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kongchi

동화책 하나를 읽었습니다. 얇고 넓고 단단한 종이 위에 큼직한 활자가 뿌려져 있었습니다. 여자애를 좋아하는 여자애, 숨기던 마음이 재채기로 터져 나와 뽀뽀를 하고 마는 여자애의 이야기였습니다. 낯설지만 예뻤습니다. 끈질긴 편견을 가볍게 무너뜨리는 산뜻한 사랑이 좋았습니다. 책 읽는 저를 둘러싼 적막이 잠깐 두렵지 않을 정도로요.

그런 적막에 당신을 초대하고 싶어졌습니다. 그리고 묻고 싶습니다. 당신도 저들의 기분을 아십니까. 저 고민과, 유채색으로 물든 저 기쁨을, 당신은 제게 설명해줄 수 있으십니까.

모르는 기분이 많아서 당신이 더 많이 보고 싶습니다. 낯선 세계를 당연한 척 말하는 당신의 능청이라면 모르는 기분마저 감각으로 전해질지 모릅니다. 그런 당신과 손잡고 행진하는 만큼 저와 세계는 달라질지 모릅니다.

그런 소란을 함께 해도 좋을 노래들을 모아 듣고 있습니다. 물론 음악을 음악 외부를 위해 쓰지 말라는 말은 모르지 않습니다. 음악을 목표에 굴복시켜 나쁘게 써먹던 역사도 기억합니다. 그러나 몇 뭉치의 감각을 주고받는 우리는 목적 없는 진동에도 함께 춤을 춥니다. 이야기와 소리를 엮어 기어이 다른 의미를 만들어내고 맙니다. 저는 그런 이야기와 노래와 행진의 기억을 믿어 볼 생각입니다. 김세철 | [email protected]

 

Flash Flood Darlings – 별
Perfume Genius – Queen
Esperanza Spalding – I Can’t Help It
Kacey Musgraves – Follow Your Arrow
Shamir – On The Regular
Pet Shop Boys – Liberation
Janet Jackson – Free Xone
Lotic – Heterocetera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