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NE1 – I Love You | I Love You (2012)

 

그대 나에게만 잘해줘요
항상 나에게만 웃어줘요

I said

Ooh 질투하게 하지 마요
Ooh 집착하게 하지 마요

아직 난 사랑이 두려워요
이런 내게 믿음을 줘 봐요

I said

Ooh 질투하게 하지 마요
Ooh 집착하게 하지 마요

I LOVE YOU
I LOVE YOU

하루 종일 그대 모습 자꾸 떠올라
온종일 울리지 않는 전화기만 또 쳐다봐
왜 이런 내 맘을 아직 몰라
난 너의 마음을 아직 잘 몰라

너의 생각에 밤엔 잠도 못 이루다
달빛에 그대를 떠올리며 내 맘 고백해봐
왜 이런 내 맘을 아직 몰라
난 너의 마음을 아직 잘 몰라

Look at me now
내 맘을 바라봐요
이렇게 애타는데 지금 날 잡아줘요
늦기 전에 eh eheheh

 

투애니원(2NE1)의 신곡 “I Love You”는 기존의 곡들과 상당히 다른 감을 준다. ‘뽕짝’을 변형한 스타일 뿐 아니라 내용에서도 투애니원의 이미지를 형성하는데 기여한 다른 곡들과 다른 지점에 있다. 쉽게 말해 사랑 따윈 중요하지 않아, 라거나 연인을 차지하기 위해 적극적이던 여자들이 “I Love You”에서는 소극적이고 피동적이다. 욕망에 솔직하기보다는 그 욕망 앞에서 망설이는 태도를 보인다. 자기 욕망을 주체적으로 해석할 수 없거나, 그럴 의지가 없기 때문에 그이에게 ‘날 잡아달라’고 부탁한다. 요청하는 것 자체가 능동적이라고 보일지 모르지만, 아니다, ‘내가 떠나기 전에 날 잡아줘’라는 태도는 두 사람의 관계에서 스스로 어떤 것도 선택하지 않겠다는 말을 오히려 능동적인 것처럼 하기 때문에 비겁하다. 하지만 이런 선택 당함, 피동성은 안락하다. 책임으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이다. 특히 ‘선택하는 쪽은 남성이고 선택 당하는 건 여성’이라는 편견이 이데올로기처럼 굳어진 한국 사회에서는 이게 무슨 여성의 특권인양 포장된다. 피동성, 혹은 비주체성을 특권으로 바꿔치기해서 여성들을 언제나 선택당하는 쪽에 놓아두려는 것이야말로 가부장제의 오래된 전략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투애니원의 “I Love You”는 그룹 내부의 역사적 관점에서 보면 낯설고, 한국 사회의 내면에서 들여다보면 익숙하다. 의아한 건 이제까지 한국의 가부장제 이데올로기에 난 흠집을 발판 삼아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투애니원이 왜 갑자기 정반대의 태도를 보이냐는 점이다.

여기에는 아무래도 장르적 특징이 작용한다. 뽕짝 혹은 트로트는 전통적으로 남성, 특히 ‘가장’을 위한 장르다. 거칠게 말하자면, 한국에서 트로트는 산업화 이후 서양에서 유입된 포크나 록과 같은 음악 양식에서 소외된 중장년층을 기반으로 성장한 장르다. 당시의 사회적 상징자본을 가진 젊은 ‘대학생’ 계층이 록과 포크를 소비했다면, 트로트는 1960년대와 70년대 고속 산업화의 발판이 된 중장년층 ‘노동계급’ 정서와 호응하며 발전했다. 이런 맥락에서 트로트에서 감정과 욕망을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것 자체가 장르적 특징으로 굳어졌다고 볼 수 있다. 수많은 트로트 노래들이 그랬는데, 이런 경향은 1990년대에 등장한 아이돌이 산업적으로 가요계의 향방을 바꾸며 ‘신세대 트로트’ 같은 식으로 변화했다. 당시의 영턱스 클럽 뿐 아니라 장윤정과 박현빈이 등장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친 이런 양식적 특징은 최근 티아라의 히트곡들로도 이어진다고 볼 수 있다. 이 장르적 특징 안에서 “I Love You”의 수동적 태도는 투애니원의 기존 이미지를 유지하며 충돌하는 게 아니라 장르 안에 융화되는 방식을 택한 결과다.

그런데 이 노래는 티아라처럼 트로트에 근접하면서도 촌스럽게 들리지 않는다(물론 티아라는 적어도 내겐 ‘대체할 수 없는 길티 플레저’긴 하다). 게다가 투애니원은 지금 여러모로 ‘국제적인’ 지위를 얻는 중이다. 그래서 “I Love You”의 양식이 흥미롭다. 이 곡이 단지 트로트 풍 댄스 팝의 유행에 편승(티아라를 비롯해 시스타와 에이핑크 등이 대표적이다)하는 건 아닐 것이다. 굳이 그럴 필요도 없을 테니까. 오히려 이 곡은 내수용이라기보다는 수출용에 가깝다는 생각도 든다. 이를테면 투애니원은 트로트란 장르를 ‘한국이라는 지역성’을 드러내기 위한 전략으로 사용하는 게 아닐까. 그래서 이 곡이 다른 ‘가요’들과 정서적으로는 비슷하지만 사운드에서는 차이가 나는 게 아닐까. 보통 댄스 가요처럼 보컬이 강조되는(싸이의 “강남 스타일”을 들어보면 확연하다) 게 아니라 베이스 소리가 앞으로 불쑥 뛰어나오는 것이다.

또 하나, 투애니원의 독특한 가창법도 언급할 수 있다. 이 곡에서 씨엘과 민지의 바이브레이션이 무척 인상적인데, 두 사람은 박봄이 주로 사용하는, 성대를 열어 발음을 위로 흘리면서 떠는 흑인 알앤비의 발성법을 쓴다. 이제까지 박봄에게 집중되어온 이 가창법이 민지와 씨엘에게로까지 분산된다는 점(물론 두 사람은 전에도 이런 가창법을 썼지만 “I Love You”는 애초부터 두 사람의 발성을 활용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인상을 받을 정도로 두드러진다)에서 곡의 전체적인 인상이 결정된다. 요컨대 “I Love You”는 흑인 알앤비처럼 부르고 영미권의 팝처럼 만들어진 트로트 같다. 그래서 사람들이 이 곡을 트로트라고 여기는 것도 당연한 듯 싶다. 하지만 이 곡은 틈틈이 일렉트로 하우스와 드럼앤베이스의 효과를 활용하며 출신을 드러내고 변화무쌍한 구조를 과시한다. 무엇보다 후반부에서 급하게 가속되는 드럼앤베이스는 자기 정체성이 일렉트로니카에 있음을 분명히 한다. 그러니까 “I Love You”는 트로트가 아니라 트로트의 장르적 특성을 끼얹은 한국산 일렉트로 팝이라고 하는 게 더 적절할 것이다. 이때 ‘한국산’에 일단 밑줄 쫙 그어놓자. | 차우진  [email protected]

note. [차우진의 워드비트]는 홍대앞 소식지 [스트리트H]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weiv]에는 분량상 생략되거나 미흡했던 부분이 수정되어 실립니다.

 

3 Responses

  1. Inhyuk Lim

    노래 잘 뽑혔어요.
    Frank Ocean 같이 약간 느슨한 R&B의 영향이 느껴지더군요. 트로트 생각은 미처 못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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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재욱 김

    뭐하나 확실하게 얘기하는 게 하나도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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