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iv]의 이번 기획은 ‘지역의 음악 씬’이다. 보통 한국의 ‘인디 록’은 ‘홍대 앞’이라는 공간과 연관되어 사용되지만, 이미 다른 지역에서도 다양한 음악적 실천들이 수시로 벌어졌고, 또 진행 중이다. 그렇다면 인디 록이란 홍대 안에 있는 게 아니라 홍대 앞으로 집중된 결과라고 봐야하지 않을까. 이런 맥락에서 서울 이외의 도시와 그 음악적 경험과 실천 들을 포괄적으로 살피고자 한다. 이번에는 1980-1990년대에 ‘메탈의 도시’라고 불렸던 인천과 부산을 비롯해, 대전과 제주의 과거와 현재를 다룬다. 이외의 다른 지역들도 차차 정리하도록 애쓸 것이니, 지역 음악 씬에 대한 글을 쓰고 싶거나 정보를 제공할 분들은 연락을 부탁드린다. 이를 통해 지역 씬과 음악 팬들에게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 차우진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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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음악 씬이 있는가 – 외부의 호들갑에 대한 내부의 냉정한 시선

아직은.

이 단어야말로 필자가 제주 지역 대중음악(문화)의 전반적인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꺼낼 수 있는 가장 알맞은 표현이 아닐까 싶다. 현재의 제주를 바라보는 어떤 이들은 최근 들어 제주도도 나름의 다양한 문화가 형성 돼가고 있다고 여기시겠지만 거두절미하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건 어디까지나 소모적으로 반복되는 얘기일 뿐이라 생각한다. 십수 년, 아니 그 이전부터 소리의 파장처럼 굴곡을 타며 반복되어 온 고질적 문제일지도 모르겠다. 현재의 상황에 대한 근본 원인을 바꿔보자는 시도 없이, 그저 ‘제주에서 무언가를 하고 있다’ 정도의 얘기로는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또 얼마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사라질 게 뻔하기 때문이다.

제주에 계신 특정 몇몇분들께서는 필자의 글을 읽고 기분이 상하거나 할 수도 있으니, 그럴 경우 필자의 이메일이나 핸드폰으로 연락하시길 바란다. 제발이지 뒤에서 까지 말고 앞에서 까주시면 정말 고맙겠다. 앞에선 아무 말 못하고 맞장구를 치면서 결국 뒤돌아서 ‘너 잘났다’고 하시는 분들이 간혹 있어서 그런 것이니, 다른 분들께는 양해를 구한다. 그럼 이제부터 무엇이 문제인지 본격적으로 하나하나 짚어가며 꼬집어보자.

우선 제주의 대다수 예술가들의 태도가 있다. 그들에 대해 내가 항상 하고 싶은 말은 크래쉬의 “니가 진짜로 원하는게 뭐야”와 같다. 사실 예술 그 자체가 고귀한 것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가, 즉 인간 자체가 고귀해야 그 사람의 행동도 고귀해지는 것이라 생각하는 나로서는, 이건 뭐 예술이라는 것을 한다고 거들먹거리는 그 꼴에 이골이 날 지경이다. 어쨌든 매번 반복되는 문제는 무엇을 정확하게 원하는 것이냐, 인데 그건 어찌 보면 경험의 부족일 수도 있겠고 아니면 본인의 상태를 누구보다 잘 알기에 자신은 없고 그래도 이제껏 해왔던(아니면 하고 싶은) 것을 그만 두기는 싫고 하니 그저 양다리 걸친 채로 속사정을 잘 모르는 분들 앞에서 으쓱이고 싶은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들 때도 있다. 왜? 필자 앞에서 하는 말과 다른 이 앞에서 하는 말이 달라도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지금 내가 하는 얘기나 평소에 제주도의 문화와 관련한 문제점들에 대해 토로하는 말들을 앞에서는 하지도 못할뿐더러, 나아가 그런 것에는 신경 쓰지도 않는다면서 다른 이들 앞에선 나와 같은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이중적이라 생각된다. 어찌됐건 지금으로선 제주 지역 음악 문화 를 통틀어 제대로 된 음악인은 거의 없다 해도 무방할 듯싶고, 이미 많은 분들이 제주 지역의 이런 환경이 싫어서 또는 시스템적으로 받쳐주지 못하는 현실 때문에 제주를 떠나는 실정이다.

