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다면 이이언의 두 번째 정규음반일 줄 알았다. 못(Mot)의 신보는 다시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이렇게 돌아올 줄이야. Mot이다. 그것도 풀밴드로 돌아온 Mot이다. 무엇이 달라졌을까.

우선 가사에서 달라진 점이 눈에 띈다. 환유적인 표현들이 자살을 암시하면서도, 그 암시를 감추어 놓는다. 오히려 단순히 보자면 좌절에 대한 결연한 극복 의지를 노래하고 있는 듯이도 보인다. 중의적 내용이 드러나는 표현은 전작에선 찾아보기 힘든 것이었다. 전작에서는 가사의 표현 방식과 내용이 정합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그와 달리 이번 싱글에서는 환유적 표현들이 가사를 중의적으로 만들어 놓음에 따라 사운드가 그리는 분위기 또한 이중적이게 되었다.

더디지만 또박또박 나아가는 리듬은 이전부터 Mot의 음악에서 찾아볼 수 있는 것이었다. 그 외에도, 이이언의 차가운 목소리와 재지한 콘트라베이스 등, ‘역시 Mot이다.’ 싶은 요소들이 많다. 콘트라베이스 위에 얹혀진 보컬에서 묻어나는, 눅눅하고 끈적한 우울감은 Mot의 음악을 규정하는 가장 두드러진 특색이었다. 거기에 거칠고 날카로운 질감의 전자음이 더해지면 Mot의 우울감은 극대화 되었다. 그러나 이번 싱글에서 이이언은 전자음악적 색채를 많이 덜어냈다. 전자음이 빠진 자리에는 쟁글쟁글한 톤의 기타와 건반, 심벌이 들어갔다. 코러스에서 사운드를 꽉꽉 채워넣는 기타와 건반, 드럼은 다소 희망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그려낸다. 전작들까지, 사운드가 중첩되어 폭발하는 순간들은 그에 발맞춰 비관적인 분위기가 덩달아 폭발하는 순간들이었다. 그러나 이번 곡이 전작들과 궤를 달리 하는 것은, 사운드의 빈틈이 메워질 수록 우울감이 사라진다는 데에 있다. 전작들에서 Mot의 사운드는 끝도 없이 가라앉는 감정을 성공적으로 그려낼 수 있었다. 이번 싱글에서 이이언의 목표는 조금 달라진 듯 보인다. 그의 감정은 침전하지 않고, 수면을 딛고 서있다. 너무 무겁지도 너무 가볍지도 않은, 어떻게 보면 절제된, 어떻게 보면 다른 방식으로 과잉된 곡이다.

결론적으로, 훌륭한 곡이다. 말이 길어졌지만, 어쨌든 좋은 노래다. 훌륭한 밴드가 훌륭한 곡으로 돌아왔다. | 조지환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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