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시대 중화권 음악 씬의 새로운 흐름을 소개하는 ‘조한나의 Greatwall.Wav’. 세 번째로 소개할 밴드는 현대 중국 록 씬의 최일선에 서 있는 밴드 퀸 시 빅 샤크(Queen Sea Big Shark)다.  개러지 펑크를 기반으로 다양한 사운드를 들려주는 이들에게서 중국과 세계의 록이 교차하는 지점, 그리고 현 중국 젊은 세대의 감성이 무엇인지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글쓴이 조한나는 인디 일렉트로닉 레이블 영기획(Young, Gifted & Wack)의 크루이자 음악 애호가이다. | 정구원

 

20160309005405_23845

 

세계적인 언더그라운드 뮤직채널인 보일러룸(Boiler Room)은 5월에 베이징과 상하이, 그리고 6월에 타이페이를 촬영하며 중국의 언더그라운드 뮤직 씬을 안내했다. 세계에서 중국을 조명하고 있다는 사실이 언더그라운드 음악 씬에 이르기까지 증명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6월 중순 타이페이를 다녀오며 대륙과 대만의 친구들을 만나 짧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몇군데를 들르며 젊은 서브컬쳐를 접하고 그 안에 숨겨진 무궁무진한 재미를 기대하게 되었다. 함께 그 재미를 엿보아 주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번 글을 시작해본다.

중국의 빠링허우 세대를 대표하기 적당한 밴드를 소개하고자 한다. 자유롭고 좋아하는 것을 하며 멋진데다가 거침이 없는 댄스-개러지 록 밴드, 퀸 시 빅 샤크(Queen Sea Big Shark, 后海大鲨鱼, 이하 QSBS)가 이번 에피소드의 주인공이다.

 

0a1404b8ee68822e781b5e61a0429a74-01

퀸 시 빅 샤크 (Queen Sea Big Shark, 后海大鲨鱼) 왼쪽부터 왕징한 (베이스) / 후한 (보컬, 키보드) / 샤오우 (드럼) / 차오푸 (기타)

 

키보드의 프론트 걸 후한(付菡)을 선두로 기타의 차오푸(曹璞), 베이스 왕징한(王静涵), 드러머 샤오우(小武)로 이루어진 QSBS는 2004년에 결성되어 2005년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베이징에서 태어나고 자란 이들의 밴드 이름은 어느 날 후해(Queen Sea Lake, 后海)를 걷다가 발견한 낙서를 보고 정해졌다고 한다. 그 낙서의 내용은 ‘누가 우리의 것을 움직이려 하지? 누가 우리의 손자(孫子, 손자병법의 저자인 중국 전국시대의 병법가)가 되기를 원하지? 우리는 후해의 큰 상어(Queen Sea Big Shark)다 (谁要动我们的东西, 谁要是我们的孙子, 我们是后海大鲨鱼)’ 였다. 이 낙서가 멋지다고 생각한 네 명은 바로 이 이름으로 2006년 데모앨범인 [Hard Heart]를 제작했다. 이 데모를 통해서 베이징의 유서 깊은 레이블인 모던 스카이 레코드(摩登天空, Modern Sky Records)와 계약을 하고 바로 2007년 셀프 타이틀 앨범인 [后海大鲨鱼 (Queen Sea Big Shark)]를 발매했다.

 

 데뷔앨범의 두 번째 트랙 “硬心 Hard Heart (Love Spy)”

 

밴드에 대한 이야기에 앞서 우선 모던 스카이 레코드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자. 지난 회(노황중)에서 중국 최대의 언더그라운드 뮤직 페스티벌인 스트로베리 뮤직 페스티벌(草莓音乐节, Strawberry Music Festival)을 주최하고 있는 레이블로 잠깐 소개를 했었다. 1997년 12월에 창건된 모던 스카이는 현재 중국의 언더그라운드 뮤직의 대들보로, 중국 언더그라운드 1세대로서 지금까지 새로운 음악가들을 발굴하며 전국을 순회하는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다. QSBS 또한 이 레이블의 팬으로서 결국에는 음악가로 계약하게 된 것이다.

