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크’라는 장르가 한국 대중음악계에서 사용될 때 그 단어가 지시하는 정서는 보통 두 가지로 양분된다. 그것이 뮤지션십(musicianship)이든 정치성이든 비슷한 모든 것을 포괄하는 ‘의식 있는’ 정신, 혹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흔히 ‘예쁜’이란 안이한 수식어로 묘사되는) ‘이지 리스닝’적인 가벼움. 그러한 양분된 정서가 횡행하는 이유는 한국 대중음악계의 포크 음악이 보통 이 두 가지 노선 중 하나로 해석될 수 있는 경로를 택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음악을 해석하는 데 있어서 그러한 이분법적인 시각만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의심도 지우기 힘들다.

장르에 대한 해석을 편협하게 만드는 그러한 이분법에 균열을 내는 것은 장르를 다른 방식으로 해석하는 음악가들이다. 유레루나 역시 그 중 하나다. 데뷔 EP [Monument]에서, 유유의 미니멀한 포크 주위를 둘러싼 기타와 플루트, 현악기와 노이즈는 수면에서 흔들리며 이지러진 빛을 내뿜는 달처럼 인상적인 순간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이러한 순간은 새로운 싱글 “꿈의 도피”에서 보다 단단히 결합된 형태로 이어진다. 어쿠스틱 기타와 유유의 예스러운 보컬과 리버브가 걸린 경인선의 기타가 파동을 이루는 전반부, 가벼우면서도 힘있는 어쿠스틱 스트러밍이 블루지하게 바스러져 나가는 일렉트릭 솔로로 비산하는 후반부는 5분 27초의 시간 동안 듣는 이를 집중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중력으로 작용하면서 확장하는 사운드스케이프를 그려낸다.

그 사운드스케이프가 흔히 연상하게 되는 ‘포크’와는 거리가 먼 소리를 들려줌에도 불구하고, 포크라는 음악적 토대에 충실한 요소 – 어쿠스틱 기타와 목소리라는 단단한 뼈대, 일견 ‘민요’처럼 들리는 보컬 등 – 를 갖추고 있다는 점은 재미있는 일이다. 그래서 나는 “꿈의 도피”를 들으면서 미국 시카고 출신의 밴드 캘리폰(Califone)을 떠올렸다. 그들 역시 아메리카나(Americana)와 블루스라는 ‘전통적(folk)’인 음악을 토대로 전자음과 노이즈, 사운드 이펙트가 가미된 새로운 영역을 창조해냈다. 새로움은 때로 가장 전통적으로 보이는 곳에서부터 출발해 자신만의 뿌리를 뻗어나가고, 우리의 가장 낡아 보이는 믿음을 붕괴시킨다. | 정구원 [email protected]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