탈이나 노이즈가 흘러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이번 믹스테잎은 그런 자그마한 바람(과 상당한 양의 심통)을 담아 만든 믹스테잎입니다. 한 시끄러움 하는 밴드는 다 모아 보았습니다. 2000년대 이후의 헤비니스 신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특히나 주목해야 할, 그런 이름들입니다. 시끄럽고 추악한 밤, 마음 편히 즐겨주시길 바랍니다. | 정구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