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드페리 서브컬처 뷰직 세션 :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지나갈 것 같지 않던, 유난히도 무더웠던 올해 여름도 어느새 지나가 버렸다. 더위가 한풀 꺾여 다행이긴 하지만, 이제는 ‘하반기’라고 지칭되는 날들만 남아버렸으니 이게 또 다행이지만은 않다. 뭔가 마음 한구석이 허전해지려는 초가을, 그 8월 말 뷰직세션의 주인공은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이하 구남)다. 올여름, 국제적인(?) 활동을 펼쳤을 이 밴드는 지치지도 않았는지 몇 주 만에 바로 관객들을 찾아 나섰다.

쾅프로그램

이번 구남의 공연에는 쾅프로그램이 함께했다. 기타/보컬의 최태현, 드럼의 김영훈 그리고 랩톱(!)으로 구성된 쾅프로그램은 뷰직세션 이날 공연의 오프닝 무대를 맡았다. 이들은 7, 80년대 포스트펑크와 관련한 레퍼런스를 상기시키며 2인조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꽉 차고 집중력 있는 사운드를 들려주었다. 게다가 오프닝 밴드로는 이례적으로 (쑥스럽게 허락을 받으면서) 앵콜 무대까지 선보임으로써 구남의 본 공연을 보러온 많은 관객에게 자신들을 각인시켰다.

조웅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쾅프로그램의 무대가 정리되고, 구남의 공연이 바로 시작되었다. “안녕하세요!”라는 힘찬 인사와 함께, 아직 앨범에는 수록되지 않은 곡인 “바람”을 연주했다. 곡 전체를 아우르는 기타 멜로디와 코러스가 흥겨웠다. 연주에 있어서도 멤버들 간의 ‘합’이 매우 좋았던 곡이었다. 첫 곡이 마무리되고, “건강하고 긴 삶”이 새로 제작된 뮤직비디오의 영상과 함께 이어졌다. 이후에 이어진 “샤도우 댄스”는 잠시 흐물흐물해졌던 공기를 다시 타이트하게 만들었다. 그다음 곡은 새롭게 발표된 “밤”이었다. 이 곡은 이어서 연주된 “감기망상”과 비슷한 무드였다.

그 후 조금 지루해지려는 찰나, 공연장의 분위기를 반전시킨 곡은 “남쪽으로 간다”였다. 보컬 조웅의 구성진 노래와 그 사이사이에 연주되는 ‘뽕끼’ 가득한 신시사이저는, 구남의 공연에서만 느낄 수 있는 기운을 자아냈다. 이후 “장단”과 “도시생활”, “아침의 빛”까지 연주를 마치고 구남은 무대를 내려갔다. 하지만 그들을 잡아끄는 관객들의 앵콜 요구에 다시 스테이지에 선 구남은 “뽀뽀”와 “콘디숀” 등의 비교적 신나는 트랙과 신곡 “사과”를 연주했다. 특히 점진적인 전개를 보여주는 “사과”는 무대의 피날레를 장식하기에 더없이 훌륭한 곡이었다. 이렇게 그들의 공연은 마무리되었다.

임병학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공연 내내 백스크린을 가득 채우는, 재기 발랄하고 화려한 영상이 특징이었던 이전의 뷰직세션들과는 달리, 이번 공연에서는 영상 없이 진행되는 곡들도 몇 곡이 있었다. 하지만 퍼포먼스 자체는 구남 듀오의 대외적 이미지와는 다르게도(?) 꽤나 짙은 깔끔함과 적당함의 미덕이 묻어났다. 적당한 완급 조절과 실없는 농담이 잘 안배된, 편안한 공연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다지 뜨겁게 달아오르지 않고, 그렇다고 지루하지도 않게 말이다. 이런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었던 건 아마도, 그들 스스로 자극적인 게 ‘건강하고 긴 삶’을 위해 크게 필요 없는 요소라는 걸 알고 있는 탓인지도 모르겠다. | 이재훈 [email protected]

관련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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