지금 상황에서 실력이나 제주도의 음악 문화를 어쩌구 저쩌구 하는 거창한 얘기는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은데, 그나마 가장 하고 싶은 얘기는 ‘그대들이여 솔직해지자’인 것이다. 계속해서 이 작은 섬에서 왕 노릇을 하고 싶으면 계속 그렇게 사시길 바란다. 그것이 아니라 정말 제주 음악 씬의 발전과 문화판의 토양 개선을 원한다면, 바로 지금이 서로 교류하며 이제 막 시작하는 친구들을 위해 뭔가를 할 수 있는 때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니 제발 그 어린 친구들마저도 인맥과 학연으로 포섭하며 ‘자기 아랫사람’처럼 만들지 않기를 바란다. 내 얘기를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자기 집 앞만 조경할 생각 말고 숲을 일궈 다양한 문화 새싹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그럼 나는 왜 이런 생각들(푸념처럼 포기해버리는?)을 하게 된 것일까. 조금 구체적으로 언급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나도 예전에는(약 15년 전) 제주에서 음악을 했다. 지금 돌이켜 보면 바보같은 생각이었지만, 그 당시에는 제주의 음악 문화가 대중의 무관심 때문에 성장하지 못한다고 착각했었다(물론 지금은 99%가 제주 근거의 예술가들 잘못이라 생각한다). 대중은 이미 많은 매체를 통해 눈과 귀가 열려 있는데 오히려 음악을 한다고 하는 분들이 꽉 막혀 있다는 느낌을 너무 자주 경험했다. 추상적으로 누군가의 음반을 듣고 뮤직 비디오를 보면서 자신의 꿈을 키우면 뭐하나? 구체적으로 ‘여기서 어떻게 할 것인가’와 ‘지금 자신의 위치’를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할 터인데. 애석하게도 홍대 앞처럼 자극제가 없는 제주의 현실 때문이라고 자위하는 것 같지만, 한편으론 제주의 현실을 토로하기에 앞서 본인들의 음악적 능력을 객관적으로 살펴봤으면 싶다는 생각도 든다.

한편, 어떤 뮤지션들은 제주도에는 활동할 수 있는 클럽이나 공연장이 없다고도 말한다. 그러나 이런 얘기들은 기획자가 할 말이지 음악하는 분들이 할 말은 아닌 것 같다. 의지만 있다면 길거리든 갤러리든 직접 악기들을 옮기면서, 하나하나 지금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나갈 수는 없는 것일까? 왜 벌써부터 대접받고 싶다는 인상을 받는 것일까? 단지 활동한 지 오래되었다는 이유로 이런 얘기를 하는 거라면 실력으로 그런 위치에 오른 뒤에 푸념하라고 말하고 싶다. 그들이 롤 모델로 삼고 있는 밴드들도 처음부터 그렇게 시작하진 않았을 테니까. 그러니까 과정은 무시하고 결과로서만 이런 저런 무대를 원한다는 것은 결국 아마추어의 태도가 아닐까 싶다, 단순히 꿈만 꾸는…

