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드페리 서브컬처 뷰직 세션 : 프라이머리 스쿨

5월의 프레드페리 뷰직세션의 주인공은 프라이머리 스쿨(Primary Skool)이다. 프라이머리 스쿨은 프로듀서 프라이머리(Primary, 최동훈)를 주축으로 하는 밴드다. 프라이머리는 흑인 음악에 대한 폭 넓은 이해와 그것을 바탕으로 하는 음악적 변용으로, 명실상부 한국 최고의 프로듀서 중 한명으로 인정 받았다. 그런 그의 실험적 면모와 실천들을 함께 하는 것이 바로 프라이머리 스쿨이고, 이것이 이 공연이 반가웠던 이유다.

허나 그를 단지 힙합 프로듀서로 알고 있었던 이들에게는 이번 공연은 조금 생소한 분위기였을 지도 모른다. 공연은 풀 밴드 구성에 잼(jam) 세션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힙합 공연이 아닌 훵크(funk) 혹은 재즈 공연과 훨씬 더 가까웠다. 한 비트씩 공들여 두드리는 재지(jazzy)한 드럼과 리듬감 넘치는 일렉/더블 베이스 연주는 이 공연의 기틀을 확실하게 잡아주었다. 여기에 퍼커션이 가세한 리듬 섹션은 무대의 분위기를 더욱 맛깔나게 만들어 주었으며,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분위기에 생동감을 더해준 키보드 플레이도 일품이었다. 뿐만 아니라 공연의 엠씨 겸 보컬 겸 래퍼로 까지 참여했던, 유틸리티 플레이어(!) 진보(Jinbo)는 공연의 흥을 돋우며 관객들의 참여를 유도하기도 하고 조금은 썰렁한 농담을 던지기도 하며(…) 공연의 윤활유 역할을 했다. 또한 스페셜 게스트로 참여한 댄서 더키(Ducky, 김덕현)의 자유로운 춤사위는 잼 형식의 연주와 어우러져 마치 현대 무용 무대를 보는듯한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었다.

여기서 ‘그럼 이 공연에서 프라이머리는 도대체 뭘 했는가’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겠다. 하지만 무대를 직접 본다면 이러한 의문은 사라진다. 그는 이러한 자유분방한 무대에서 사운드를 조율하고 템포를 조절하며 밴드 멤버들과 의사소통 하며 공연을 관리했다. MPC와 랩톱, 미디컨트롤러 등을 이용해 연주에 직접적으로 참여하기도 하는 등 무대 위의 야전 사령관으로 자리하며 프로듀서로서의 면모와 함께 연주자로서의 면모도 유감없이 발휘 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공연이 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문화적 경험이 될 만했다고 할 수 있지만 안타까웠던 부분도 있다. 바로 공연 시간이었다. 단순하고 직접적으로 말하자면 공연이 너무 짧았던 것. 관객들이 한창 즐겁게 즐기고 있는 시점이었던 공연 후반부, 공연 내내 말이 없던 프라이머리의 첫 대사는 “벌써 마지막 곡이네요”였다. 이 발언을 듣고 공연장 시계를 확인한 필자는 한 시간 남짓 지나있던 시계 바늘을 보며 안타깝다는 생각을 했고 공연장에 있던 사람들도 다들 비슷한 기분이었는지 객석은 (약간의 과장을 보태서)충격과 아쉬움의 도가니였다.

그래, 이건 안타까웠다기보다 그냥 좋은 공연을 더 오래 보고 싶었던 관객의 투정이다. 만족스러웠던 공연에 대한 칭찬을 이런 투정으로 대신해본다. | 이재훈 [email protected]

 

P.S. 어느새 수개월동안 진행된 뷰직세션. 이 공연의 강점은 다양한 장르와 그 분위기들을 어우르는 라인업에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이러한 라인업이 구성될 정도로 현재의 한국 음악씬은 유례없이 다양하고 질 좋은 음악으로 넘쳐대고 있다. 그런 음악들을 좀 더 가깝게 좀 더 신나게 즐길 수 있는 기회도 함께 많아졌다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이다. 다음 달의 뷰직세션은 2012년 상반기를 마무리 할 공연이 기획되어 있다. 때 아닌 초여름 가뭄에 지친 심신을 생생하게 해줄, ‘붉은 소’ 음료 같은 공연이 되리라 확신한다(게다가 남용해도 좋다!). 여러분의 많은 참여 부탁드린다.

 

관련 사이트
프레드페리 서브컬처 뷰직세션 홈페이지
프라이머리의 활동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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