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라디오헤드(Radiohead)의 새 앨범에 관련해서 밴드의 매니지먼트 회사 대표가 ‘새 앨범은 6월에 발매될 예정’이라고 밝히긴 했지만 어쩌면 예상보다 빨리, 최소한 수 일 내에 이들의 아홉 번째 정규음반을 만나볼 수 있을 것 같다. 이 모든 하이프(hype)는 지난 주말동안 영국에 있는 팬들이 받기 시작한 우편물로부터 시작된다.

 

f3u4f394t934tjgs

출처: 트위터 @NiallMDoherty

 

우편으로 온 종이에는 ‘Sing the song of sixpence that goes, burn the witch, we know where you live’ (6펜스짜리 노래를 불러. ‘마녀를 불태워버려, 우리는 네가 어디에 사는지 알지’)라는 가사로 추정되는 문구가 적혀져있고 좌측 하단에는 라디오헤드의 공식 마크가 찍혀져있다. “Burn The Witch”는 이미 오래 전부터 존재했던 라디오헤드의 미공개 곡 중 하나이다.

 

 

2006년 라이브 중 “Burn The Witch”의 일부분

 

아무튼 이 우편물을 토대로 레딧의 라디오헤드 포럼 유저들은 몇가지 추측을 했는데, 첫 번째 추측은 ‘발푸르기스의 밤’이다. 4월 30일부터 5월 1일까지 독일과 스웨덴을 포함한 수 많은 유럽의 국가에서 행하는 봄의 축제인데, 이날 밤은 마녀(Witch)들이 술잔치를 벌인다고 알려져있다. 두 번째 추측은 최근 라디오헤드가 설립한 회사의 이름인 던 코러스(Dawn Chorus)와 같은 이름을 가진 국제 던 코러스 데이(International Dawn Chorus Day)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매년 5월 첫번째 일요일, 올해에는 5월 1일에 열린 이 행사는 아침 동이 틀 때 숲 속에 모여 새소리를 듣는 행사라고 한다. 아무튼 이 추측을 토대로 ‘5월 1일에 새 앨범이 발매될 것이다’라는 여론이 커졌지만 결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런데 한국시간으로 5월 2일 이른 새벽, 라디오헤드의 SNS (페이스북, 트위터, 공식 홈페이지)와 프론트맨 톰 요크의 SNS의 글들이 한 개도 빠짐없이 사라지기 시작했고 지금은 말 그대로 텅텅 비어있는 모습이다. 이와 동시에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닷컴이 밴드의 최근 앨범들인 [In Rainbows]와 [The King of Limbs] 그리고 [TKOL RMX 1234567] 음반의 예약구매를 5월 6일이라는 발매날짜와 함께 업로드했다. 우리에겐 대체공휴일일 뿐인 5월 6일은 공교롭게도 워싱턴 DC에서 기후행동 2016 행사가 열리기도 하는 날인데, 기후행동과 라디오헤드가 무슨 상관인가 싶지만, 자세히 생각해보면 라디오헤드는 공연장에서도 절대로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등 환경과 관련된 운동을 꾸준히 해왔고, 톰 요크는 작가이자 기후변화 관련 액티비스트인 조지 몬비오(George Monbiot)의 열렬한 팬이기도 하다. 또한 작년 발매된 톰 요크의 솔로음반 [Tomorrow’s Modern Boxes]의 아트워크는 기후행동 2016의 이미지들과 비슷한 형태를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는 점에서 아마도 5월 5일과 6일 사이에, 기후행동 2016의 행사의 일환으로 새 앨범을 발매할 가능성이 있다.
 
sdfjiowfwet42im34oig

[Tomorrow’s Modern Boxes]의 아트워크와 기후행동 2016 로고

 
여기에 조금 더 오버를 보탠 유저는 ‘Sing the song of sixpence’라는 문구에 주목했는데 이는 영국의 ‘Sing a song of sixpence’라는 동요를 지칭할 수도 있다고 한다. 18세기에 쓰여진 것으로 알려진 이 동요의 가사는 다음과 같다.
 
Sing a song of sixpence,
A pocket full of rye.
Four and twenty blackbirds,
Baked in a pie.
When the pie was opened,
The birds began to sing;
Wasn’t that a dainty dish,
To set before the king?
The king was in his counting house,
Counting out his money;
The queen was in the parlour,
Eating bread and honey.
The maid was in the garden,
Hanging out the clothes,
When down came a blackbird
And pecked off her nose.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여기서 Blackbirds는 하루의 시간, 곧 24시간(four and twenty)을 의미한다고 한다. 이를 동요의 제목에 있는 숫자 6(sixpence; 6펜스)와 함께 연관지어보면 6일이라는 시간을 유추해낼 수 있고 팬들이 우편물을 받기 시작한 4월 30일의 6일 후의 날짜는 5월 5일~6일이 된다.
 
그렇다면 우편물에 써있던 다른 문구(Burn the witch / We know where you live)들이 의미하는 바가 있지 않을까? 이 답은 ‘We know who you are. We know where you live. We know where you work. And we be many, but you be few.’ (우리는 당신이 누구며, 어디에 살고, 어디에서 일을 하는지 알고 있다. 우리는 다수이지만, 당신들은 소수이다)라는 다소 공격적인 인용구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한 때 그린피스의 홈페이지에 올라왔던 에세이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부분이었다. 큰 논쟁을 불러일으킨 덕에 지금은 삭제되어 찾아볼 수 없는 이 글은 기후행동변화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표출한 사람들을 겨냥한 글이었다고 한다. (이에 관한 The Guardian지의 기사는 여기서 찾아볼 수 있다)
 
 

Radiohead – “Burn The Witch”

 

그리고 한국시간으로 어제, 약 12시간동안 인스타그램에 짧은 비디오를 업로드한 라디오헤드가 “Burn The Witch”라는 제목의 신곡과 뮤직비디오를 발매했다. 2주만에 아이디어 구상, 준비, 촬영, 편집까지 모두 마쳤다는 이 뮤직비디오는 클레이 애니메이션으로 이루어져있으며 1973년 개봉된 로빈 하디 감독의 영화 <위커맨> (The Wicker Man)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그 외 새 앨범에 대한 다른 정보들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태이며 신곡 “Burn The Witch”는 싱글포맷으로 디지털 음원사이트에서 구매할 수 있다.

현재까지의 상황을 토대로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것들은 다음과 같다. 1) 기후행동 2016이 진행되는 동안 라디오헤드의 9집이 발매 될 것이고 2) 새 앨범은 기후변화에 관한 내용을 다룰 것이다. 물론 보기 좋게 모든 예상들이 빗나갈 수도 있지만 이번 주 어린이날 연휴를 설레는 마음으로 ‘이 세상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고 독창적인’ 라디오헤드의 새 앨범을 기다려보는게 어떨까? | [email protected]

 

One Response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