내 생각에, 프로는 결코 꿈을 꾸지 않는다. 꿈을 현실화하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지금 할 수 있는 것들을 현재 자신의 상황에 맞게 장기적인 관점 안에서 묵묵하게 이뤄갈 뿐이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자꾸 대중들을 탓한다. 과거에도 물론, 지금도 계속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제대로 된 무대를 보여주면 대중은 어떻게든 반응하지 않을까. 미안하지만 내 경험으로 제대로 된 제주 지역 음악인들의 무대는, 기껏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 밖에 안된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TV에 나오는 음악만을 접하고 있다면, 음악하는 사람들은 그런 대중들에게 ‘여기에 이런 음악이 있다!’라고 말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반문하고 싶다. 혹자들의 태도는 그냥 알아서 찾아오고 인정해라, 는 것 같다. 단 한 사람의 관객이 있다 해도, 무대는 음악인이 관객에게 하는 약속이다. 그 순간은 관객수에 상관없이 최선을 다해 자신을 표현해야 한다. 아닌가. 그 한 사람이 나중에 두 사람이 되고 그 두 사람이 다시 네 사람, 결국엔 수천 수만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사실 이렇게 제주의 음악인들에 대한 나름의 푸념을 성토해봤자 정말로 바뀌리란 생각은 없다. 단지 언제가는 변화하겠지, 라는 희망만을 안고 있을 뿐이다.

마지막으로 ‘우 물안 개구리 육성 사업’에 대해 언급하고 싶다. ‘우물 안 개구리 육성 사업’이란 제주도의 문화 예술 관련 지원 정책을 비꼬는 필자 나름의 표현인데, 풀어보자면 작품을 위한 지원이 아니라 지원을 위해 작품을 만드는 단체를 육성하는 현재의 지원 정책을 말한다. 이것은 분명 많은 제주도 단체들(이름을 거론하고 싶지만 하지 않겠다)의 잘못이 크다. 지원이 필요하면 제대로 된 작품을 만들고 그걸 바탕으로 지원을 요청해야지, ‘어? 이런 지원금 공고가 나왔네?’ 하고는 마치 ‘눈 먼 돈’이니 내가 먹겠다는 심사로 접근하면서 참으로 볼 품 없는 작품을 지원 조건에 끼워 맞추는 단체들이 너무 많다는 얘기다. 더욱 심각한 건 이런 상황들을 뻔히 알면서도 형식적으로만 대처하는, 오히려 겉으로 내세울 명분만을 찾는 관의 행태일 것이다. 이 둘이 더해져 제주의 지원 사업은 결국 변함 없이 지속적으로 문제가 반복된다. 이런 얘기들도 극히 부분적이라고 한다면, 이건 뭐 제주도에선 도대체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아직은.

한 번 더 말하자면, 이 ‘아직은’이라는 말은 희망적이다. 제주의 대중들이, 예술가들이, 관이 중요한데 이 모든 사람들이 그래도 공통적으로 원하는 게 바로 ‘제주도가 문화적으로 소외 받지 않는 곳’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일 것이다. 일단은 마음가짐의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지금까지 우리가 ‘제주는 안돼!’라는 마음을 가졌다면, 이제는 ‘아직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될 거야!’라고 생각해야할 것이다. 그리고 그 ‘언제가’를 위해 지금의 내가 먼저 한 발을 내딛는 마음이 필요할 것이다. 한 사람의 힘으로는 이룰 수 없는 일이고 서로가 톱니바퀴처럼 움직여야 비로소 가능하리란 생각도 든다. 언제까지 제주의 대중은 우리를 외면할까? 언제까지 제주의 젊은 예술가들이 제주를 떠나는 걸 봐야 하나? 또 언제까지 ‘제주니까 별 수 없어’라는 체념으로 살아야 하나? 바로 지금이 내일을 위한 중요한 순간이라는 점을 제주도에 계신 모든 관계자 분들께 말하고 싶다.

나 역시 말만 하기보단 행동으로 보여주고 싶어 결국 사고를 쳤다. [Great Escape Tour] 라는, ‘대탈출’이라는 타이틀의 공연을 5월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제주와 서울에 계신 음악 팬들의 많은 응원도 바란다. 우리 모두 제주를 GET 하자! | 부세현_부스레코드 대표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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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Responses

