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일본에서 나온 컴퓨터인 NEC PC-6601는 합성된 목소리로 노래하는 것이 가능했다. 스피크&스펠(Speak&Spell)이 노래하는 것만 같은 이 소리를 들어본 당시 사람들은, 신기하고 재미있다는 생각은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인간을 대체하여 노래한다거나, 혹은 동등한 위치에 설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어차피 일본에서 나온 PC가 그러하듯 널리 알려지지도 못했지만 말이다.

그 뒤로 약 30년이 흘렀다. 지난 7월 22일 [SBS 인기가요]에는 특이한 무대가 펼쳐졌다. 신인 걸그룹인 글램(GLAM)의 무대에 보컬로이드 캐릭터인 시유(SeeU)가 함께 나온 것이다. SBS 아트텍에서 시유를 제작했고, 시유의 목소리를 글램의 멤버인 다희가 제공했기 때문에 가능한 무대였을 것이다. 기존의 보컬로이드 팬들은 이 무대에 실망을 표현한 경우가 많아 보였다. 하지만 사전 지식이 전혀 없는 사람이 해당 무대만 봤다면, 그저 신인 걸그룹 무대 뒤에 춤추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하나 틀어놨다고 생각할 것이다. 시유를 가수로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다.

보컬로이드들은 NEC PC-6601에 비해서 매우 인간적이고 귀여운 목소리를 내고, 이제는 캐릭터까지 나와서 춤을 출 수 있게 되었다. 몇몇 곡들은 뛰어나고, 몇몇 보컬로이드의 잘 만져진 목소리는 인간과 큰 차이가 나지도 않게 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이것은 그저 신기하고 재미있는 기술에 머물러있고, 오타쿠 문화 안에서 소비되고 있다. 그러는 사이 다른 상업음악(드라마, 게임, 영화 등)에서는 보컬 가상악기(Virtual Instrument)가 널리 쓰이는 상태가 되었다. 심포닉 콰이어스(Symphonic Choirs)나 하츠네 미쿠나 같은 보컬 가상악기인데 왜 이런 차이가 생길까.

앞으로 3회에 걸쳐 진행될 이 이 연재에서는 보컬로이드에 대한 설명, 한계, 가능성에 대해서 다룰 것이다. 이 기획이 처음 나왔을 때 최민우 편집장은 보컬로이드에 캐릭터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했다. 하지만 웨이브는 대중음악을 다루는 사이트이기 때문에, 캐릭터와 문화적인 측면에서는 별로 다루진 않을 것이다.  | 고두익 [email protected]

4 Responses

  1. 최수영

    보컬로이드가 야마하社가 제작한 음성합성소프트웨어인지를 모르고 이 글을 읽었을 때는, 그래서 보컬로이드가 뭔데? 라는 생각이 글을 읽고서도 가시지 않았어요^^, 살짝만 쉽게 써주시면 더 이해가 잘 될 것 같아요. 연재 기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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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최수영

    보컬로이드가 야마하社가 제작한 음성합성소프트웨어인지를 모르고 이 글을 읽었을 때는, 그래서 보컬로이드가 뭔데? 라는 생각이 글을 읽고서도 가시지 않았어요^^, 살짝만 쉽게 써주시면 더 이해가 잘 될 것 같아요. 연재 기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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