2007-2008년은 중국의 젊은 록 밴드가 홍수처럼 쏟아진 시기였는데, 그 가운데 QSBS는 혜성처럼 나타나 로컬 씬뿐 아니라 해외의 주목까지 받은 라이징 스타였다. 미국의 미디어 회사 바이스(Vice)가 진행하는 문화예술 플랫폼 더 크리에이터 프로젝트(The Creators Project)*1와의 인터뷰 이후, 중국 바깥의 수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음악과 스타일에 주목하게 되었다. 예 예 예스(Yeah Yeah Yeahs)의 오프닝 공연에 올랐을 뿐 아니라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XSW), 코첼라(Coachella) 등 대형 페스티벌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러한 인기의 원인은 밴드의 음악 스타일부터가 해외의 트렌드를 흡수하여 만들어진 세련된 것이기도 했지만 프론트걸인 후한의 스타일 또한 매우 유니크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QSBS의 아트워크와 자신의 스테이지 의상을 직접 만들어 입으며 밴드의 프론트걸로써 독특한 스타일을 대표한다(팬들은 그녀를 중국의 카렌 오(Karen O)라고 할 정도). 그녀뿐만 아니라 드러머인 샤오우는 사운드 엔지니어로 홈레코딩을, 기타인 차오푸는 건축가로서 단독 공연 시 무대세트를 구상하기도 하는데, 이들의 이런 모습은 음악에 관한 모든 요소를 능동적으로 준비하는 DIY형 밴드의 모습 그 자체다. 밴드 멤버 모두가 각자의 특수한 능력과 취향에 따라서 움직이는, 빠링허우 세대의 모습을 대표하는 뮤지션인 것이다.

 

P.K.14 – 多麼美妙的夜晚 (How Majestic Is The Night)
벨벳 언더그라운드(The Velvet Underground)가 생각나는 트랙.

 

데모시절부터 2집인 [浪潮 (Wave)] 앨범까지 이들의 음악 스타일은 개러지와 펑크가 섞인 로큰롤을 지향하고 있었다. 이들은 7-80년대 뉴욕에서 유행하던 사운드와 장르에 영향을 받았는데, 이는 QSBS에서 대부분의 트랙을 만드는 후한의 70-80년대의 음악 취향이 강하게 반영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녀가 자라며 들었던 로컬 밴드인 조이사이드(Joyside)*2, PK14*3, 뉴 팬츠(New Pants)*4 등의 음악 역시 이들의 스타일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时髦人都好Fancy” 3집 가운데 가장 이질적인 트랙. 힙합 비트에 랩을 한다!
힙스터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비쥬얼 또한 텀블러(Tumblr) 등을 연상케 한다

 

“시대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10-20년이면 변화하던 것이 지금은 1-2년이면 빠르게 변화하고 있죠. 우리가 지금 접하는 것이 해외에서는 아무것도 아닐 수 있지만 우리들에겐 최첨단입니다. 또 많은 것들이 변할 거에요.”
– 후한, 2011년 더 크리에이터스 프로젝트 인터뷰에서

QSBS는 오랜 공백기를 깨고 올해 5월 세번째 앨범인 [心要野 (Beijing Surfer’s Adventure)]를 발매했다. 이들의 3집은 지금까지 이들이 보여줬던 음악에서 많이 벗어난 형태를 가지고 있는데, 개러지 록과 신스가 많이 사용되었던 이전과는 다르게 접근이 쉬운 팝에 가까운 편으로 앨범 전체에서 트랙 간의 강약 조절에 신경을 쓴 부분이 느껴진다.
이 앨범의 재미있는 부분이라고 한다면 프로듀서 소울스픽(Soulspeak)이 참여한 트랙인 “漂流去世界最中心” (세계의 가장 중심으로 표류하다)와 “时髦人都好Fancy” (유행인은 모두 Fancy해)이다. 두 트랙 가운데 가장 이질적인 “时髦人都好Fancy” 는 힙합의 느낌도 가지고 있으며 현 중국 세대의 가장 대중적인 힙함을 잘 표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한껏 풍요로운 이 앨범의 마지막 트랙 “Bling Bling Bling”은 2013년 발표되었던 싱글로 나오자마자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고, 지금까지도 밴드의 대표곡으로 언제나 그들의 라이브에서 빠지지 않는 앤썸(Anthem)이기도 하다.

