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l & Tim – Good Guys Only Win In The Movies

 

봄철도 저무는 이 마당에 아주 흉악한 제목을 가진 앨범을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좋은 엉아들은 영화에서나 이기다니. 이 무슨 적나라한 현실의 반영이란 말인가? ‘그 분’이시라면 이거야말로 저항과 청춘의 표상인 록큰롤이라고 바로 정의를 내리시면서 록부심을 표현하는 데 인색치 않으시겠지만, 죄송하다. 이 앨범 두 명의 흑형들이 녹음한 그야말로 그루비하기 짝이 없으며 소울 계열에서 나름 괜찮은 족보로 두루두루 사랑받는 음반이다.

이 계열의 음악을 사랑하는 것은 선배의 전통을 고스란히 이어받으면서 그 시대에 맞게 발전적인 계승을 했기 때문이다. 특히 중창단 계열의 음악을 들으며 그런 생각이 드는데 오히려 제작상의 한계를 무시한 듯 무시무시한 물량의 투입, 예를 들자면 심포니와의 협연은 기본이고 편곡의 오묘함 역시 비견하기 힘들다. 이것은 숫제 클래시컬하다. 게다가 연주에서 드러나는 야수성은 재즈의 그것을 모티브로 삼고 풀어내는 것이어서 참신한 진행에 무릎을 탁 칠 때가 많으며 무엇보다도 제대로 그루브가 느껴진다. 그리고 이 앨범은 이 전범에 충실하다.

당대의 명문 인디즈 셉터(Sceptre)의 서브레이블인 밤부(Bamboo, 당대의 경영자가 진 “더 듀크” 챈들러(Gene “The Duke” Chandler)였다. 더 깨는 건 이 양반은 밤부에서 한 장도 앨범을 발표하지 않았다. 도넛 한 장조차!)에서 첫 앨범 [Good Guys Only Win In The Movies]를 발표하고 이후 스택스(Stax)로 이적하여 두 장의 앨범을 더 내고 종적을 감춘 이 멜 앤 팀(Mel & Tim)은 멜 하딘(Mel Hardin)과 팀 맥피어슨(Tim McPherson) 두 사촌이 결성한 듀오다.

나머지 두 앨범과 이 데뷔 앨범의 기조가 사뭇 달라서 많은 리스너들이 그 의외성을 사랑하기에 많은 사랑을 받는 앨범이다. 과연 거물 진 챈들러의 프로듀스라고 할 만하며 숨겨진 천재 톰톰(Tom-Tom)의 편곡이 환상적이다. 달콤한 멜로디와 풍윤한 혼 섹션, 짜릿한 팔세토의 하모니, 와우기타의 깔짝거리며 생성하는 그루브와 극적인 스트링, 거기에 비트의 폭발성도 충실하다. 물론 취향이라는 게 강요할 수도 고저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음악을 듣는다면 이 앨범에 푹 빠질만한 여지는 정말 많다. 그만큼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고급스럽게 달콤하다. “Backfield In Motion”이라는 특별히 기억해둘만한 걸출한 싱글이 있으며 잭슨 파이브(Jackson Five)의 “I want you back”을 연상할 수 밖에 없는 프리소울(특유의 개방감이 느껴지는 소울튠을 일컫는 일본식 조어. 그냥 업자끼리 쓰는 단어로 생산라인에서 ‘게또바시’, ‘기레빠시’같은 단어를 쓰는 그런 느낌으로 이해해주시길.) 넘버가 있고 진 챈들러보다도 먼저 녹음한 “Groovy Situation”이라던가 되고 독한 얘기를 달달하고 훵키하게 풀어주는 타이틀 트랙 “Good Guys Only Win In The Movies”역시 좋다.

바이널의 경우는 퍼스트 에디션만 발매된 듯 하며 Bamboo의 첫 바이널로 기록되고 있다. 카탈로그 넘버는 BMS-8001이다. 가격은 천차만별이지만 실드반도 50$언저리에서 구할 수 있다. 또한 당시에 싱글을 여러 개 커팅해낸 저력이 있는 앨범이다. 총 세 장의 도넛이 이 앨범에서 커팅됐으며 각각 [Backfield In Motion / Do Right Baby(BMS 107)], [Feeling Bad / I’ve Got Puredee(BMS 112)], [Mail Call Tim(BMS 114)] 이렇게 세 장이다. CD는 15년전에 미국의 선데이즈드(Sundazed, 밥 어윈의 재발매 전문 레이블, 우리의 롤모델 레이블 중 한 곳이다.)에서 발매했고 제법 프리미엄이 붙은 희귀반이 됐다. 이 CD는 리마스터링이 아주 훌륭하고 구성도 충실하기 때문에 한번 구해볼만 하다.

이 글을 쓰기 위해 자료를 뒤적거리다 어떤 해외 레코드숍의 코멘트를 보고 아주 적절하다 생각하여 그 코멘트를 소개한다.

“감히 뉘라서 이들을 거부하겠는가?”

 과연 그러하다. 그러니 여러분께서도 6월 2,3일 양일간 열리는 [레코드페어]에 가열찬 참여로 좋은 ‘엉아’들이 영화에서만 이기는 게 아니란 걸 보여주시라. | 박주혁 [email protected] / Bandiera Music 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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