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rst Aid Kit – The Lion’s Roar | The Lion’s Roar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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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의 첫 달에 발매된 앨범. 스웨덴의 포크 듀오인데 자매다. 요한나와 클라라. 성은 읽기 어렵지만(Söderberg, 쇠더베르그?), [밀레니엄] 시리즈 덕분에 ‘극동아시아 분쟁지역 남측에 거주하는 문화교양인들’은 이 난감한 북구 발음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지 않았나 싶다.

* 신비하고 우울한 보컬 음색이 특징적이다. 하지만 켈틱 사운드가 특히 강조되거나 가미되는 건 아니다. 이 음악을 ‘스웨덴 포크’라고 부를 근거는 국적 외에는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모니 중심의 곡들이 아름답게 퍼져나가는데, 위키피디아를 보면 플릿 팍시즈로부터 영향을 받았다는 내용이 등장한다. 데뷔한 지 몇 년 밖에 안 된, 그것도 미국 밴드에게 양향받은 북유럽 포크 듀오라는 지점이 ‘개인적으로’ 흥미롭다. ‘지역성’이 사라지는 건 지구적인 현상이고, 그건 스웨덴이나 한국이나 크게 다르지 않은 일일 것이다(홍대 앞의 수많은 밴드들이 얼마나 많은 장르를 지향하고 있으며 또 얼마나 많은 음악에 영향을 받았다고 고백하는지 생각해보라). 그 기반은 확실히 인터넷이다. 이들 역시 인터넷(정확히는 유튜브)으로 사람들에게 알려졌고, 덕분에 플릿 팍시즈와 함께 공연도 할 수 있었다. 물론 영어를 모국어처럼 구사한다는 매리트 or 패널티가 있겠지만, 그건 약간 다른 문제라고 생각한다.

* 그럼에도 스웨덴이라는 지역의 특징은 어떤 식으로든 개입한다. 다만 음악이 아니라 정체성이나 취향, 혹은 그것이 드러나는 방식에 개입할 것이다. 요컨대 이들은 10대에 데뷔했다. 스웨덴(혹은 북유럽)의 음악가들 중에 10대부터 음악활동을 하는 경우를 종종 발견할 수 있는데, 그것은 개인적인 능력차이보다는, 오랫동안 유지된 ‘지역 기반 음악 교육정책’의 영향일 거라고 본다. 물론 짐작이다.

* 한국의 경우는 그걸 사교육이 맡고 있는데(기획사의 오디션 역시 사교육의 영향권 아래에 있다고 본다, 그 수많은 보컬학원과 오디션 시스템, 그것들을 간신히 통과한 후에 다시 끝없이 반복되는 ‘내부 평가’들은 한국의 교육정책(특히 영재교육/입시정책)과 완전히 무관하다고 할 순 없을 것이다), 그로 인해 메이저-인디의 데뷔-활동 방식이 차별화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인디 씬에서의 데뷔에 재즈아카데미나 실용음악과 같은 제도권 교육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으니, 이 차이는 뚜렷하다기보다는 대체로 제도권 교육과 사교육이 섞여 있다고 볼 수도 있다. 메이저에서 10대 데뷔하는 경우가 느는 것과 반대로 인디 씬의 데뷔 앨범이 20대에 나오는 것도 연관해서 생각해볼 만하다고 본다. 이 짐작에 대해 더 얘기할 만한 ‘근거’가 있는지 살펴봐야겠다.

* 퍼스트 에이드 키트에 대한 추가적인 설명. 이들은 2007년부터 작곡을 시작했고, 2010년에 데뷔했다. 2012년 1월에 발매된 이 앨범은 데뷔 앨범이 아니라 두번째 앨범이다. 요한나가 90년생, 클라라가 93년생이다. 둘 다 10대(한국식으로 고교생)에 데뷔했다. | 글 차우진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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