 

 

“Bling Bling Bling”, QSBS의 라이브에서 언제나 빠지지 않는 밴드의 대표곡

 

有故事关于我们 / 我们要去那前方的路
우리들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 / 우리는 그 앞에 있는 길을 가길 원해.
有故事关于我们 / 我们要去那群星深处
우리들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 / 우리는 그 별빛들의 깊은 곳으로 가길 원해
不在哪里 / 在这旷野 心才野 / 要去哪里
어디에도 없는 / 저기 광야에 마음은 이제야 자유로워 / 어디로 가고싶니
(“Bling Bling Bling”)

QSBS의 3집 [心要野 (Beijing Surfer’s Adventure’)]가 나오기까지는 4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4년 동안 밴드의 멤버들은 모두 각자의 일을 하며 여행을 다니고, 주기적으로 만나 음악을 만들고 곡을 썼다. 더운 지하 작업실에서 작업을 하다가도, 히말라야로 날아가 스무개의 산소통을 들고 라이브를 해내기도 하고, 언젠가는 멕시코의 정글에서 길을 잃은 적도 있었다. 페스티벌 공연 중에 구타 사건과 욕설 파문으로 스테이지에서 쫓겨난 일도 있었지만 그들은 아직도 라이브 공연장에서 환영받으며 발군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신보의 타이틀인 ‘心要野’는 그들의 창작과 제약에 대한 한계를 행동으로 부수며 돌파하는 마음의 자세를 설명하는 문장인 것이다.
마음(心)이 자유로워지길(野) 원(要)하는 것. 나에게는 이 문장이 중국의 새로운 음악을 접하는 사람들에게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신경쓰지 않았으면 하는 메시지로도 읽힌다. 자신들의 존재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증명하는 것. 후해의 큰 상어는 그러한 포부를 지니고 파도 속에서 자유롭게 헤엄친다. | 조한나 [email protected]

 

*1 더 크리에이터스 프로젝트: 2010년 바이싀의 블로그 사이트로 시작된 더 크리에이터스 프로젝트에서는 전세계적으로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는 창작자 및 크리에이터를 선별하여 인터뷰와 전시를 진행해왔다. 아시아 내에서는 중국과 한국의 인터뷰를 진행했었으며, 이 프로젝트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한국에서 3년간 서비스 후 철수했다. 국내의 뮤지션으로는 DJ 소울스케이프 (DJ Soulscape), EE, 이디오테잎(Idiotape) 등이 인터뷰에 참여했다.
*2 조이사이드: 2001년 결성된 베이징의 전설적인 펑크록 밴드. 70년대 펑크록에 영향을 받은 스타일로 중국내에서 인기를 얻었다. 2009년 해체.
*3 PK14: 1997년 난징에서 결성되어 지금까지도 베이징 씬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밴드로 70년대 뉴욕의 영향을 받은 포스트 펑크 스타일의 음악을 하고있다.
*4 뉴 팬츠: 1995년도에 결성된 베이징 언더그라운드 씬의 1세대 밴드. 신스를 중심으로 훵키하고 댄서블한 록큰롤을 하고있다.

 

관련 사이트
퀸 시 빅 샤크 공식 웨이보
http://weibo.com/queenseabigshark
모던 스카이 레코드 공식 사이트
http://www.modernsky.com/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