  1. jatis

    이글을 읽고 일정부분 공감이 가는 부분도 있고, 
    부세현씨에게 먼저 제안, 아니 충고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된다..먼저, 부세현씨는 제주의 음악씬이 살아나서 활발히 움직이길 원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음악에 프로가 존재한다. 음악을 주체로 하는 사람들이 정말로 실력을 쌓아서 제대로된 음악을 들려주는 것이 책임이라고 생각을 한다.부세현씨가 정말로 프로들을 원한다면, 지금처럼 서울에서 이름있는 팀들을 불러들여서 공연을 기획하고 진행하는것이 맞다. 그런데 음악을 기획하고 레이블을 운영하고, 뮤지션들을 제주에서 만들고 싶다면,그 ‘프로’라는 부세현씨의 개념으로 열심히 음악을 해보려고 하는 사람들의 꿈을 짖밟지 말았으면 한다.필자 앞에서 말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그 “롹 스피릿” 앞에서 말을 못하게 만든다고는 생각을 안해봤는가?프로들이 태어날때 부터 그렇게 태어나는가,,,, 지금 대중들에서 알려지고 유명하고 인지도가 있게된 뮤지션들도처음부터 그렇게 되었는가?음악 기획자로서 먼저, 프로라는 말을 꺼내는것 보다는, 먼저 가능성을 보고 이런부분을 기획자로서 도와주면 잘 성장할수 있겠다는 그런 마인드가 먼저 있어야 제주에서 뭔가 몸부림 치고 있는 뮤지션들이 당신에게 더 다가 설수 있을것 같다는 안타까움이 있다….그리고 부세현씨가 보는 시각으로 제주의 음악들을 판단하지 말았으면 한다.이 글을 읽고, 안타깝다는 느낌 밖에는 없다…당신의 생각으로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 외에 또 다른 생각과 음악이 있다. 그리고 가능성과 좋은 음악을 하는 뮤지션들이 많다는 것을 바라보았으면 한다. 이미 자신의 생각으로 정해놓고 그 안에 들어오지 않으면 프로가 아니다 라는 이유로,  연주를 잘 못한다?는 이유로, 좋은 음악을 바라보지 못하는 소경이 되어가는 자신을 먼저 바라보았으면 한다.대중들이 알아주었으면 하는것이 음악인의 마음이겠지만, 그것보다 자신의 것을 더 만들고 계발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먼저인 사람들도 있다….음악이 소통이 안되면 아무것도 아닌데, 먼저 그 음악을 실질적으로 접하고 만들어내고 부세현씨 같이 기획하고 움직이는 사람들 끼리 소통이 안되면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이다. 사람들이 다가서질 않는것을, 무조건 자신의 생각으로 따라오라고 하기보단, 이제는 서로 먼저 인정하고 가는 것이 더 필요한 시점인것 같다…제주의 상황을 진심어린 마음으로 걱정하고 발전 되길 원한다면, 먼저 마음을 터놓고, 자기의 생각이 옳다는것으로 먼저 판단하지 말고, 그 상황들을 인정하고 끌어 안고 갈수 있는 마인드가 기획자로서  먼저인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제주는 안돼….”정말로 안되는것이 아니라, 그것은 음악으로 뭔가 이루려고 하는 마음이 먼저인 사람들의 생각이고 고집이라는 생각을 한다….부세현씨가 움직이고 활발히 기획하고 하는 모든 일련의 제주에서의 행보가 잘 되길 바란다.”대탈출”부세현씨가 탈출하고 싶은것이 모든 사람들이 탈출하고 싶은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한번 해봤으면 한다.이미 그런것에 관심이 없다는것을……..

    응답
  2. 이희준

    부세현씨 지금뭐하시죠?
    아무검증도 안된사람이 마치 제주도의 음악문화를 대표하는듯한 이글은 뭐죠,
    이런사람의 글이 웹진웨이브에 게시돼 있다니 웨이브 팬으로서 실망감이…
    이사람 장난에 놀아난 피해자가 한둘이 아니죠 앞에선 말 못하고 뒤에서 깐다고요, 그건 당신이 앞뒷 말이 틀린 겉과속이 다른 사람이라서 그렇죠,겉으론 제주문화 발전을 위한다지만 실상은 제주도 문화중심위에 굴림하고 싶을뿐이죠.

    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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